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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한국에서 BRCA 유전자에 대한 관심과 테스트에 대해서 관심이 올라갔었는데요. 개인적으로 BRCA유전자만이 아니라 BRCA를 둘러싼 소송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차에 오늘 미국 대법원에서 이 소송 결과가 나왔더군요. 결국 인간의 유전자는 특허 대상이 아니다.
http://news.hankooki.com/lpage/world/201306/h2013061403402122450.htm
한국에서는 아마 특허권 신청이 반려된걸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이 특허권때문에 비싼 가격으로 BRCA 유전자 테스트용 키트가 팔리고 있어서, 일부 필요한 사람들이 접근을 못하기도 하고. 혹은 잘못된 결과를 내고도 그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는등 문제점이 많았는데, 어느 정도 그런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을까 합니다.
게다가 현재 특허가 걸려있는 유전자 서열만해도 수천개가 넘는데, 이것들에 대한 특허가 대부분 취소되는 효과가 있어서, 연구나 진단용 기구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The fault is not in our stars,
But in ourselves, that we are underlings.
조금 다른 방향이긴하지만
언젠가 읽은 인도의 바스마티쌀(Basmaty Rice ; 특유의 향과 맛이 빼어납니다) 을
상표등록한 미국의 거대 곡물기업이 인도의 바스마티 재배 농민들에게
바스마티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하는 소송을 걸었다가
엄청 비난받았다는 기사가 생각납니다

오늘 나온 기사네요. Happy Birthday to You의 저작권과 관련된...
http://media.daum.net/foreign/newsview?newsid=20130614050905666
심지어는 스트라우스의 1848년 발표작인 라데츠키 행진곡에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돈 내노라는 애들도 있어요.
http://boingboing.net/2012/11/01/harry-fox-agency-claims-copyri.html
ㅋㅋㅋ 오마담님 사실 졸리는 제가아는 지식으로 보아 너무너무 멍청하다고 밖에는 볼수없겠습니다
차라리 난소를 떼는 것이 현재까지의 각종 논문증거로보아 훨씬 합리적 대응이었을걸로 보이네요
흐강님//
늦게 봤습니다
음 BRCA는 본래 역사적으로 breast cacer환자의 gene sequencing을 해보니 특이하게 발견된 유전자가있어 조사를 했고
그러다보니 이것이 oncogene이었다는 것이지요(종양유전자)
염기서열에따라 1,2의 두가지고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breat의 BR cancer CA를 따라 보통 의료진은 브라카진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모든 종양유전자가 다마찬가지입니다만
대개는 다른 다양한 조직의 암발생에도 관여를 하는 것이죠
주로 BRCA는 난소 유방 전립선 췌장등의 암발병에 연관되어있다는 코호트 결과가있구요
제가 왜 난소를 떼는 게 좋다고 말씀드린것이냐하면
우리가 어떤 유전자를 보유했다고 해서 그유전자의 영향 암같은 나쁜질병이 발생가능한 모든 장기를 적출할순없죠
그러니 우선 순위가있어야합니다 일단 브라카는 췌장암의 위험성은 있긴하지만 크지는 않고 졸리는 여성이니 전립선은 없습니다
따라서 적출하더라도 난소나 유방을 적출해야하는데요
유방을 적출한게 바보짓이라는 것은 자기의 친족에 난소암이 있기도해서 가족력의위험성같은 것을 고려함도 있겠지만 그건 소소한것이고
주된이유는 난소가 유방암의 환경인자인 에스트로겐등 여성 홀몬 생성기관이기때문입니다
유방암세포를 살펴보면 에스트로겐 민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민감수용체가있는 경우가 많고 이들은 홀몬의 영향을 받아 암의 발생부터 증식까지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됩니다
