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에 가까운 글이니까 반말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양해해주시길...


시닉스님이 '우울합니다만...'이란 제목으로 일련의 포스팅을 올린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 못지 않은 우울함을 느끼고 있다.
전에도 밝힌 바가 있지만 민주노동당 당원의 입장에서 쓰는 글이기에
공평하지 못한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은 알아서 해석하시길...

이글루를 하는 분이라면 알겠지만, 최근에 이오공감에서는 
민주당, 국참당과 진보정당(특히 진보신당)의 '연대' 논쟁에 대한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메인게시판에도 관련글이 있지만 아직 계속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연대'라는 것을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다만 야합이 아니려면 나름대로의 원칙 하에서,
어느 한쪽이 손해보지 않는 쪽에서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깊게 생각해 본 것은 아니지만 '복지동맹' 정도의 선에서 정책 연대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충분히 '연대'할 수도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 논의가 건설적인 논의로 가지 못하고, 상당히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오공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심상정의 서한에 반박해서
한미FTA를 옹호하는 포스팅이 올라왔다.
거기에 한미 FTA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댓글을 달았는데,
그럼 진보신당이 집권하면 '어떤 외교적 마찰에도 불구하고'
한칠레 FTA를 폐기할 거냐는 리플이 달렸다.
진보신당 당원이 아니까 그걸 정 알고 싶으면
진보신당 관계자에게 물어보라는 리플을 달았다만,
상당히 씁쓸했다.

한칠레 FTA는 경제의 파급효과 자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심상정을 비롯한 진보진영에서 반대한 것처럼 그렇게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보진 않는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심상정이나 진보신당이 무슨 석고대죄를 하거나 해야 할 일인가?
그렇게 따지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에 드러누워가며 반대했으니까
대통령 당선 후에 경부고속도로를 부숴야 하는가?
물론 나름대로 자료를 가지고 합리적 판단을 내리겠지만, 
어떤 정치인이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걸 가지고 저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그럼 완전무결한 사람만 정치인을 할 수 있나?
그리고 외교적 관계에서 우리나라가 폐기하고 싶다고 일방적으로 폐기할 수 있나?
힘이 다 빠지는 느낌이다.
 
'연대'는 못해도 싸우지는 말자는 생각이 들어서 한미FTA가 어쩌고 하는 말은 더이상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한미FTA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은 많다.
하지만 여기서 그걸 말하려는 건 아니고...
한미FTA에 대한 생각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토론을 한다고 생각 차이가 줄어들진 장담할 수 없지만,
생각이 다르다고 무조건 배제할 생각은 없다.
다만, 전혀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없구나 싶어서
이게 소위 말하는 '노빠'의 수준인가 싶어서 꽤나 우울했다.

모든 '노빠'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Crete님만 해도 정치적 성향은 나랑 좀 다를지 몰라도,
상당히 합리적이고 괜찮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런 식으로 토론을 거부해버리는 데는 우울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이런 논쟁 자체의 시발점이었던 마케터 님의 포스팅 자체도
단순히 연대 제안이 아니라 진보신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도발적인 포스팅이었고,
내가 본 바로는 감정섞인 발언들도 소위 '노빠'들 사이에서 더 많이 나왔다.
('노명박'이란 표현에 대해서는 기분나쁠만한 것 인정한다.
그런 부분은 반대편에서도 좀 신중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좋고 싫고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수준의 노빠들이라면 절대로 재집권 못 한다.
악담을 하는 게 아니라 냉정히 내가 봤을 때 이런 수준이면
절대로 누구랑도 '연대' 못 하고 퇴장할 수밖에 없다.
이글루 블로거인 Lucifel 님이 하신 말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의 자유주의자들과는 가능한 얽히지 않는 게 좋다'는.

나는, 자유주의만 해도 한국에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유주의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토론조차 거부해버리는 사람들이
한국의 자유주의자들이라면 미래가 없을 것이다.
노무현의 정신을 정말로 잇고 싶다면
일단 남의 말을 들어보기는 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생각할수록 더 우울해지는 느낌이다.
어차피 이렇게 감정적으로 흐르기 시작한 이상 생산적인 토론 같은 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이거 하나만은 지켜졌으면 하는 게 있다.

'연대'는 못해도 싸우지는 말자.

하지만, 어차피 싸움엔 불이 붙었을 뿐이고...-_;; 아아, 우울하구만;
'연대'는 개뿔...애초에 무리였어;;;;  

나는 역사에 밀착해서 살아왔다. 역사는 목동의 피리소리에 맞추서 춤추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부상자의 신음소리와 싸움하는 소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