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전에 고백하자면 저는 안철수 까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강용석 변희재가 안철수의 비하인드 스토리 폭로할 때 한창 열심히 따라서 봤고
안철수가 간보는 모습도 너무 싫었고 애매모호한 모습 보이는 것도 싫었습니다.
특히 저는 정치에 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철수가 아직까지 자기 비전을 두루뭉실하게 얼버무리는게 맘에 들지 않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관점은 지금도 동일합니다만 달라진 건 있습니다.
아래 길벗님이 안철수가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하시는데
전 정치인에 대해서 쓸데없는 도덕성을 요구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재계 인사로부터 돈을 먹지 않았거나 인사청탁을 받지 않았고 기타 다른 범죄에 연루된 게 아니라면 말이죠.
사실여부와는 관계없이 이명박도 BBK라는 거대폭탄이 있었고 전과 10범이 넘었나 그랬습니다.
그래도 국민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아 줬습니다. 이명박이 내세우는 구호와 상징하는 현상들에 대해서 대중이 지지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안철수가 거짓말을 했건 어쨌건 국민이 지지해 준다면 일단 최소한의 정당성은 얻은 것이니까
그 다음에는 그의 정책, 비전, 철학에 대해서 비판해야지 사소한 찌끄레기 같은 것들 끄집어내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보다 전반적으로 말해서 전 정치인에게 지나친 도덕을 요구하는 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봅니다.
정치는 결과고 타협이고 능력입니다.
한 90년대서부터 시작된 이 도덕주의 열풍 때문에 지금 정치권에는 무능력한 사람만 남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제 생각이고
당장 앞으로 몇 정권 안에 장관 후보자 구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크게 뇌물 수수 여부, 인사청탁 여부, 중범죄 연루 여부만 체크해서 괜찮다면 그다음부턴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국가 운영 차원에서나 정치 운영 차원에서나 훨씬 효율적이고 바람직할 것입니다.
아닌게아니라 지금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옛날 동교동 상도동만한 정치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저번에 김무성이 한나라당 대표하고 박지원이 민주당 대표할 때만큼 국회가 잘 굴러가는 꼴을 본 적이 많지 않은데
둘다 그렇게 도덕적으로 깨끗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도덕 따져서 맨날 국회 파행하고 서로 난투극 벌이는 것보다는 어느정도 도덕에 눈감고 국회 정상운영하는게 낫죠.
다들 미국이 정치선진국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도 제가 언급한 세가지정도를 제외하면 그닥 요구하는 건 많지 않습니다.
서로 먹을 거 다 먹어가면서 정치하는 곳이고 오히려 그래서 공화당하고 민주당하고 서로 편의 봐주는 것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쓰면 분명히 제 글의 일부갖고 비판하시는 분들 계실까봐 다시 말씀드리자면
전 완전히 도덕을 무시하자는 게 아니라
좀 큰 것들 몇개만 따지면 다른 짜잘한 것들을 따지는건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안철수가 거짓말을 했건 진실을 말했건
정치적으로 국가적으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만한게 아니라면
딴지를 걸어봤자 센세이셔널리즘밖에 되지 않고 생산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찰스 혼자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고
새정치한다고 거짓말하지 말라는것도 아니죠,
국민에게 한 결정적인 '약속'에 대해서만 거짓말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런 짜잘한 거짓말 말고
찰스의 공약이나 의정활동에 대해서 더 눈 밝혀 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