실제 초경이 빠르거나 임신이 늦거나 없어 난소 홀몬의 영향을 받는기간이 늘어난여성들은 유방암의 발생 risk는 굉장히 올라갑니다
타목시펜같은 SERM(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이라고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경쟁적으로 약물이 미리 차단하는 것을 통해 에스트로젠에의한 유방암 발생과 증식 전이를 억제하는
홀몬 억제성 치료제가 나온지는 이미 매우오래된일입니다
그러니 난소를 적출하면 난소암의 위험성도 없어지고 에스트로겐이나 여성홀몬등의 영향을 받는 유방암의 증식도 예방가능하니 다목적이라 할수있죠
졸리는 쓸데없는 짓을 한겁니다
20대 젊은 여성이라면 당연히 이미 기존 암은 수술적 제거를 했으니 5년동안 f/u하면 되는 건데 머하러 난소를 떼자고 하겠습니까
그의사는 제대로 한게맞구요
하지만 나이더들어서 생기고 유방암이 완치된 사람인데 gene검사해서 브라카나오면 난소 떼자는 의사들도있구요
제경우는 안떼겠습니다
사실 갑상선 유방 전립선이런암은 빨리발견해서 수술적 제거를 하고 이후 케모를 하든 홀몬치료를 하던 방사성 동위원소나 방사선 치룔하든
수술로 조기제거만한다면 사실 5년 생존율은 대부분 80%이상이고 재발도 잘안해요
그러니 그냥 평생 관리하지 머하러 재발이나 새로운 암의 발생을 걱정해서 전체 유방을 따떼고 그위험성 대비해서 난소도 떼고 그러겠습니까
집요하고 걱정되는 사람들은 원하겠지만 저라면 추천하지않겠습니다
오마담 님과 삿갓 님이 “특허 제도”의 맹점/허점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글을 올려주셨네요. “특허 제도”가 좋은 점도 있지만, 그 반대급부로 엄청난 해악/부작용/역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컴퓨터 과학의 발전을 상징하는 중앙처리장치(CPU)의 핵심 특허 거의 모두들 인텔(Intel)에서 독점하고 있는 것은, 제가 봤을 때,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에 최악의 역효과/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듯합니다. 컴퓨터 CPU의 전세계 시장(모바일 AP 시장은 예외랄 수도 있지만)은 2000년대 초중반 이후로는 인텔이 거의 완전 독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물론 AMD가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극히 미미하죠). 이런 인텔의 독점 체제 때문에 CPU 시장에서 기업간/국가간 경쟁 체제가 거의 완전 사라졌고, 따라서 시장 경쟁이 사라지니까 기술 경쟁까지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죠. 실제로 CPU 설계/제조 기술에서 2000년대 초중반 이후로는 이렇다 할 혁신적 기술 개발 소식이 거의 들려오지 않고 있지요. 자잘한 기술 발전이(예컨대 다중 코어 설계로의 기술 전환, 20나노 이하 10나노급 미세 공정 개발 따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요.
이런 역효과, 다시 말해 전체 인류 수준의 컴퓨터 과학기술 정체라는 역효과는 “특허 제도”의 최대 맹점인 듯합니다. 한국의 삼성이나 일본의 다른 전자 기업, 혹은 미국의 다른 컴퓨터 기업에서 독자적 컴퓨터 CPU 개발을 시도했지만, 인텔이 CPU의 핵심 기술들을 특허로써 원천봉쇄해 놓았기 때문에 모두 중도 실패했다고 합니다. 예컨대 삼성이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알파(Alpha) 칩을 개발하면서 CPU 사업 진출을 의욕적으로 시도했었죠. 그때 트랜지스터 집적도나 작동 주파수 향상에서 나름 기술적 성과도 거두긴 했지만, 인텔의 갖가지 핵심 특허에 막혀 좌절, 결국 CPU 독자 개발 사업을 포기하고 말았죠. 독자적 CPU를 개발하려면 인텔이 개발해 특허로 꽁꽁 묶어놓은 핵심 CPU 기술들을 사들이거나 완전히 우회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것은 CPU 설계/제조 기술의 특성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더군요.
