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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조사 결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 후보들이 호남의 민주당 후보들을 크게는 두 배 차이로 꺾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충돌이 본격화한 셈이다.


‘안철수 신당’ 깃발을 든 후보들이 호남권 지방선거에 뛰어들면 민주당 후보들을 줄줄이 꺾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격차가 큰 곳은 안철수 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두 배까지 앞섰다. 민주당은 본진 격인 호남에서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2014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시사IN>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전국 17개 광역단체 여론조사 결과다.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을 비교해 보여주는 조사는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실제 인물을 후보로 넣어 가상 대결을 벌인 이번 조사는 의미가 다르다. 안철수 개인에 대한 선호가, 그와 손잡은 인물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광주에서는 안철수 신당 후보로 장하성 교수를, 민주당 후보로 강운태 현 광주시장을 맞붙였다. 장하성 53.2%, 강운태 26.5%. 지지율 격차는 26.7%포인트. 두 배 차이가 났다. 이번 17곳 광역시·도 여론조사에서 현직 단체장이 도전자에게 두 배 차이로 뒤진 곳은 광주뿐이다.
 
 
 
자세히 따져보면 이 결과는 더 의미심장하다. 첫째, 강 시장의 시정 평가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응답자의 52%는 강 시장이 시정을 잘 한다고 평가했다. 인지도 프리미엄과 호의적인 시정 평가를 양손에 든 현직 단체장이 안철수 신당 깃발에 꺾였다.

둘째, 후보를 특정하지 않고 어느 당 후보를 뽑을지 물었을 때, 39.2%가 안철수 신당을, 34.6%가 민주당을 꼽았다. 그런데 두 후보를 특정하자,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자 중 40.9%가 장하성 교수 지지로 옮겨갔다. 강운태 시장 지지를 유지한 비율은 40.2%에 그쳤다. 반면 안철수 신당을 찍겠다던 응답자 중 76.6%는 그대로 장하성 교수 지지로 머물렀다. 통념과 달리 호남에서는 민주당 지지층보다 안철수 신당 지지층이 더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에서는 현직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할 수 없다. 안철수 신당 후보로 이석형 전 함평군수를, 민주당 후보로 천정배 전 장관과 주승용 의원을 번갈아 넣었다. 이석형 47.9% 대 천정배 31%. 이석형 49.1% 대 주승용 29.1%. 안철수 신당 깃발을 든 이석형 전 군수가 각각 16.9%포인트, 20%포인트를 앞서나갔다. 두 대결 모두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25% 이상이 이 전 군수에게로 빠져나갔고, 20% 이상이 판단을 유보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절반가량이 흔들린 셈이다. 안철수 신당 지지층은 70% 이상이 이 전 군수를 지지했다. 광주와 유사한 결과다.

전북은 약간 다르다. 안철수 신당 후보로 장세환 전 민주당 의원, 민주당 후보로 김완주 현 전북지사, 새누리당 후보로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을 상정했다. 장세환 33.5%, 김완주 28.9%, 정운천 23%로 나타났다. 안철수 신당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높지만, 차이가 오차범위 안쪽이다. 

전북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의 61%가 김완주 도지사를 선택하면서 어느 정도 버텨줬다. 하지만 전북에서도 안철수 신당 지지층은 결집력을 유지했다. 75.4%가 장세환 전 의원을 선택했다.

   
 
안철수 신당 깃발로 특정 후보를 상정하는 가상 대결은 현재까지는 사실상 호남에서만 가능하다.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있어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사이에서 고민하는 야권 정치인들의 태도가 훨씬 조심스럽다.

