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사회 게시판
길벗님이 NLL이나 좌파언론 등의 왜곡 관련해서 올리신 글에 달았던 댓글입니다만, 아무래도 본글로 올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다시 올립니다. 원래 달았던 댓글은 지우겠습니다.
길벗님의 평소 문제의식에 많이 공감해온 편이지만, 이 부분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노무현이나 문재인 이재정 등 친노들이 허접한 것 맞고, 노무현이 NLL 관련해서도 오버한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NLL 포기로 몰아가는 것은 정말 비겁한 짓이라고 봅니다.
지금 새누리당이나 수구언론, 수구꼴통 사이트들이야말로 북한에게 가장 유리한 기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 NLL 문제 관련해서 이런저런 얘기 주고받은 것도 그냥 의견교환 정도고 어느 것 하나 분명하게 결정된 것도 없는데 마치 노무현이 NLL을 포기라도 한 것처럼 몰아가면 나중에 북한이 "니들도 노무현이 NLL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느냐? 전임 정권의 발언과 결정에 대해서 책임져라"고 들이대면 뭐라고 해야 합니까? 그때 가서 노무현이 나쁜 놈이니까 그놈 결정이나 발언은 인정할 수 없다고 뻗대면 되는 겁니까? 그거 대한민국은 나라도 뭣도 아니고 그냥 개막장 시스템이라는 걸 세계 만방에 공식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애국보수라는 분들이 그 정도 생각도 못하십니까?
노무현이 김정일 만나서 NLL 관련 발언한 수준조차 문제 삼는다면 대통령이나 고위 관계자가 북한 만나서 할 수 있는 얘기가 거의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북한과 대화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그냥 서로 담 쌓고 지내거나(그것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죠), 정말 탱크 몰고 죽으나사나 끝장을 내야죠.
그리고 아크로에서도 NLL 문제 관련해서 북한 입장을 안티하는 의견이 대세입니다만, 제가 보기엔 엄격하게 법적 계약적 요건을 따지면 북한측 입장이 결코 불리하지 않습니다. 노무현이 북한 입장에 대해 '반박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그 말이 그냥 나오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명색 대한민국(미국까지 포함해) 최고 전문가들이 수십년 동안 검토해온 결과 나온 얘기들입니다. 어떤 분들도 말씀하셨지만, 아마 NLL 문제 들고 국제사법재판소라도 간다면 남한보다는 북한측에 유리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봅니다.
물론 이런 문제 관련해서 순수하게 객관적인 입장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고 또 그런 객관적인 입장이란 게 바람직하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당연하게 우리나라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이익을 우선 대변해야죠. 하지만 그것도 지나친 억지나 일방적인 주장으로 일관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쉽습니다.
그리고 팩트 팩트 그러시는데, 팩트는 맥락(context)의 바탕 위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결국 진실을 왜곡하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무책임한 수단이 되기 쉽습니다.
단적으로 말해 말러리안이 요즘 연구진실성센터 어쩌구 하면서 좌파 지식인들 까기에 열을 올리던데, 일단 팩트 수집과 체킹에 주력하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연구진실성 운운하면서 그게 실제로는 좌파지식인들 때려잡는 빨갱이 사냥, 맥카시적 수법의 변형이라는 걸 사람들이 모르지 않습니다. 말로는 연구진실성 검증이라지만 실제로는 철저한 이념전쟁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건데 이게 설득력이 있겠습니까? 정말 연구진실성을 타겟으로 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돈과 권력과 온갖 상징자본을 확보하고 있는 우파 지식인들까지 포함해야죠. 그리고 좌와 우 어느쪽 연구에 더 문제가 많을까요? 이런 뻔한 상식조차 외면한다면 그거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수작이죠.
이건 말러리안 등의 연구진실성 검증이 순전히 팩트 체크라는 점에서 착오가 없다는 점을 전제하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말 그대로 완벽하게 객관적인 팩트 체크를 한다고 해도 그런 문제가 남는다는 겁니다. 팩트, 그것에 충실한 것은 좋습니다만 그것에만 매몰되면 그것은 100% 잘못된 길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됩니다. 팩트는 수없이 다양한 '관계' 속에서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 관계에 눈을 감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로 이과쪽에 계신 분들이 그런 경향이 있는데, 팩트보다 관계라는 것이 훨씬 이해와 검증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해와 검증이 어렵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포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고 봅니다.
아크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길벗님에게 너무 비우호적인 것이 안타깝고, 제가 평소에 제대로 옹호하지 못한 것도 죄송합니다. 하지만, 조금더 냉정해지시면 좋겠습니다. 길벗님이 그동안 아크로에서 가치있는 발언을 해오신 최대의 무기가 바로 냉철함을 유지하시는 것이었는데, 요즘은 그런 태도가 약간 흔들리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한 말씀 드립니다.
