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 유가족 단체의 주장인 사망자 500명설이 사태의 진실에 가장 가까울 것 같다고, 다시 말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추산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실제 사망자가 이를 상회할 가능성, 심지어 2천명에 육박할 수도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내치기에는 찜찜한 면이 있다고 말했었죠.

 제가 그렇게 보는 근거들 중 둘만 여기에 소개하겠습니다.
 브루스 커밍스 및 강준만의 책에서 발췌했습니다.
 특히 강준만이 전하고 있는 조아라, 아놀드 A. 피터슨의 증언은 상당히 마음에 걸립니다.
 참고삼아 한번 읽어보시길.

 


 1.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창비, 2004) 

 
 
  5월 21일에 이르러서는 광주지역의 수십만 시민들이 군인들을 도시에서 몰아냈고 그후 5일간 시민들의 수습대책위원회가 이 도시를 통제했다. 이 위원회는 500명이 이미 죽었고 약 960명이 실종되었다고 확인했다.  

  (각주) 이 수치는 하비(pharis Harvey) 목사가 이끄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감시단체인 ‘한국 인권 감시 북미연맹’(North American Coalition on Human Rights in Korea)에서 1980년 9월에 집계한 것이다. 일본의 텔레비전 방송망은 반란의 전과정을 상세하게 취재하여 최악의 만행장면을 많이 촬영했다. 광주에 관한 좀더 일반적인 저서로는 Clark(1988) 참조.




 

 2. 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 1 - 광주학살과 서울올림픽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3)

 
  5.18의 사망자 수는 과연 몇명이었을까? 5월 31일 계엄사령부는 “광주 사태로 민간인 144명, 군인 22명, 경찰 4명 등 모두 170명이 사망했으며, 민간인 127명, 군인 109명, 경찰 144명 등 380명이 다쳤다”고 공식발표했다. 220) 

  220) 노재현, [청와대 비서실 2] (중앙일보사, 1994), 310쪽에서 재인용.


 그러나 이 발표를 그대로 믿는 광주시민은 아무도 없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 그걸 일일이 세는 것조차 힘겨웠다. ‘광주민주화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조아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5.18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관을 구할 수가 없었어. 학생들이 두꺼운 베니어 판을 구해다가 그것으로 관을 만들고, 미처 수의를 못 만드니까 당목으로 둘둘 감아서 태극기 한 장씩을 덮어 갖고 묶고 한 것이 도청 마당으로 하나 가득이여. 나중에는 돈 나올 데가 없으니 관 살 돈도 없제, 당목 살 돈도 없제, 그래 교회에서 우선 30만원을 얻어서 감당하게 했제.” 221)

  221) 여성신문사 편집부, <조아라 : 나는 아직 광주가 생생합니다-광주민주화운동의 대모>, [이야기 여성사:한국 여성의 삶과 역사 1](여성신문사, 2000), 209~210쪽.


후 일,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어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사망수 수까지 합하면 전체 사망자 수는 2천 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지만 확인할 길은 없었다. 공수부대원들은 처음부터 사상사 수를 은폐하기 위해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로 트럭이 싣고 아무도 모를 곳에 파묻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목사인 아놀드 A. 피터슨은 사망자 수를 8백여 명으로 추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그와 내가 최근에 광주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귓속말로 이야기를 나눌 때,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는 그 항쟁 동안 광주에 거주했던 한국군에서 일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에 따르면 조사당국자들은 사망자 수를 832명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다시 회고해보면 그 수는 통계적으로도 내 추측과 일치한다. 1980년에 광주 인구는 약 75만명이었다. 그 인구 중 광주의 여러 침례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교인들의 수는 대략 2천명이었다. 이들 2천명의 침례교인들 중에서 우리는 두 명의 사망자를 경험했는데, 그 비율은 1,000명 대 1명인 것이다. 만일 그 비율을 광주시 전체에 적용하면 약 750명의 사망자가 된다. 그러나 침례교도들은 일반인보다 더 적은 수의 사망자를 경험했으리라고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총 832명의 사망자 수는 - 혹은 대략 그 정도의 수는 - 통계적으로 타당한 결론인 것 같다.222)

   222) 아놀드 A. 피터슨, 정동섭 옮김, <글을 맺으면서>, [5.18 광주사태](풀빛, 1995), 1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