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donga.com/Society/3/03/20091229/25100587/1&top=1

이 경우는 무조건 패륜아가 되죠. 패륜아 맞습니다. 잘한 거 없어요.
그렇지만 그 원인에 대해선 아무도 말을 안하는군요. 진짜 원인이 뭔지.

예전에 이런 사건이 있었어요. 범인은 명문대생. 아버지 죽이고 토막 살해한 뒤 버렸습니다. 언론이 난리났죠. 지 부모가 힘들게 공부시켜놨는데 어쩌구 저쩌구, 인성이 사라진 교육이 어떻고,  머리만 좋고 인간성은 황폐화된 명문대생이 어떻고, 심지어 폭력적인 영상 문화가 어떻고...

그런데 조금만 더 그 사건의 실체를 파볼까요? 
그 사건이 벌어진 직후 범인의 형이 한맺힌 목소리로 털어놓았습니다. 뭐라고 한탄 했냐?

"내가 얘 데리고 살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는데."

그랬으면 사건 당일 동생이 없었을 테니 당연한 이야기라구요? 그렇게 단순한 이야기면 제가 왜 손가락 아프게 이 글을 쓰고 있겠습니까?

형과 동생은 여러모로 달랐습니다. 형은 문제아였죠. 가출을 밥먹듯 하더니 공부도 별로라서 전문대 들어간 뒤 집 나와 살고 있었습니다. 반면 동생은 모범생이었습니다. 부모말 잘 듣고 공부도 잘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동생이 말을 잘 들었다는게 바로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버지가 폭력적인 가부장이었거든요. 형은 진작 반항해서 그 폭력을 피한 반면 동생은 그걸 고스란히 받으면서 20여년을 버텨온 겁니다. 그게 쌓이고 쌓였죠. 겉으론 멀쩡했지만 속에선 임계점에 다다른 상태. 더군다나 명문대생이었으니 주변엔 중산층 자녀들 투성이, 그러니 하소연할 사람도 별로 없었을 겁니다. 오히려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만 안았겠죠.

그러다 어느 순간 심리를 지탱해온 선이 툭 끊어진 겁니다. 한마디로 눈이 돌아가는 거죠. 지나고나서야 자신이 뭘했는지 아는 그런 상태가 되는 겁니다. 

그러면 왜 토막살해까지 했냐구요? 그게 바로 범인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황폐화된 인성을 가진 사람이란 증거 아니냐구요?

범죄심리학자들은 이야기합니다. 그건 그런 상황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어 하는 말일 뿐, 실제로 그런 상황이 되면 누구라도 그렇게 한다고. 아버지에 대한 원한 때문이 아니라 그 상황의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겁니다. 무슨 폭력 비디오를 많이 보고 공부만 많이 해서 인성이 황폐화되고 그래서 그런게 아니라는 거죠.

자...저런 사건의 원인이 뭘까요? 진짜로 아이들에게 폭력 영상 안보게 하고 인성 교육 강화하면 저런 사건이 없어질까요?

전 x까라고 말합니다. 저렇게 떠들어대는 인간들은 그저 매스컴 나와 얼굴 들이밀려는 욕심 때문이라고까지 욕합니다. 저렇게 떠드는 사람들은 왜 이런 사건의 범인들이 의외로 평소에 얌전하고 온순했던 성격이었는지를 설명 못합니다.

일차적으로 가부장의 폭력을 용인하는 한국사회의 문화입니다. 그거 용인될 수 없는 겁니다. 저도 애를 키우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체벌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본인의 정체성을 짓밟는 그런 폭력은 야만이죠. 두번째로는 그렇게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부모의 잔혹한 폭력을 경찰에 고발하면 기껏 출동했다가 가정내 문제라며 돌아서는 거...그거 방임입니다.  폭력을 치유할 수 없는 부모에겐 양육권을 빼앗는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합니다만. 

요즘 연쇄 살인이 세상을 흉흉하게 합니다만 전 가끔 그들의 과거사를 보면 가슴이 아파요. 온보현이란 살인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어린 시절이 어땠을까요? 온순하고 착했습니다. 그래서 종종 주변에 귀여움을 받곤 했지요...... 그런데 그는 결손 폭력 가정 출신이었어요. 결손 폭력 가정 출신의 온순하고 착한 아이가 받아야할 대우가 어땠을까요?  그는 어느 순간 생각했을 겁니다. 내가 이렇게 맞는건 내가 착해서야. 그리고 그 다음 길은 정해져버렸죠.

아크로에 오는 분들 중엔 그런 사람 없을거라 믿습니다만 아이들에게 폭력 행사하지 마세요. 특히 착하고 온순한 아이들은 기를 살려주세요. 그게 아이들을 위한 길일 뿐더러 이 사회를 보다 밝게 만들고 더 나아가 자신을 위하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