1. NLL 포기냐 여부
저는 대화록 전문을 2번 정독했습니다. 대화록 전문만을 볼 때 NLL 포기가 맞으며, NLL 상납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노무현의 NLL에 대한 기본 생각과 그 해법은 NLL을 포기하고 평화구역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바탕 위에 저런 대화들이 온 간 것입니다. 저런 생각과 해법은 노무현의 일개인의 것으로 존중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고, 또 국민들의 동의도 받지 않은 것이라 문제라 생각합니다.
NLL 포기라 볼 것인가 말 것인가의 논쟁은 숱하게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더 이상 하지 않고, 그 근거를 전문 말고 그 이후(2007년 10.4)의 노무현과 북한의 행위에서 찾아 보겠습니다.
2007년 10.4 이후 국방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측은 NLL(공동어로구역, 평화구역)에 대해 프로젝터 빔으로 보여주려 할 때 우리측이 결사적으로 막았습니다. 그 동영상은 에전 댓글에 링크햇으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계속 "너희 대통령에게 물어보라"고 하면서 "남한 여론이 그렇게 무섭냐"고 힐난하는 장면이 나오죠. 왜 북한이 이렇게 나왔을까요? 북한은 우리 보고 계속 10.4 합의를 지키라고 요구합니다. 어제도 북한은 우리가 NLL을 포기한 것처럼 말하고 있죠. 이명박 정권이 그렇게 했을 리 없고 김대중 정권도 NLL을 포기한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북한의 저런 태도는 왜 나왓을까요?
2008년 10월 노무현은 10.4 1주년 강연에서 이명박이 10.4 합의 이행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을 했지요. 대화록 전문을 보면,노무현은 "다음 정권 누가 오더라도 어쩔 수 없게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1주년 강연에서도 전임 사장이 계약한 것을 후임 사장이 이행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10.4 때 알박기를 한 것을 이행하지 않는 이명박을 비난했습니다.
이런 노무현과 북한의 형태를 보면 대화록 전문에 나오는 노무현의 발언은 NLL 포기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게 이해하지 않으면 북한과 노무현이 저렇게 나올 수 없지요.
2. NLL 포기라고 해석하는 것이 우리에게 불리한가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노무현의 발언이 NLL의 포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북한에게 무의미하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북한도 당시의 대화를 녹취해서 갖고 있는데다 이미 우리가 그 전문을 공개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 전문을 보고 북한이 우리보고 노무현이 NLL 포기한 것이다고 주장할 때, 우리가 아니다고 해 보아야 우리만 우스운 꼴 됩니다. 제3국의 사람들에게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물을 때 과연 NLL 포기의 내용이 아니라고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우리는 국민들의 동의도 받지 않은 노무현의 일방적인 닭짓으로 규정하는 것이 상책이고, 노무현의 발언을 기초해 남북문제를 끌고 갈 수 없음을 이번 기회에 명백히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정책변화는 민주국가에서 선거로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구요.
새 정부(박근혜 정부)가 들어 섰으니 노무현 발언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해서 NLL에 대해서는 재정립해 나가겠다고 표명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좋다고 봅니다.
노무현의 발언(대화록 전문)을 가지고 계속 우리를 압박하는 북한에 대해 원천적으로 노무현 발언이 잘못되었음을 밝히고 나가 새롭게 정립해 나가는 것이 낫지, 그 전문의 해석의 차이를 두고 남북이 계속 싱강이 해봐야 남북관계에 좋을 것도 없습니다.
3. NLL의 법적 요건
NLL의 성립 배경이나 그 동안에 남북이 NLL을 어떻게 바라보았느냐를 감안하면 이 문제가 국제재판소에 가더라도 우리가 불리할 것이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으니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합니다.
4. 저는 아크로의 수 많은 안티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여전히 냉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냉정을 잃고 인신공격을 하는 사람들은 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사안에 대한 충실한 접근이나 합리적 논리보다 인신공격으로 토론을 방해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 아크로에 실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최상훈이든 전관우든 그들이 쓴 글이 뉴욕타임즈나 월스트리트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프레시안 등이 섹시하게 제목을 달아 왜곡한다는 것을 비판한 것입니다. 양 신문의 공식적인 기사로 다룬 것이라면 외신들이 그렇게 본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인 계약직 통신원이 쓴 글을 마치 외신(외국)에서는 그런 시각으로 보는 양 기사화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입니다.
예전에 조선일보가 김대중 정권 시절에 외신을 빙자하여 김대중을 폄하한 기사를 올린 적이 있지요. 프레시안 등이 예전의 조선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저런 행위는 사대주의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 매체의 정식 의견처럼 본 것은 물론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계약직 통신원이 쓴 글이라고 해서 해당매체의 의견과 무관하다고 보는 것도 억지 같습니다.
