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대선에서 김대중과 김영삼은 후보단일화를 거부한다.
이 대선 이후로 국회의원선거에서 지역독식/타지역배제 현상이 일어난다.
이와는 별개로 지역차별과 지역차별감정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
민주화세력은 이 때부터 분열되었다.
  
1988년 여소야대가 되었고, 민정당은 정국을 주도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김영삼 김종필을 끌어들여서 1990년 1월에 민자당으로 합당한다.
김영삼을 지지하던 세력과 국민들이 민주정의당과 한 몸이 되면서
여소야대를 만들어 준 국민의 애초의 결정과 달리
보수는 다시 덩치가 커지고, 개혁은 세력을 회복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한편 김영삼세력은 민자당을 탈당할 수도 없었다.
나가 봐야 아무 실익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랬다.
한편 구민정당세력 역시 김영삼세력을 내칠 수가 없었다.
그건 여소야대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영삼은 당내에서 몽니를 부려서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다.

원래 군사독재가 끝나면 군사독재세력도 점점 사그라들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김영삼이 자신의 세력을 이끌고 민자당합당을 함으로써
군사독재세력이 물타기와 함께 세력을 다시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지역차별감정에 따른 국회의원선거 양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런 선거 양상은 내가 보기에 김영삼의 책임으로 보인다.
만약 김영삼이 합당만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다른 상황이 되었을 것 같다.

민자당의 후신인 신한국당 한나라당은 누구를 내쫒는 법이 없다.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는 블랙홀처럼 누구든 다 받아들인다.
일단 받아들이면 제 발로 나가기까지는 같이 있고 힘을 합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아는 모양이다.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고른 득표율을 올리는 ,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는 정당이었다.
단지 경상도에서만 평균을 훨씬 밑도는 지지를 받았고,
보다 적확하게 말하자면 배척을 받았을 뿐이다.
그러니 나는 보수가 떠들어대는 민주당=호남지역당 공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동의하는 것은 단지 '보수가 민주당=호남지역당이라고 생각한다'는 현상 뿐이다.
보수의 규정은 다수의 국민들에게도 그렇게 인식되었다.
사실과는 반대되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은연중에 민주당=호남당이라는 공식으로 인식한다.

1997년 김영삼정부는 외환위기를 막지 못했다.
나라경제를 망쳐 놓고도 이회창후보는 김대중후보와 불과 몇 십만 표 차이였을 뿐이다.
나는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은 김종필이 아니라, 보수의 500만 표를 잠식해 준 이인제였다고 생각한다.

보수는 정권을 잃고도 걱정이 없었다.
국회의석을 과반수를 쥐고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랴!
원하는 대로 발목을 잡을 수 있는데, 무엇이 아쉬우랴!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 10년간 9번인가 예산처리시한을 넘기면서 발목을 잡았다.
외환위기 와중에서도 이런 짓을 저지를 만큼 대단했던 것이다.

=== 점프 ===

민주당은 지금 강자의 위치고, 국참당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상태이니 약자의 위치라고 할 수 있다.
국참당이 태어나면 개혁세력은 다시 한 번 분열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은 개혁적인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국참당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다.
이 경쟁이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경쟁에서 열린우리당이 우위를 차지했다는 것을 떠올려 보라.
물론 그건 탄핵사건 여파로 일어난 일이기는 하다.
그러니 각자 하기 나름이다.

이 경쟁이 나쁜 것인가?
이 경쟁이 하지 말아야 할, 잘못된 선택인가?
나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노인들이 세상을 뜨고, 점점 더 젊은 사람들이 선거연령이 되니,
앞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길게 잡으면 앞으로 20면, 짧게 잡으면 3년만 기다리면 된다.
친이가 친박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면, 
어쩌면 좀 더 빨리 한나라당이 두 개의 보수 정당으로 분열될지도 모른다.

보수가 두 개의 정당으로 분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이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거나, 실천에 옮기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이회창의 정당은 크기가 너무 작아서 '두 개로 분열되었다'고 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