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김대중이 전라도라 싫어'하는 지역주의자, 전 좋아합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덧붙여 '난 김대중이 빨갱이라 싫어'하는 경상도 사람도 좋아합니다. 역시 농담이 아닙니다.

위의 두 사람들은 제게 쓸 데없는 기대를 갖게 하지도 않고 시간을 뺐지도 않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그들은 내가 돌아서는 순간 자신들을 향해 '저 무식한 꼴통xx들' 할 거 압니다. 그들은 그런 자신에 대한 평가를 감수합니다. 대신 솔직함을 선택한 거죠.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감정으로 전 전원책을 좋아합니다. 군가산점제 토론에 나온 전원책 발언 보세요.

"군대는 강제적 폭력집단입니다. 그러니까 군대는 본질적으로 가기 싫을 수 밖에 없어요. 가기 좋은 군대, 그거 불가능합니다."
 
얼마나 솔직하고 현실 자체를 냉정하게 직시합니까? 우파 입에서 맑시즘의 국가론이 튀어나오는 파격은 그야말로 상쾌 그 자체입니다.

제가 싫어하는 부류는 이렇습니다.

"난 정말 호남 사람들에게 편견없어. 전라도쪽 문화보며 감탄해. 그런데 말이지. 역사적으로 보면 거긴 지주와 소작농 체제였잖아? 지주들은 배부르니까 나태해서 결국 도태됐지. 소작농들은 사는게 그렇다보니 눈치가 빠르고 배신에 익숙해. 그러다 지금 전라도 사람들 성격이 그리 된거지 원래 그런 사람들이였겠어?" 이러는 새퀴.

"난 518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파. 우리나라 역사에서 두번 다시 있어서는 안되는 비극이지. 그런 점에서 광주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 그게 김대중이 말야. 지 끄나풀 시켜서 마구 선동하는 바람에 벌어진거라고. 이러니 내가 김대중을 어떻게 찍을 수 있겠나?" 이러는 새퀴.

"김대중이 빨갱이 아냐. 걔가 어떻게 빨갱이야? 걘 한나라당보다 더한 신자유주의자야. 김대중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알아? 거기에 돈은 얼마나 쳐먹었어?"이러면서 매번 한나라당 찍는 새퀴.(진짜 한번이라도 다른 당 찍었으면 말 안함)

제가 위의 부류들을 싫어하는 건 단순히 경상도 지역주의자라서가 아니예요. 저런 인간들은 괜한 기대를 불러일으켜 제 시간과 감정을 소모시킵니다. 그 뿐만이 아니예요. 자기 앞에서 "정말 님은 지역감정에서 자유로우신 것 같아요." 혹은 "정말 나라를 생각하시네요." 혹은 "맞아요. 님이야말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애정이 많으시네요." 이런 칭찬하지 않으면 뒤에서 내 욕 해댑니다. "쟤 전라도냐?" 혹은 "쟤 빨갱이라서 저렇게 꽉 막힌 거지?" 혹은 점잖게 "다양한 관점이 부족하군" 이런 식으로 징징거려요.

노신이 그랬죠. 자긴 벼룩과 모기와 파리 중에서 벼룩을 제일 좋아한다고. 벼룩은 말없이 원래 자긴 이렇다며 피를 빨아 먹고 모기는 빨아 먹으면서 말이 많고 파리는 말도 많으면서 안빨아먹는 척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