따라서 컴퓨터 CPU 분야에서 만큼은 인텔이라는 회사 하나가 인류의 기술 발전 로드맵/이정표를 거의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 되지 않는 체제인 것이죠. 왜냐 하면, 일개 기업의 독점은 다수 기업간/국가간 경쟁을 사라지게 만들고, 그런 무경쟁 체제는 혁신적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대폭 감소시키고, 결국은 전지구적인 기술적 정체의 늪에 빠져들게 하는 악순환을 가져오니까요. 이런 기술적 정체가 컴퓨터 CPU 분야에서 2000년대 중후반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특허라는 괴물 제도 때문에 인류의 과학기술 한 분야가 아주 심각한 정체 상태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류적 차원에서 특허 제도의 전면 재고와 개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합니다. (저는 삼성을 그렇게 무작정 옹호하는 편은 아니랄 수 있지만) 삼성은 애플(Apple)과의 아이폰/갤럭시 특허 소송전에서 이러한 특허 제도의 맹점/부작용/역효과를 부각시키는 논리를 개발해 대응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특허 제도의 최악의 역효과 때문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특이점이 온다 The Singularity Is Near: When Humans Transcend Biology』에서 예측한 인간의 특이점 도달 시점은 2030~2040년대보다 훨씬 더 늦어질 것 같습니다. 즉 커즈와일은 인류의 과학기술은 수확 가속의 법칙(Law of Accelerating Returns)을 따라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그 과학기술의 폭발적/기하급수적 성장을 중추적으로 이끄는 분야가 바로 나노 과학과 컴퓨터 과학이죠.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컴퓨터 과학의 핵심 중의 핵심인 CPU 분야는 인텔이 특허로써 원천봉쇄해 놓았기 때문에 커즈와일의 수확 가속의 법칙이 현재로선 전혀 실현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커즈와일의 낙관적 과학기술 로드맵(roadmap) 또한 상당 기간 동안 정체되거나 막힐 것입니다. 이것은 특허 제도의 부정적 측면이 초래하는 커다란 역효과/손실이라고 판단합니다. 즉 일개 기업의 독점적 이윤 때문에 전인류가 손실을 보고 그 낙관적 미래가 훨씬 더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마담 님, 예, 저도 특허나 저작권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결코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애플의 “둥근 모서리” 특허는 제1 강대국 미국과 거대 기업 애플의 (제국주의스러운) 횡포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또 삼성의 노골적 베끼기도 모른 척 그냥은 넘어갈 수 없다고 보고요.
약간의 딜레마를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술 진보가 “정상적인” 상태나 “원활한” 상태에서 빨리 진행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의학 기술이나 로봇 기술, 컴퓨터 기술은 되도록 최선의 상태에서 연구 경쟁이 진행되도록 전인류가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요?
인간의 미래 운명을 결정 지을 가장 중요한 3대 과학기술 분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엔비디아는 테구라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고, 성능 자체로만 보면 인텔과 선행주자들과의 갭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로 보입니다. 모바일칩이 계속해서 고사양을 요구하게 되는 만큼, 결국 공정기술에서 발목을 잡힐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지금 인텔의 모바일 제품들은 최신 공정도 아니죠. 예전부터 모바일 및 저전력 칩들은 현세대가 아닌 전세대 공정의 공장을 써 왔고, 삼성이 채택한 클로버트레일도 전세대 공정인 32nm이니까요). 최근 ARM이 인터뷰 등에서 인텔의 신제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 보면 인텔의 저전력화 페이스가 상당한 것이라고 추론해 볼 수도 있지 않나 합니다.
다만 공정기술 격차에 따른 성능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앞으로 2, 3년 내에는 쇼부를 봐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더불어 윈도우 플랫폼과 함께 가는 부분이 많은데 윈도우8이 실패하면서 차질이 좀 생겼죠. 단순히 성능을 따라잡는 것만으로는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우니 그 이상을 보여줘야 할 거구요(구글이 안드로이드에서 x86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호재입니다).
이번에 나올 베이트레일과 내년에 나올 메리필드가 어떤 시장반응을 이끌어내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삿갓 님, 삿갓 님이 위에서 말하듯이 모바일 AP 분야는 경쟁자들이 군웅할거하는 상황이죠.
그래서 모바일 AP 설계 회사 혹은 제조 회사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판세죠.
우리가 최근 4~5년 동안 목격해왔듯이 이처럼 기업간/국가간 경쟁이 살아 있으니까 모바일 컴퓨팅 분야에서는 전세계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즉 이렇게 전세계적인 경쟁 체제가 정상 가동하고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전세계의 소비자들이 점점 더 나은 과학기술적 · 경제적 · 문화적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는 것이죠.
