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고 하이킥>>의 해리(진지희 분)의 "빵꾸똥꾸"라는 대사에 대해 방송통신 심의위원회(줄여서, 방통위, 일명, 빵똥위, 빵꾸똥꾸위원회)는 권고 조치를 내리고, 한나라당의 최모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리를 "정신분열증에 걸린게 아닌가"라는 말까지 했다고 하는 군요.

최모의원은;
"주인공 여자아이가 초등학생으로 설정되어 있다. 정신분열증에 걸린 게 아닌가 싶다. 늘 인상을 쓰고 보이는 모든 사람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며 어른에겐 지독한 욕설을 퍼붓는다"고 말하고,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이런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방송 중지라기보다 주인공을 이런 식으로 설정하는 건 제가 봐선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라고 말합니다.

최 의원이 보듯, 극중 해리는 충분히 "사회화," "정상화(normalization)"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극중 해리를 "비정상," "정신분열증"으로 치부하고, 이런 케릭터를 연출하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하는 최의원은 또다른 "망상증"일 뿐이겠죠. 극중 해리가 브라운관 밖으로 뛰쳐나와 "야이 빵꾸똥꾸야!"라고 자신을 향해 외치기라도 하나 봅니다. 그런 비정상적인 아이, 어른을 향해 "빵꾸똥꾸"와 같은 "욕설"을 하는 아이가 현실에서 퇴출(?)되어야 하듯, "빵꾸똥꾸"를 연발하는 해리는 브라운관에서 퇴출되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브라운관 안"에서의 맥락을 따진다면, 작가는 극중 해리의 "사회화"라는 것, "정상화"라는 것을 <<지붕 뚫고 하이킥>>의 중요한 에피소드로 다룰 것입니다. 이미 몇 편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보여주었는데, 극중 해리가 "빵꾸똥꾸"라는 말을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었죠. 극중에서 말이 늦었던 해리가 최초로 내뱉은 말이 바로 "빵꾸똥꾸"였습니다. 손녀를 향해 방귀를 뀌어대는 할아버지 이순재에 대해, 해리의 엄마와 아빠가 "방구" "똥꼬"와 같은 말을 하자, 해리는 그말들을 따라하고, "빵꾸똥꾸"로 고착되죠. 최초로 내뱉어진 해리의 "빵꾸똥꾸"라는 말에 대한 엄마, 아빠의 계속되는 격려는 해리로 하여금 초등학생이 되고나서도 "빵꾸똥꾸"라는 말을 계속하게 합니다.

남 부러울 것 없을 듯한 해리는 무언인가 결핍되어 있습니다.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을 결핍하고 있는 해리는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먹어대야 하죠. 심지어, 변비가 걸리도록, 고기를 먹어댑니다. 그렇게 먹어댈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것을 다른 누군가가 손대기라도 하는 날엔 여지없이 "빵꾸똥꾸"를 날리죠. 심지어는 식모 동생인 신애(서신애 분)의 케이크까지 뺏어서 먹어치우며, "내것을 내것이라고 하는데 왜 그러느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변비가 걸리도록 먹어대는 해리를 "치유"해줄 등장인물로 작가는 신애를 내세웁니다. 신애를 통해 "자신에게서 무언가를 빼내는 법," 혹은 "똥싸는 법," 혹은 "선물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죠.

극중에서 초등학생인 해리는 덧셈은 할 줄 알지만 뺄샘을 못합니다. 자신의 집에 있는 모든 것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해리를 떠올리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죠. 집에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인데, 그 자신의 것에서 무엇인가를 빼낸다는 것을 상상을 하지 못하는 겁니다. 8 ㅡ 3 = 5를 이해를 못합니다. 뺄셈을 어떻게 이해시킬수 있을 까를 궁리하던 해리의 엄마와 아빠는 어느 날 해리가 자신의 갈비 8개가 5개로 줄어든 것을 보고 신애에게 "니가 내 갈비 3개 먹었지? 8개에서 니가 3개를 먹어서 5개 뿐이 안 남았잖아!"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뺄셈을 가르칠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해리의 엄마와 아빠는 "8개의 사과가 있어. 신애가 사과 3개를 먹었어. 그럼 몇 개 남지?"하는 식으로 뺄셈을 가르치게 되는 것이죠. 물론, 상상과 상징과 실재를 구분하지 못하는 해리는 "신애가 내 사과 3개를 먹었어! 이걸 콱!!!"이라고 말하면서, 당장이라도 신애에게 한 대 칠 기세로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고, 해리의 엄마와 아빠는 해리를 말리며 "진짜로 사과를 먹었다는 것이 아니고, 가짜야 가짜"라고 설명을 덧붙여야 하죠.

뺄셈은 뺄셈일 뿐, 상상은 상상일 뿐, 숫자라는 상징은 숫자라는 상징일 뿐, 실제 현실과 혼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시트콤은 시트콤일 뿐, 시트콤 밖 현실과 착각하지 말라고 최의원에게도 말해줘야 겠군요. 물론, 그 시트콤으로부터 배워야할 것은 배워야하고, 그 시트콤이라는 브라운관 안의 현실이 브라운관 밖의 현실과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간과해서는 안되겠지만요... 따라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트콤 자체, 브라운관 안의 현실 자체가 어떻게 구성되고, 전개되고, 결말을 맺게 되는지 이해하는 것이겠네요. 빵꾸똥꾸 최의원처럼, 앞뒤 맥락 싹뚝 잘라먹지 말고 말이죠.

일전에도, 상상과 상징을 실재하는 것과 혼동하는 것을 정신병이라고 썼었는데, 이런 맥락에서라면 극중 해리는 정신병인 셈입니다. 물론, "일반화된 정신병"이라는 정의를 따른 것이기는 합니다. 이러한 해리는 "뺄셈"을 통해, "자신의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을 통해, 숫자의 세계, 언어의 세계로 진입하는 법을 배우겠죠.

이런 해리신을 브라운관에서 퇴출시키려는 최의원과 빵똥위에게 한 마디. "야이 빵꾸똥꾸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