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사태 때 말입니다.

솔직히 시위초장부터 청와대로 진격하자, 이명박 하야해라 하던 사람들이 있었지요. 물론 초기엔 소수였고 대다수는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소통을 원한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소통이라는게 막말로 그들 입장에서 소통이 된다는 것은 "이명박이 다 사과하고 하야해서 잠수타고 유시민이 대통령 되는 것" 이 정도가 아니면 애초에 성립도 안 될 얘기지요.

촛불 시위장에서 유시민이 스타 중 스타였고 민주당은 차마 나오긴 했으나 사람 취급도 못 받았다는 점을 돌이켜 생각하면 촛불시위에 친노들이 안 끼었다고 주장하는 그런 말장난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합니다. 인정할 건 해야지 죽어도 나는 친노가 아니라고 하면 국정원 댓글러들도 친박은 아니겠습니다. ㅎㅎㅎㅎ.

결국 시위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각자의 속내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명박 쪽에서는 "노무현이가 FTA하고 그럴 때는 가만히 있더니 미국소 하나가지고 정말 개지X 발악을 하네, 쓰레기 노빠 놈들" 반대로 시위장에 가득하던 노빠들도 슬슬 "이명박 불통, 명박산성, 니가 무슨 대통령!!!! 내 마음 속 대통령 노무현!!!!" 이런 식으로 나왔지요.

결국 딱 그 시점에서 더 나아가서 다함께니 한대련이니 기타 등등 다들 숟가락을 꽂자 저절로 수그러들었습니다.


이번 건도 별 차이 없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원론적인 접근만 하겠다는게 원칙이었겠지만 친노로서는 산행을 하고 마크맨들 데리고 쇼를 해도 묻히는 판국이니 더 이상 조용하게 있을 수가 없습니다. 김한길에게 친노 직계들이 "겁쟁이 지도부" "장외로 왜 안나가냐!!!" 이러는 걸 봐도 그렇지요. 장외로 나가면 분명 촛불질이 취미인 노빠들이 붙을테고 그렇게 되면 촛불 시위장의 촛불대통령 문재인, 시위장의 죄인 김한길, 시위장의 돌아온 탕아 안철수 구도가 나올테니 당연한 얘기겠습니다.

대충 그림 그려봅시다. 문재인이 등장하자 우와와와와와 하면서 대통령 문재인!!! 이러고요, 김한길이 나오면 우우우우우우, 하는데 갑자기 문재인이 "여러분들 사우지 마시고요, 우리 노무현 정신은 화합과 관용입니데이" 이러면 우와와와와... (인터넷 실시간 중계등에선 대인배 문재인, 천사 문재인, 위대한 문재인 찬양 일색) 그리고 안철수가 등장하면 약간 박수치는데 중간에 부산 억양 강한 드센 목소리로 "간철수 고마해라!!!!" 이런거 나오지요.

하지만 문제는 이미 광우병 촛불시위로 인해 왜 촛불들고 있었는지 사람들이 다 알아버린 상황이라 먹힐리는 없어보입니다.

결국 에스컬레이트 될 것이지만 손해는 민주당이 더 볼 겁니다. 87년 대선 끝나고 양김씨가 한 동안 부정선거라고 떠들었지만 며칠 써먹고 접었죠. 92년에 김대중은 정주영이 자택에 찾아와 부정선거 투쟁하자고 한 것을 대충 흘려보내면서 무시했습니다. 아마 87년에 양김이 미친 듯이 반정부 투쟁에 나서고, 92년에 김대중이 정주영과 부정선거 규탄한다고 나왔으면 양김씨 대통령 될일 없었습니다.

사실 박근혜는 오히려 문재인과 친노들이 박근혜의 정통성을 건드려주길 굉장히 바라고 있을 겁니다. 의도적이리 만치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으면서 개무시로 일관하는 것을 보면 감을 잡아야 할텐데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