반면에 이러한 선순환 경쟁 체제가 일반 컴퓨터의 CPU 분야에서는 아주 약화됐거나 거의 실종된 상태라는 것이죠. 즉 인텔 같은 1개 기업이 그 핵심 특허들을 독점하게 되니까 → 기술 독점 → 시장 독점 → 무경쟁 체제 도래 → 기업간 기술 개발 경쟁 실종 → 인류한테 혜택 주는 첨단 기술 발전의 지체/정체 초래 ··· 등등과 같은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이런 도식은 너무 상황을 단순화하고 부풀린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적 구도와 현실 진단 방법은 현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실질적 문제로 추출하고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책을 제시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커즈와일(Ray Kurzweil)의 예측이 그렇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삿갓 님의 말씀에는 큰 틀에서 동의합니다. 그러나 커즈와일이 예측한 특이점 도달 시점은 지나치게 빠르다고 판단합니다. 수확 가속의 법칙(Law of Accelerating Returns)에 정반대로 거스르는 수확 감속의 법칙(Law of Decelerating Returns)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앞에서 거론한 인텔의 특허/기술/시장 독점으로 빚어지는 과학기술 발전의 지체/정체라는 역효과 현상이 수확 감속의 법칙의 한 예라는 것입니다. 커즈와일은 이런 역효과 현상을 너무 간과한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수확 감속의 법칙이 적용되는 또 다른 사례는(소극적 사례지만) 달 착륙 로켓 개발 경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1] 인간은 1969년 인류 최초 달 착륙을 달성하고 나자, 2000년을 앞뒤로 해서 최첨단 달 식민지를 건설하게 되고 달에서 지구 못지 않게 풍요롭고 쾌적하게 살게 될 것이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장담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어떻습니까? 1969년과 1970년대 초로부터 40년 이상이나 흐른 지금이지만, 아예 달 식민지는커녕 달 착륙조차 재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이런 예측의 대실패는 당시에 급격히 발전하던 달 착륙 유인 로켓 경쟁이 점점 미소 혹은 미러 간의 경쟁 약화로 지체되고 정체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그러나 실패 원인이 이것 한 가지라는 얘기는 전혀 아닙니다). 즉 수확 감속의 법칙(Law of Decelerating Returns)이 수확 가속의 법칙(Law of Accelerating Returns)을 약화시켰거나 무력화시킨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고찰에 비춰본다면 커즈와일의 특이점 도달 예측 시점 2030~2040년은 지나치게 빠르다고 결론내릴 수 있습니다.
■ 참고 자료
[1] Davies, Paul C. W. (2006). When computers take over: A review of The Singularity is Near by Ray Kurzweil. Nature Vol. 440: 421-422 (the issue of 23 March 2006).
미안한 말씀이지만, 댓글의 내용은 좀 많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아래쪽 차칸노르님과의 댓글에서도 적었지만, CPU의 성능 발전이 저하된 이유는 인텔이 특허를 독점하고, 더 이상의 기술 개발을 등한시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 http://theacro.com/zbxe/839589#comment_840099 참조)
1. 80년대 ~ 90년대에 있었던 비약적인 기술 발전은 무어의 법칙 -- 더 정확하게는 드날리 축소 --의 힘이 가장 큽니다. 같은 설계도를 1/2 크기로만 만들기만 하면 2배 빨라지고, 전력소모도 1/2로 줄던 행복한 시절이었습니다. CPU 구조에 관한 아이디어들도 이 시기에 쏟아져나왔고, 여러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되었고 서로 비교 평가되었습니다.
2. 2000년대 들어가서 기술개발의 속도가 힘들어진건, 그만큼 기술이 최첨단을 달리게 되면서 추가적인 기술 혁신이 무척이나 어려워진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먼저 상위 단계의 CPU 설계에 있어서, 사실 웬만큼 해볼만한건 전부 다 해봤습니다. 기술 최첨단인 인텔에서 나오는 CPU들 끼리 비교해도, 요즘의 CPU들은 다른 세대들끼리 비교했을 때, 아주 혁신적인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고, 미세구조(microarchitecture)에 있어서의 개선들 만이 보이는 정도입니다.
그나마 공정기술의 발달 (qualia님은 그걸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지금 수준의 공정 기술 이를테면 22nm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하다" 라고 여겨지던 영역이었습니다. 저런 기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엔지니어들을 갈아 넣고 있는지 상상하시기 힘드실 겁니다.)로 조금씩이나마 CPU 성능 향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 입니다.
3. 삼성이나 기타 기업이 CPU에서 손을 뗀 이유는, 특허 때문에 막혀서가 아니라, 인텔 정도 수준의 CPU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 (기술수준 + 인력)가 필요한데, 그 투자대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이 희박하고,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적기 때문입니다. 일단 현 세대의 첨단 CPU들은 최신 기술의 집합체입니다. 엄청난 복잡도를 지니고 있고, 수 많은 설계 모듈을 하나하나를 검증하는데에도 엄청난 인력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단시간동안 투자해서 어떻게 금방 따라잡을 만큼 쉬운 일이 결코 아닙니다.