하지만 새누리당을 고려할 필요가 크지 않은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충돌이 거의 기정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 신당 깃발을 잡으려는 경쟁도 일찌감치 막이 올랐다. 이석형 전 함평군수는 안철수 의원의 서울 노원병 재선거를 직접 나서서 도왔다. 장세환 전 의원은 “전북도지사를 준비한다. 안철수 의원과 함께할 뜻이 있다”라고 <시사IN>에 밝혔다. 두 사람이 안철수 진영 후보로 낙점을 받은 단계는 아니다. 물밑에서 거론되는 다른 이름도 제법 있다. 장하성 교수는 안철수 측 인사들이 광주시장 후보로 생각하지만 현재까지는 본인이 적극적이지 않다. 

강원·대구·울산·경북은 안철수 신당에 시큰둥


안철수 신당의 전국 단위 파괴력을 확인하려면 오른쪽 <표 2>를 보자. 특정 후보를 상정하지 않고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다. 전국 평균을 보면, 새누리당 44.5%, 안철수 신당 20.2%, 민주당 18.8% 순서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선 당시의 팽팽한 양자 구도는 야권 결집이 무너지며 해체됐다. 지금은 안정적 1당인 새누리당을 상대할 ‘2당 경쟁’이 진행 중인 국면이다. 대선 때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 중 37.6%가 민주당 후보를, 35.7%가 안철수 신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최대로 결집했던 야권 지지층이 거의 정확히 양분됐다.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 지지층을 끌어오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는 응답자 중 8.1%만이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후보 지지 응답은 6.7%였다.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높은 광역 단위부터 차례로 나열해보았다(<표 2> 아래). 안철수 신당이 어느 지역에서 강세이고 어디서 약세인지를 알 수 있는 자료다.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에서 가장 지지가 두터운 것을 알 수 있다. 호남을 제외하고 가장 지지율이 높은 곳은 서울이다. 그 뒤를 경남·대전·경기·부산이 잇는다. 주로 대도시에서 강세를 보인다. 반면 강원·대구·울산·경북은 안철수 신당에 시큰둥하다.

   
 
연령별로는 나이가 어릴수록 안철수 신당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대 30.1%, 30대 27.2%, 40대 23.9%, 50대 13.2%, 60대 이상 8.1%로 세대와 지지율이 반비례한다. 

차기 대권 여론조사도 실시했다. 대선이 4년도 더 남은 지금 차기 대선 예측은 성급하지만, 현재 여론이 어떤 인물에 기대를 거는지는 확인할 수 있다. 그 결과가 19쪽 <표 3>이다. 안철수 의원이 21%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문재인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6.5%로 뒤를 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9.4%를 얻어 잠재력을 보여줬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던 응답자 중 27.9%가 김문수 지사를 지목했지만, ‘기타·잘 모름’ 응답이 29.7%나 나왔다. 새누리당 지지층이 아직 차기 주자를 결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박근혜 투표층에서도 안철수 의원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12.2%로, 김문수 도지사 다음으로 높았다. 이는 안 의원이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보수표 흡수력’을 일부 보여주는 결과다.

반면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던 응답자는 문재인(33.8%)·안철수(32.9%)·박원순(16.7%) 세 대안을 견줘보고 있다. ‘기타·잘 모름’ 응답은 8.2%로 낮게 나왔다. 비교적 선호가 분명하다.

호남에서의 1당 쟁탈전은 우세, 호남 밖에서의 2당 쟁탈전은 엎치락뒤치락. 이번 조사가 보여주는 안철수 신당의 현주소다. 이런 성적표는 안철수 신당을 어떤 좌표로 둘 것인가를 결정할 내부 논쟁에도 참고가 될 전망이다.

안철수 신당은 다음 두 질문에 답을 내놓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첫째, 안철수 신당은 ‘범야권’인가 ‘제3 세력’인가? 다시 말해, 안철수 신당에 민주당은 연대의 파트너일까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경쟁자일까? 

최근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다양화된 한국에서 양당만으로 요구 사항을 담기는 힘들다. 제3 섹터가 존재하는 것이 대세의 흐름이다.”(6월4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기성 정치로 두고 자신의 신세력을 새 정치로 배치하는 구상으로, 지난해 9월19일 대선 출마선언 때 들고 나왔던 그림을 복원했다.

