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회담이 하루 앞두고 결렬되었다
회담결렬에 대한 것 조차 북한은 보류이고 우리는  무산이라고 한다.

회담 결렬 이유도 유치하기 짝이 없는 카운터 파트너의 직급문제였다
과연 수직적 위계질서의 문화를 가진 나라들 답고 평등을 강조하는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조차도 수석대표의 급수때문에 회담을 펑크내버렸다.
우리 역시 과거 15년동안 심지어 이명박 정권에서조차 관례적으로 봐주던 한끗발 낮은 북한 대표를 거부하느라 회담을 펑크냈다.
북한은 기어코 우리보다 자기네가 우월하다는 생각을 한직급 낮은 사람을 보내어서 관철하는 치기어린 모습이고
우리는 이참에 버릇을 고치겠다는 심산이다.

물론 이게 단순한 격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는 주도권 다툼이라는 밀리면 안된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말이다 조금만 시야를 넓게 가질 수는 없을까?
내세울것이라고는 달랑 불알 두쪽과 허세에 쩐 자존심하나인 북한의 투정을 좀 못이기는체 넘어가면 안되나?
상대방의 치부를 꼭 까발려서 확인을 시켜야만 나의 정당성이 입증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과거 정권들이 배알이 없고 멍청해서 그냥 북한보다 높은 직급을 카운터 파트너로 보낸줄 아는가?

대표의 격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북한의 누가 나와도 자기 자신이 결정권은 없다
우리 역시 사소한 것은 몰라도 중요한 것은 청와대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양쪽 다 현장 대리인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점에서 우리는 형님나라 미국의 실용주의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2003년 4월 23일 베이징에서 북미중 3자회담이 열렸을 때 미국 대표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였는데 북한 측 대표는 리근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이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총리나 부총리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관보는 장관내지 차관급이다.
중국은 푸잉 아주국장이었다.

중국은 국장급을 보내었고 북한은 한술 더떠서 부국장을 보내었는데 미국은 차관보가 왔다
사실상 동아태 지역의 실제 책임자격인데 왜 미국은 격을 맞추지 않았을까?
그것은 켈리 차관보가 실제적으로 직접 중국과 북한의 입장을 듣고 상황을 파악하려는 실용적인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한국전쟁 휴전협정 당사자국으로서 당사자가 못된 한국을 늘 한수 아래로 깔보려는 북한 미국의 차관보에게 부국장을 보내는 북한이 한국의 요구대로 호락호락 격을 맞추어줄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이제 겨우 긴장에서 탈출하고 신뢰회복을 위한 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지엽적인 문제로 회담을 파토낸 것은 박근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관례적으로 우리보다 낮은 직급의 사람을 보낸 것 뿐이다
북한 입장에서 지금까지 아무 말 안하고 잘 대화했는데 새삼 왜 직급을 가지고 따지냐가 북한의 주장일 것이다

이쯤에서 평화를 누가 견인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 본다
북한이 평화를 견인해 낼 수 있을까?
북한이 평화와 긴장완화가 더 절실할까?
아니면 우리가 더 절실할 까?
국민의 요구와 필요에 북한정권이 더 민감할까 아니면 우리일까?

지금 우리는 개성공단 기업주와 근로자들의 생계 문제 이산가족 상봉의 인도주의적 문제 그리고 금강산 관광문제가 걸려있다.
모두 상징적인 사업들이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튼 사업이고 개성공단은 남북이 협력하여 경제 번영을 이루자는 약속이고 이산가족 상봉은 분단의 비극을 극복하자는 인도주의적 상징이다.

이런 중요한 문제들 앞에서 격을 이유로 회담을 파토낸 밴뎅이 속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더욱 북한은 보류로 여지를 남겼는데 우리는 무산이라고 못을 박아 북한의 항복을 받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회담 대표의 겪은 회담을 진행하고 남북 교류를 해가면서 설득하여 시정할 문제이다.
이것이 회담의 전제조건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이런 모습은 경직되고 아직도 대결적 대북관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상대방의 항복을 받고 상대방을 나의 뜻대로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북한이 응할 이유가 없는 행동인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명박 5년동안 북한의 인질이 되면서 단절된 경험이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신뢰 프로세스라는 말만 바꾼 이명박의 북한 투항정책을 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건지 아니면 치킨게임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박근혜 역시 북한이 중국등의 압력으로 어떤 양보를 전격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5년은 남북간 포격전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설령 북한이 격문제등에서 양보한다 하더라도 매 사안마다 우리측 주장을 수용할리는 전혀 만무하다고 볼 때 결국 박근혜의 대북 정책은 대화를 안하겟다는 정책인 것이다.
아니면 북한이 한번 무릎을 끓으면 앞으로 매 사안마다 우리의 요구에 순순이 응해주는 순한 양이 될 것이라는 순진하고도 어리석은 착각이든지.


통일부 직원들만 신났네 5년동안 별 일없이 한가하게 근무하게 생겼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