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빠’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은 없나요?

“제가 트위터에 올린 글 마지막 문장에 용서해 달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무슨 말을 더 하겠어요.”

-유 선생님을 좋아하는 저도 가끔 극렬 ‘유빠’들에게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요.

“민주당 지지층 중에는 상대방을 영남패권주의자라고 대드는 사람이 없나요? 박근혜 지지자 중에는 상대방을 종북좌파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나요? 박사모나 일베에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고 누가 박근혜를 욕하나요? 어떤 정치인 지지자나 그중에는 합리적이고 온건한 사람도 있고, 아주 공격적인 사람도 있는 거예요. 그런데 유독 노무현, 유시민 지지자들에게만 왜 그렇게 가혹하죠? 왜 우리만 손가락질하느냐고요.”

-애고, 오늘 기자들이 적어준 질문에는 ‘합리적인 진보개혁 진영에서도 당신을 밉상으로 보는 이유’를 묻는 것도 있네요.(웃음)

“정치하면서 노상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비겁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는 저녁이 되면 체질상 눈이 무조건 충혈되거든요. 밤 12시에 만나고 제가 권력에 눈이 벌게서 어떻다는 식의 기사를 쓰는 데야 어쩌겠어요? 제가 정치할 때는 그런 질문 받아도 애써 웃으며 답했는데, 솔직히 그런 질문은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너무나 많은 비열한 질문을 받아서 이제는 성질을 좀 내기로 했어요.(웃음)”

나쁜 놈과 이상한 놈 있는데, 왜 착한 놈은 없는가

-“안철수 박사가 과연 권력투쟁으로서의 정치가 내포한 비루함과 야수성을 인내하고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적으셨더군요. 정치의 비루함은 어떤 건가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려 볼까요? 제가 술을 못 마셔요. 소주 석잔이면 얼굴이 빨개져요. 그런데 5월이면 지역구에서 마을마다 효도잔치가 열리고 어른들이 소주를 따라주세요. 안 받으면 싸가지 없는 놈이 되고, 받아 마시면 두 군데 돌고 제가 뻗어버려요. 그런 때 ‘이걸 왜 해야 하나’ 비참해져요. 10월이면 지역구 학교들부터 제 모교까지 온갖 체육대회가 열려요. 10시 개회식에 가면 벌써 삼겹살 굽고 소주잔이 돌고 있어요. 모교 체육대회를 가니 기수별로 천막이 40개예요. 정말 꾹꾹 참으면서 술을 받아먹는데 우리 기수까지 겨우 돌고 뻗었어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그냥 정치가 그런 거예요. 당내 선거 때도 비참해요. 전당대회를 오후 2시에 하니까 아침에 차 타고 올라오면 되잖아요. 그런데 꼭 그 전날 온다고요. 저를 아끼는 선배가 ‘어느 지역 대의원들이 여의도 중국음식점에 모여 있다, 어디 호텔에 있다’면서 방마다 돌래요. 인사라도 해야지 아니면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가보면 요리접시, 빈 양주병이 굴러다니고 50~60대 대의원들이 벌겋게 취해서 ‘어이, 이제 왔어?’ 바로 반말을 해요. 제가 40대 중반의 당의장 후보일 때요. 도대체 그 요리값, 호텔비는 누가 냈는지 몰라요. 거기서 고개 숙이고… 물론 좋은 정치를 만들려면 그것도 참아야죠. 그러나 시궁창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어요. 비루한 거죠. 그런 순간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제가 민주당을 특정했다고 적지는 마세요. 분열주의자, 이적행위자란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저는 무서워요. 제1야당의 내부 문제를 지적하고 혁신하자고 하면 그런 소리를 하는 거예요. 6월항쟁 이후 25년 동안 계속된 프레임이에요.”

-어떤 프레임이죠?