안 의원 측에서는, 단일화 국면에 휘말리며 이 ‘최초의 구도’를 지키지 못한 것을 대선 실패의 원인으로 간주하는 기류가 있다. 한 관계자는 “요즘 안철수 의원의 말을 훑어봐라. 절대 등장하지 않는 단어가 ‘범야권’이다”라고 말했다. 대선 당시 ‘새 정치 대 기성 정치’ 구도를 결국 집어삼켰던 ‘반(反)새누리당’ 구도에 다시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그는 귀띔했다.

둘째, ‘제3 섹터’의 깃발을 드는 것이 기정사실이라면, 그 세력의 좌표는 어디인가? 삼고초려해 모셔온 최장집 교수가 주장하는 노동 중심 진보정당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가운데를 점하는 중도정당론, 그것도 아니면 좌표축 자체를 다시 그리자는 구상 등 백가쟁명이 이어졌다.

‘제3세력’ 깃발 들고 어디로 갈 것인가

첫 번째 옵션은 최근 안 의원 본인이 배제했다. “진보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다. 진보라고 규정하면 기존 프레임에 빠져 하고 싶은 일을 못할 우려가 있다.”(6월3일) 

두 번째 옵션은 내부에서도 논란거리다. 노원병 선거에서 캠프의 한 전략통은 선거 승리만큼이나 ‘박근혜 지지표’를 얼마나 가져오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안 의원이 새누리당 지지층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정치적 미래가 있다는 전제 아래, 중도적인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안 의원 본인도 이 대목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말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의 30%가 저를 찍었다.”(6월3일) 

반론도 있다. 현재 ‘안철수 지지층’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절충을 원하는 중도층이라기보다는, 정치 구조의 큰 변화를 바라는 무당파층에 더 가깝다는 반론이다. 안 의원 측의 또 다른 전략통은 절충형 중도 포지셔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급진적 중도’ 개념을 제시했다. “중도이지만 혁신적이어야 한다. 좌우 좌표에서 우리가 어디쯤인지를 밝히는 게 아니라, 아예 좌표 밖의 빈 곳을 선점하고 기존 좌우 모두를 흔드는 구상이 나와야 한다.”

안철수 의원은 최장집 교수의 ‘노동 중심 진보정당론’에서, 진보정당론은 배제하면서도 노동은 중심 의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공허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새 정치’ 구호의 내용을, 최장집 교수의 지론인 ‘양당제에서 동원되지 못하고 배제된 거대한 유권자’로 채우겠다는 그림이 읽힌다. 이 그림에서 ‘기존 좌표축으로의 회귀’로 읽힐 우려가 있는 최장집표 진보정당론은 이례적으로 선명하게 잘라냈다. 그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안철수 지지층은 지역 기반이 탄탄했던 DJ(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층이나 정서적 애착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노무현 지지층과는 성격이 다르다. 아직은 애착 형성보다는 기대심리 단계에 가깝다. 세력도 정책도 나오기 전인 안철수라는 ‘신상’에 투자한 투자자인 셈인데, 이들은 ‘수익률’에 따라 언제든 투자를 철회할 수도 있고, 추가 투자를 끌어올 수도 있다. 현재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을 고정된 상수로 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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仲尼再生 " 夜 의  走筆  " 취임사

 

저를 아크로 주필로 추천하시는 회원여러분의 글을 읽고, 오늘 본인은 본인의 향후 거취를 놓고 깊이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프루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끝없이 되뇌며, 다수 회원의 요청대로 아크로 "밤의 주필" 직을 기꺼이 수락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내 일신의 안녕 만을 위한다면 봉급 한 푼 못 받는 이 명예직을 수락할 수 없었겠지만, 이미 공인 아닌 공인이 된 몸으로서 이 위기의 시대에 역사가 제 어깨에 지운 이 짐을 떠맡기로, 본인은 이 아름다운 밤 위대한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