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할 때 가능한 선의의 해석을 적용해야 합니다.  이는 바꿔 말해 상대방을 비판할 때는 빼도 박도 못할 확고한 근거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과도 직결됩니다.

 그런데 덕하님은 이 점에서 실패했습니다. 덕하님의 주장에 따르면 여성주의자 대다수는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 발생의 개연성을 높일 리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여성주의자들이 이렇다 할 근거없는 믿음을 퍼뜨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만 하죠.

 그러나 덕하님이 인용한 여성주의자들의 말을 주의깊게 보면,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 발생의 개연성을 높인다는 대중적 믿음이 근거박약한 신화>라는 주장을 수사적으로 강조하는 말이라고 이해할 여지가 상당합니다.

 1.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 발생의 개연성을 절대 높일 수 없다.
 2.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 발생의 개연성을 높인다는 속설은 적어도 아직까지 근거없는 속설이다. 또한 이 속설을 의심할만한 증거들이 상당하다.

 이 둘의 차이는 대단히 크죠.

 반복합니다만, 덕하님이 여러 글에서 보여준 여성주의자들의 주장은 1)이 아니라 2)를 수사적으로  강조한 것이라고 이해할 여지가 꽤 있어요.
 따라서 결정타가 못 됩니다.
 여기서 기껏 할 수 있는 말은 페미니스트들이 멍청하게도 비과학적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방식으로 페미니스트들이 무언가를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 정도겠죠.

 덕하님은 먼저 대부분의 여성주의자들이 진정으로 주장하는 바가 1)임을 보여줄 증거를 확보하셔야 합니다.
 비난은 그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마 칼도님, 혹은 하하하님도 어느 댓글에서 이와 같은 취지의 지적을 하셨었죠.
 우선 '성충동'이 성폭력의 필요조건조차 되지 못한다고 여성주의자들이 믿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덕하님이 가져와야 한다고요.

 그러도 나서도 여전히 덕하님이 그 비난으로 인해 아크로에서 다구리를 당한다면, 저도 그 다구리를 당하는 편에 함께 하겠습니다.

 (덧)

 또 하나 유감스러운 점을 지적한다면,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 발생의 개연성을 높인다>라고 고려해봄직한 근거들이 빈약했죠. 말 그대로 그럴써한 이야기 외에는 꺼내놓은 것이 없어요.

 바로 이 때문에 '소설' 쓴다는 지적이 나왔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