“비유하자면 되게 힘센 나쁜 놈(the bad)이 있어요. 객관적인 나쁜 놈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생각할 때 나쁜 놈이죠. 그리고 가끔은 착하기도 못나기도 한 이상한 애(the ugly)가 있어요. 이상한 애는 힘이 좀 있어서 나쁜 놈이 나쁜 짓 하는 걸 막아주기도 하는데 자기도 가끔 나쁜 일을 해요. 서부영화로 치면 우리는 더 굿이 없는 정치예요. 여기서 착한 애(the good)가 좋은 일을 할 힘을 얻으려면 시간이 걸려요. 영화 보는 사람들이 진짜 우리 편으로 믿고 박수 쳐 줄 수 있는 배역, 즉 더 굿을 만드는 게 우리 정치의 과제예요. 그런데 착한 애가 나타나면 나쁜 놈과 이상한 애가 각각 총을 쏴요. 이상한 애는 총을 쏘면서도 착한 애한테 ‘내 말대로 해야 착한 사람이 된다’고 조언해요. 그 말을 따르면 절대로 착한 사람이 될 수 없어요. 하지만 시킨 대로 안 하면 ‘분열주의자’라고 낙인이 찍혀요. 이런 프레임이 87년 체제의 본질이에요. 지난 10년간 이 프레임을 깨려고 도전했지만 제가 진 거예요.”

-통합진보당에 참여한 것도 그런 도전의 일환이었나요?

“통합진보당에서 마지막 가능성을 봤던 거예요. 문제도 많고 경직되어 있지만, 이 프레임을 깨는 데 힘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좌에서 우로 왔다 갔다 한 게 아니에요. 더 굿의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는 제법 강력한 세력을 하나 만들고 싶었던 거예요.”

-경선 부정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과적으로 구 민주노동당계의 의회 진출을 도왔고, 진보정당 분열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제가 한 말들을 찾아보라고 하세요. 더이상은 할 말이 없어요. 끝없이 얘기해도 계속 같은 질문만 하는 언론인들이 무서워요.(웃음)”

-안철수 박사가 비루함을 이겨내고 더 굿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요?

“알아서 자기 길을 열어가겠죠. 그가 어떤 힘으로 이 프레임을 부술 수 있을지 저는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안 박사를 만난 적이 있나요?

“전혀. 나 같은 사람과 어울리지 말라고 많이들 조언했을 거예요. 저는 정치를 그만둔 뒤에도 공격받을 거예요. 무책임한, 싸가지 없는. 이미 붙여놓은 딱지들이 계속 따라다닐 거라고 봐요. 이 얘기는 여기까지!”

-왜 이렇게 안티가 많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행실이 나빠서 그렇겠죠. 달리 뭐라고 설명하겠습니까.”

-저는 정치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억지로 부름받아 나온 사람들이 정치하는 건 지켜보기도 피곤하거든요. 유 선생님도 사람 만나는 걸 즐기는 편은 아니시죠?

“국가적 이슈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지적 활동도 열심히 하지 않고, 작은 정책 개선에 보람을 느끼며 지역구를 지켜내는 정치인도 물론 필요해요. 그러나 사람 만나는 걸 게을리하고 싫어하지만 큰 어젠다 중심으로 가는 사람도 있어야 정당도 정치도 돌아가요. 어느 한 유형의 사람들만 정치를 하면 안 돼요. 제 스타일이 우리 정치 풍토에서 살아나기 힘든 건 사실이지만요.”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78233.html


 


 

지랄 ㅋ 구태정치꾼

그래서 니까짓게 안되는거지 남탓만하는 정치꾼놈 끄지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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仲尼再生 " 夜 의  走筆  " 취임사

 

저를 아크로 주필로 추천하시는 회원여러분의 글을 읽고, 오늘 본인은 본인의 향후 거취를 놓고 깊이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프루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끝없이 되뇌며, 다수 회원의 요청대로 아크로 "밤의 주필" 직을 기꺼이 수락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내 일신의 안녕 만을 위한다면 봉급 한 푼 못 받는 이 명예직을 수락할 수 없었겠지만, 이미 공인 아닌 공인이 된 몸으로서 이 위기의 시대에 역사가 제 어깨에 지운 이 짐을 떠맡기로, 본인은 이 아름다운 밤 위대한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