설사 어느정도 성능의 CPU를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로 끝은 아닙니다. 그 CPU에서 돌아갈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및 개발환경이 필요합니다. 인텔의 가장 큰 강점은 실행 프로그램(binary)들의 호환성입니다. 인텔 CPU (x86)를 위해 개발된 소프트웨어 (윈도우와 리눅스등 OS 포함)은 어떤 인텔 기계에서건 다 돌아갑니다. 새로 CPU를 만들면? 소프트웨어 환경을 다시 다 만들어 줘야 합니다. 일단 컴파일러의 성능이 문제가 되고, 온갖 라이브러리들도 다 다시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러니 경영진은 이런 온갖 고생과 투자를 다해서 시장에서 미미한 점유율을 얻느니, 그냥 깨끗하게 손털고 나오는 게 현명할 수 있습니다. 결국 80~ 90년대 초에는 온갖 CPU의 종류가 많았지만, 결국 살아남은건 Intel/AMD의 x86외에는 Oracle(Sun)의 SPARC, IBM의 power정도 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뒤의 두 회사는 일반 대중 상대로 하는 시장에서 Intel과 경쟁하는 대신, 자기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 서버 시장에서, 자체 조달 부품의 형태로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요컨데 하이테크 기업들은 경쟁이 조금 진행되고 나면, 그 '하이 테크놀로지'의 복잡성 때문에 결국 1-2개의 초대형 기업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그 기업들이 특허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기술들이 특허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복잡한 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투자의 규모와 기간이, 도무지 나중에 이익이 돌아올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미안합니다만, 그 반론이 전형적인 삼천포성이라 많이 뜨악스럽네요. 왜인고 하니, 제가 “0+1=1이다”라고 주장을 하니까 getabeam 님이 뜬금없이 나타나서 “아니다. 그건 틀린 소리다. 0+3=3이 맞다”라고 주장하는 격이기 때문입니다.
말할 필요없이 “0+1=1”도 맞고 “0+3=3”도 맞죠. 즉 둘 다 맞는데 getabeam 님은 한쪽만 맞는다고 역설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즉 사실 관계만을 따져볼 땐, getabeam 님이 위 댓글에서 주장한 내용들은 대체로 맞는 얘기입니다(표현상의 오류가 몇 개와 일부 개념/사실에 대한 단정적이고 일방적이고 성급한 견해가 섞여 있긴 합니다만). 그러나 getabeam 님의 위 주장들이 맞는다고 해도, qualia의 위 주장들이 틀렸다고 할 근거도 까닭도 거의 없습니다. 왜냐 하면 getabeam 님과 qualia의 중심 초점이 각각 서로 다른 곳을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인즉슨 getabeam 님은, 애초 논의의 전체적 맥락에서 볼 때, 일종의 “논점 일탈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는 얘깁니다.
getabeam 님이 “미안한 말씀이지만, 댓글의 내용은 좀 많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하셨는데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오히려 getabeam 님의 그런 삼천포성 발언이야말로 컴퓨터 과학 전문용어나 관련 업계의 동향에 관해 전혀 모르는 분들한테는 전적으로 오도하는 잘못된 발언입니다. 왜 그런지 간단히 지적하겠습니다.
제가 위 댓글에서 주장한 요지는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① 특허 제도는 장점도 있지만 맹점도 있고 부작용/역효과도 크다.
② 즉 특허권의 과잉 독점과 행사는 다른 기업이 해당 분야에 진입하는 것을 어렵게 하거나 막는다.
③ 그러한 원천봉쇄로 (컴퓨터 CPU 분야의) 기업간/국가간 기술 경쟁이 약화되거나 사라졌다.
④ 기업간/국가간 기술 경쟁의 약화/실종으로 (컴퓨터 CPU 분야의) 발전이 지체/정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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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따라서, 인텔의 컴퓨터 CPU 특허 과잉 독점, 시장 독점 체제는 전지구적 차원의 컴퓨터 과학기술의 지체/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는 얘깁니다.
