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하나의 국가이다. 뭔 바보 같은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그것이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인상입니다. 현재의 대한민국 사람들 대다수는 3.8선 이남의 대한민국을 거의 완성된 국가의 형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젊을 수록 더 그렇습니다. 

북한 체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낭만적 시선, 사회주의에 대한 동경이 넘쳤던 80년대를 지나간지 오래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그 시대에 이러한 이념을 간직했던 이들이야 말로 현재 한국의 중산층 주류가 되어 행복한 서울 시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즉 어차피 우리 헌법에는 영토는 대한민국 전부인데 같은 민족끼리 함께가고 화합해야지 NLL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 평화를 위해 어업구역을 함께 나누는게 뭐가 그리 문제인가. 우리 민족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시각 자체가 점점 없어진다는 겁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봅니다. 좋으나 싫으나 한국은 이미 완성된 국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는 분단을 절대적인 제약조건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찾기도 힘듭니다.

민주당조차 시위장에 태극기를 들고 나가는 것을 고려한다고 봅니다. 한 때 유행했던 한반도기 같은 것을 들고 나갈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을 겁니다. 

게다가 북한이라는 국가의 장점은 도무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북한에선 외래어를 문화어로 고쳐쓰려고 노력하고 자주적으로 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80년대라면 모를까 지금의 한국인들에겐 그냥 정신나간 짓으로 밖에 안 보이지요. 사악하지만 머리는 좋아보였던 영감탱이 김정일이 수괴일 때는 상황이 달랐지만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답도 없어보이는 애송이 김정은이 그 자리에 올라간 지금은 북한에 대해 좋게 보는 사람을 거의 찾기 어려울 겁니다.

이미 중국도 남한 주도의 통일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점점 남한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실 딱히 자원도 없는 북한 땅의 가치라는 것은 그렇게 크지도 않지요. 차라리 남한과 함께하는게 더 이득이라는 것을 알 겁니다.

게다가 이미 중국은 코딱지만하고 이권도 없는 북한이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그것이 당면과제인 국가입니다. 모든 것의 결론은 이미 낫다는 겁니다.

현재로서는 야권의 다수를 점하고 있던 대북관이 더 이상 통용될 여지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정상회담 회의록에 공개되면서 엄청난 파고는 안 보이는 것 같지만 저는 은근히 무서운 파도가 될 것으로 봅니다. NLL도 NLL이지만 정상회담 회의록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노무현의 가치관, 정치관, 대북관 모두 2012년의 대한민국 국민들에겐 너무 철지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문재인의 동계올림 DMZ 공통개최 같은 이야기에 민족적 환희를 느끼는 국민들 거의 없습니다. 참고로 이 즈음 되면 노빠들이 박근혜도 비슷한 얘기를 방미 때 했다고 할 것인데요. 미국에 가서 좀 장식적으로 예쁘장한 그림 나오는 얘기를 슬쩍 공치사로 꺼내는 것과, 강원도 지역의 역점 공약으로 내놓는 것은 엄청나게 다른 겁니다. 결국 문재인은 강원도에서 철저하게 참패했습니다.


"미국은 패권주의 제국주의 국가", "세계'인민'을 향해 반성을 안 해", "미국의 대북 BDA제제는 실책이다", "일본인 납치라는 주장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 생트집이다", "주적이라는 말 없애고 자주국방할 것이니 잘 지켜봐달라" 등등. 현재 이런 관점에 호감을 느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그 동안은 김대중의 햇볕정책 때문에 영남에서 표를 안 준다고 징징 거리던 노빠들이 김대중과 임동원과는 비교도 안될 뻘짓을 한 노무현은 민족사적 결단을 내린 엄청난 지도자라고 빨고 있는 것을 보니 이슬람 시아파, 수니파보다 노슬람 봉하파가 더 무섭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대화록에서 마오쩌둥을 존경한다고 했듯 김일성을 존경한다는 말이라도 했다면 그것조차 어떻게든 빨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저는 새누리당이나 안철수가 기민당을 연구하는 것을 매우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는 통일이나 민족은 곁다리고 친미 성향과, 안보적인 보수 여기에 일정한 수준의 복지를 추구하는 정파가 승리할 겁니다. 

솔직한 말로 말 잘 나왔습니다. NLL이고 나발이고 요즘 누가 그딴 것에 관심이 있습니까. 좀 위악적으로 말하면 요즘 한국 사람들 북한에서 아사자 100만명이 나온다고 해도 "아이고 저 한심한 것들 쯔쯔쯔쯔" 이러지 눈물을 흘릴 정도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확실하게 버리던가, 확실하게 인정하던가 해야지 "노무현은 그런 말 한 적 없다. 나도 NLL은 영토라고 생각한다"고 떠들고 다닌 문재인을 보고 있자니 이런 질 떨어지는 인간이 다 있나 싶습니다. 그 동안 묘지기로 부른 것조차 후회됩니다. 적어도 묘지기는 묘는 지킵니다. 그런데 이 인간은 묘지기가 아니라 도굴꾼 수준입니다. 그냥 초방에 깔끔하게 인정할 것을 괜히 개소리로 일관한 덕에 묘지기는 이번에 매우 수동적으로 그것도 존나 우스꽝스럽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엔 NLL은 영토다. 그런 발언도 없다 날조 말라고 하더니, 나중엔 호기롭게 대화록을 까자도 하고, 정작 대화록에 공개되자 참을 수 없다, 이것은 범죄라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대체 뭡니까.

노빠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이 싸움에서 이긴 줄 알고 국민들이 아직 친노와 문재인을 주목한다고 하던데, 글쎄요. 통계의 오차나 일시적 결집으로 10% 겨우 넘는 묘지기의 인기도나 지지율이 오를지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론 죽은 노무현을 또 죽이는 묘지기 아닌 도굴꾼으로 결말이 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