우리나라 언론매체들도 심지어 대학생 인턴들이 쓴 기사를 인터넷사이트나 지면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기사들은 모두 데스크의 철저한 사전 점검과 취사선택의 결과물입니다. 어느 분도 이미 지적하셨지만, 언론매체가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견해와 무관하거나 심지어 대척점에 있는 칼럼을 지면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그 주장이 자신들의 의견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어떤 형태로건 밝힙니다. 그렇지 않고, 데스킹을 거친 기사들은 그 기사가 계약직이 쓴 것이건 인턴이 쓴 것이건 모두 그 언론사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님이야말로 너무 계약직을 경멸하시는 신분제적 선입관을 가지신 것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미국 회사에서 우리나라 기업문화식의 정식 직원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계약직이죠. 우리나라에 와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법인 대표들, 태반이 계약직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전개하는 영업활동이나 마케팅 메시지가 그 회사의 공식 입장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사들도 해외 현지에 계약직 특파원들 많이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쓴 기사를 지면에 반영합니다. 그 사람들이 계약직이라고 해서 그 사람들이 쓴 기사가 정체불명, 소속불명이 될 수가 있나요? 아니죠. 상식적으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기사를 쓴 기자의 정치적 성향을 구체적으로 문제삼으면서 따라서 그들이 쓴 기사는 신뢰성이 없다고 평가절하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시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안하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자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는 것이 옳죠. 그렇다고 후자를 끼워팔기하시는 게 양심에 부합하는 겁니까?
님이 좋아하시는 일베에서는 저걸 갖고 최상훈, 전관우를 인격모독하고 신상털이할 움직임까지 보이는 것 같더군요.
이게 옳은 행위냔 말입니다. 이런 문제제기를 받은 다음에도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 건 지적인 양심불량이라고 보입니다.
아무튼... 반공은 대놓고 전세내듯이 떠들던 일베 애들이 이 동영상 올려놓고 "김영철 짱 멋있다"고 떠드는 게 가관이긴 합니다... ^^
그러나 NLL 발언은 포기가 맞으며 그냥 이야기가 오다가다 끝난 것이 아니라 합의문에 반영이 되었습니다
해석의 문제는 진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화록 전체의 맥락이나 이야기를 보면 포기하는 댓가로 평화지대 해주 특구를 하기로 한 것은 맞습니다
만일 포기를 하지 않고 우리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평화지대와 경제 특구를 따 왔다면 김정일이 남한 여론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 노무현이 문제 없다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는 것이지요
문제 없다라는 말을 하기전에 노무현은 NLL 이 괴물같이 생겨서 라는 말을 하므로 NLL 에 대해서 몰가치한 입장을 드러낸 다음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이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함으로 NLL에 대한 국민 정서를 잘 알고 있음을 비춥니다
그리고나서 그러나 그것 평화지대를 가지고 가면 얼마든지 설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 앞에서도 김정일의 입장에 동의한다는 말은 립서비스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NLL 의 우리 영해 주장을 인정한 상태에서 평화구역이나 공동 어로구역을 만든다면 반대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러나 우리는 NLL 북한은 군사분계선 이 사이를 공동 수역으로 하고 그 댓가로 해주 특구와 인천 그리고 한강골재채취를 북한은 주는 이것이 10. 4회담의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노무현도 죽고 이명박 5년동안 10.4는 휴지조각 되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따라서 NLL포기가 뭐 큰 문제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회담때 북한이 발목을 잡으려하기는 하지만 북한도 박근혜 정부가 인정안한다는 것을 고수하는 이상 더 이상 물고 늘어지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후로 후속 회담이나 합의가 결렬되었기에 그냥 하려다 만 정도가 되겟지요
김정일이 NLL에 관해 요구하는 바를 말해달라고 하자 노무현이 이렇게 답변합니다.
""" NLL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 말하자면 서해 평화지대를 만들어서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하구에 공동개발도 하고, 나아가서는 인천, 해주 전체를 엮어서 고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맘대로 하게 하고, 그렇게 되면, 그 통항을 위해서 말하자면 그림을 새로 그려야 하거든요."""
요컨대 NLL에 대해 말하자면, <<< 서해 평화지대를 만들어서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하구에 공동개발도 하고, 나아가서는 인천, 해주 전체를 엮어서 고동경제구역도 만들어서 통항도 맘대로 하게>>> 하자고 합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그 서해평화지대에 NLL 이남뿐만 아니라 그 이북인 <북한의 영해>도 포함시키겠다는 말로 밖에 해석이 안됩니다.
실제 그 뒤에 무슨 '합의'가 도출되었는지를 봐야죠.
회담 말미에 양자가 도출한 합의의 내용이 뭔가요? 말미 뿐만 아니라 회담내내 노무현은 지속적으로 서해평화지대에 해주를 포함한 북한영해를 포함시킬 것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말투'야 비굴하죠.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그런 내용이란 말입니다.
(덧) 실제 남북국방장관회담 당시 노무현은 김장수에게 '전권'을 위임했고, 노무현이 전권을 위임한 바로 그 김장수가 <공동어로구역>에 북한영해를 포함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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