즉 제도적 차원에 초점을 맞춰 얘기한 것이죠. 다시 말해, 실제 현장의 세세한 컴퓨터 과학기술 자체에 주요 초점을 둔 것이 아니란 얘깁니다. 이런 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좀 많이 잘못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getabeam 님의 그런 반론은 전혀 유효한 반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getabeam 님의 위 언급들은 컴퓨터 과학기술의 지체/정체의 원인을 qualia와는 다른 측면/각도에서 찾아낸 것일 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서로 번지수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잘못 짚은 삼천포성 반론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getabeam 님의 그 원인 분석 자체가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라, getabeam 님의 논증 방식이 전혀 타당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사실상 getabeam 님이 위에 거론한 1, 2, 3번은 모두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상식에 불과한 것이죠. 그러나 뻔한 상식들도 잘못 조합하거나 허술한 논리 구조로 엮으면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되죠. 상식을 아무리 많이 알아도, 아니,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아무리 풍부해도 탄탄하고 타당한 논리와 추론으로 엮어내야만 다른 사람들한테 통찰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충분하면 위 1, 2, 3번에 대해 일일이 나름 의견을 제시해보겠습니다만, 시간이 없어 아쉽네요.
한 거대 기업의 특정 특허 과잉 독점, 횡포에 가까운 특허권 일방 행사, 특허 소송 남발, 시장 독점 따위 등등은 어느 누구보다도 미국이 먼저 문제를 자체적으로 제기해왔고 정부 차원에서 규제하고 완화하려 했던 사안입니다. 그것이 소비자들한테 끼치는 손해, 경쟁의 선순환 구조라는 긍정적 기업 생태계를 와해시키는 폐해, 경제 발전과 과학기술 발전에 끼치는 역효과 등등이 매우 심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본주의 경제의 폐해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어느 나라보다도 미국이 그래도 가장 민감하게 대처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삼성과 애플의 아이폰/갤럭시 특허 소송전에도 이러한 고려가 알게 모르게 개입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삼성이 알파(Alpha) 칩을 1996년 DEC(Digital Equipment Corporation)로부터 라이센스 받아 개발 생산하면서, 1999년 당시 CPU 가운데 세계 최고 속도인 1GHz로 작동하는 제품을 만들기도 했었죠. 그 당시 알파 칩의 놀라운 성능에 관련 업계와 소비자 측에서는 크게 기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즈음, 알파 칩 기술 보유자 DEC는 마케팅 실패로 인한 경영난과 인텔(Intel)과의 특허 소송 등으로 회사가 존폐의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은 1998년 컴팩(Compaq)에 인수되고, 컴팩은 다시 알파 칩 관련 모든 지적 재산권을 2001년에 인텔에게 넘겼다고 합니다.[1] 그러고 나서 컴팩은 또 다시 같은 해에 HP(Hewlett-Packard)에 인수되고요. 결국 알파 칩 관련 기술과 특허들을 인텔이 2001년에 거머쥐게 된 것입니다. 이 알파 칩에 쓰인 여러 가지 신개념 설계 기술들이 현재의 인텔 칩에도 많이 도입됐다고 하더군요.
자, 이런 상황이었는데요. 그때 삼성이 최고속에다가 최고 집적도, 최고 미세공정으로 무장한 알파 칩을 개발해 서서히 소규모지만 매출도 올리면서 CPU 시장에 본격 진입하려고 하자 당연히 인텔이 여러 가지로 강력 견제했다고 합니다. 즉 DEC가 인텔의 x86 계열이 아닌 전혀 새로운 아키텍처에 기반한 새로운 CPU인 알파 칩을 개발해 그 생태계 확장을 위해 삼성과 손을 잡았던 것인데요. 이런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쌓은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기술력으로 당시 최고 성능을 구현하는 알파 CPU를 만들어내서 컴퓨터 시장에서 조금씩 세를 불려나가니까, CPU 시장을 장악/독점하고 있던 인텔로서는 상당한 위협으로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텔은 DEC · 컴팩 · 삼성 등 알파 칩 진영의 세력 확장을 초반에 차단하고 궁극적으로는 완전히 고사시키는 전략을 강구했으리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인텔의 상대 진영 죽이기 전략이 성공적으로 착착 실행되어서 그런 것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하여튼 DEC는 1998년 이후로 완전히 와해되었고, 컴팩도 HP한테 합병 당하고, 알파 칩 개발자들도 뿔뿔이 흩어지게 됐고, 알파 CPU 관련 모든 지적 재산권은 인텔의 손아귀에 넘어가게 됐고, 게다가 컴팩을 인수한 HP는 고성능을 구현하는 알파 칩을 2004년 단종하겠다고 선언하게 됩니다. 즉, 삼성은 당시 미래 반도체 업계의 지존에 오르기 위해서는 모든 반도체 기술의 결정체인 CPU 사업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알파 칩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서 초반에는 성공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던 것인데, 전술했듯이 모든 게 삼성한테 불리하게 돌아갔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 저간의 사정과 자초지종은 잘 알 수 없지만, 혹은 나중에 조사해봐야 하겠지만) 삼성의 지원 세력인 DEC와 컴팩은 시장에서 완전 도태되어 사라져버리게 됐고, 알파 칩 특허를 거머쥔 인텔은 특허 공세로 삼성을 강력하게 견제했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결국은 삼성이 알파 칩 사업, 다시 말해 CPU 사업을 여차저차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근거에 비춰보면 제가 위에서 요약 설명한 추론 내용은 거의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래전부터 이런 이야기들이 있어 왔습니다. 만약 반도체 업계 혹은 컴퓨터 관련 업계에 있었던/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류의 글과 얘기는 충분히 보고 들어왔을 것입니다. 이처럼 상식과 같은 얘기를 “많이 잘못된 얘기”라고 하니, getabeam 님의 그런 이상한 인식이 정말 의아할 따름입니다.
■ 참고 자료
[1] http://en.wikipedia.org/wiki/Alpha_processor
저는 qualia님의 주장중
③ 그러한 원천봉쇄로 (컴퓨터 CPU 분야의) 기업간/국가간 기술 경쟁이 약화되거나 사라졌다.
④ 기업간/국가간 기술 경쟁의 약화/실종으로 (컴퓨터 CPU 분야의) 발전이 지체/정체되고 있다.
이 두 부분이 잘못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단 qualia님의 주장은 근거가 되는 사실 부터가 틀렸습니다.
1) Alpha Processor가 x86 대비 대단히 획기적인 아키텍쳐였는데, x86이 특허로 원천봉쇄해서 망한 건 아닙니다. 특허 분쟁 여부와 관계없이 Alpha는 시장에서 졌습니다. (시장에서 비슷했는데 단순 특허분쟁이었으면, 서로 특허를 맞바꾸거나 해서 살아남았을 겁니다. AMD 처럼)
--- Alpha는 애시당초 초고성능 컴퓨터 마켓에 적합한 고가격의 디자인이었습니다. 고성능에 걸맞은 복잡한 프로세서 구조는 생산 단가과 개발비용의 부담으로 다가왔고,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었습니다.
-- Intel이 시장에서 승리한 가장 큰 원동력은, 특허로 다른 기업을 다 잡아먹어서가 아니라, 가장 크게 성장하는 시장이었던 사무용, 개인용 PC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건 Microsoft의 Windows와의 동맹관계가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PC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던 Windows + Intel 조합에 다른 OS + 다른 CPU 조합들이 경쟁력을 잃고 도태되었기 때문입니다.
-- 그러니 Alpha칩이 설 자리라고는 대형전산망이나 초고성능 컴퓨터 같은 매출이 제한된 시장밖에 없었고, 결국 사장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2) 반도체에서 얻어진 삼성의 공정기술 ... 이부분도 사실과 다릅니다.
-- 현대(하이닉스)도 그렇고, 삼성의 강한 반도체 기술은 DRAM 공정입니다. DRAM을 만드는 공정과 CPU를 만드는 공정은 그 근본부터 매우 다릅니다. DRAM은 동일한 구조 (DRAM Cell)를 단순하게 무수히 많이 찍어내는 공정입니다. DRAM 설계 자체는 매우 단순한데, 되도록이면 오류가 없이 싼 가격으로 얼마나 많이 찍어내는가 하는게 중요합니다.
-- CPU등 계산 로직을 만드는 공정(소위 말하는 LSI)은 그와는 약간 다릅니다. 일단 복잡도 부터가 상대가 안됩니다. (요새는 좀 다른 방향으로 복잡해 졌지만) DRAM은 실리콘 하부 구조위에 한 두개의 도선라인(metal이라고 부릅니다.)이면 설계가 끝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만들기가 간단합니다. 반면 계산 로직은 엄청나게 복잡해서 실리콘 위에 도선라인이 9층도 넘게 쌓입니다. 게다가 동작주파수도 높고, 전력 소모도 높습니다. 생각해야 할께 한 두개가 아닙니다.
-- 삼성의 공정 기술의 장점은 DRAM이지 CPU가 아닙니다. 삼성이 90년대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DRAM을 생산하다가 세대가 지난 생산라인을 LSI 생산하는데 사용했습니다. 이 때의 삼성 LSI는 완전 하위레벨 수준이었습니다. 삼성의 System LSI가 지금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엇던 건, 2000년대 중반쯤 IBM에서 LSI 생산 라인을 들여온 데 있습니다. (S-Line 프로젝트)
기존 메모리-공정 기반 생산라인에서 벗어나서, LSI를 위한 공정을 수입해 오면서, 비로소 경쟁력 있는 프로세서를 생산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때쯤 ipod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 ARM 기반 --를 생산할 수 있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iPhone에 들어가는 AP를 생산 할 수 있기에 이릅니다.)
(3) 단순히 인텔의 특허가 다른 CPU를 아예 설계 할 수 없게 만드는 거라면, 지금 AMD나 IBM이나 SUN에서 만드는 CPU들은 (공정기술을 제외한다면 Intel 대비 어느정도 유사한 성능을 보여주는) 설명이 안되지요.
단순히 특허의 벽이 문제라면, 특허에서 좀 더 자유로운, 대학의 연구실에서는 왜 더이상 눈에 띄는 혁신이 나오지 않을까요? 아니 진짜로 생산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아이디어를 simulation 해서 보여주기만 해도 되는데도, 기존의 아이디어들을 뛰어넘는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ISCA나 Micro같은 최고의 학회들에서도, 90년대의 혁신기에 보여줬던것 같은 엄청난 새로운 아이디어들은 더이상 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4) 참고로 인텔이야 말로, 혁신이 없어진 CPU 업계의 피해자중 하나입니다. 옛날 90년대에는 2년에 한번씩 새 CPU를 발표하면, 온 세계의 PC들이 전부 업그레이드가 됬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인텔도 그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할 수만 있으면요.
(5) 마지막으로 저는 이분야의 전문가 입니다. 아주 밀접하게 관련된 전공으로 공부도 오랬동안 했고, 위에 언급되었던 회사들중 복수의 회사에서 5년이상 근무도 했습니다. CPU 분야 기술의 발전이 더뎌진 건, 기술의 복잡도가 아주 거대해져서, 더이상 조그만 아이디어로 큰 혁신(break-through)를 이루기가 어려워 졌기 때문입니다. 최첨단의 CPU는 단순하게 simulation하는데 만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괴물입니다. 학계나 업계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 모두 이정도 내용은 서로 동의하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여기다가 대고, "CPU기술 발전이 없는건 인텔의 특허 독점 때문이다!"라고 말하면, 다들 피식 웃고 말겁니다.
'삼성이 알파 칩을 개발했다'라고는 할 수 없고 fab 입장에서 생산만 했다고 봐야겠죠. 알파칩의 클럭이 대단하긴 했고 암드도 해당 시스템의 일부(버스 아키텍처 관련)를 차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만 한계가 있는 라인업이기도 했고... 삼성이 정말 간절했다면 해당 부서 혹은 특허를 인수했겠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혹시 해서 여쭙습니다만, 해당 인수 과정에서 삼성이 불리했다고 할 수 있는 어떤 뒷이야기가 있는지요?
알파칩 관련, 스크랩해둔 포스팅 하나를 링크합니다.
인터뷰 같은 걸 보면 삼성에서도 해당 사업은 실패한 거라고 간주하고 있고, 위치도 지금의 TSMC등의 Fab이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이것저것 많이 배웠다더군요(뭐 fab은 그때나 지금이나 라이센싱 과정에서 이것저것 많이 배우죠).
지금껏 20년 넘게 컴퓨터를 만져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인텔이 독점이나 음험한 뒷공작으로 여러가지 구설수에 오른 적은 있으되 그게 특허 관련 횡포였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크로스라이센싱 등을 통해 인텔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많으면 많았다고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이젠 x86 라인업은 암드 빼곤 거의 다 망했지만...).
안젤리나 졸리의 BRCA유전자
http://www.koreahealthlog.com/4680
연대 세브란스 병원의 혈액종양내과 교수인 이수현 선생님 글입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쓴글도 한번 읽어보세요~ 현재 상태에 대한 내용을 잘 정리해서 적으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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