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닉스님이 울적해하시는 한명숙 전총리 수뢰설에 대한 수사가 흐지부지 하는 것 같군요.
곽 전사장의 진술은 이랬다 저랬다 (장난꾸러기~~~) 하다가 결국은 정세균 대표 이름까지 나오는 판입니다.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도 함께 같다고 하죠? 게다가 도대체 금액이 5만달러 맞기는 하는 건지, 돈을 건넨 방법이 총리공관이 맞기는 한 건지, 무슨 자리를 따 내려고 뇌물을 준 건지, 도통 모르게 되었습니다. 일국의 총리라면 밀착해서 경호하는 경호원만도 몇 명은 될텐데 이 경호원들은 눈귀 다 멀은 장님에 귀머거리인 모양입니다.

증거 있다고 자신 있게 구속영장체포영장을 신청한 검찰이나, 오로지 진술만 가지고 영장을 내준 사법부나(뭐 신영철 같은 인간도 있긴 하지만) 한심하긴 매 한가진데, 묵비권 행사에 그냥 집으로 돌려 보내려면 도대체 구속영장체포영장은 왜 신청했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체포영장 사본을 달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아래 링크 기사 참조. (형사소송법에는 체포된 피의자나 그 변호인은 체포영장 또는 그 청구서의 사본을 교부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는데 문제는 이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되는지 불분명하다는... 도대체 이런 조항은 왜 있는 걸까요? 어차피 검찰 마음대로인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2/18/2009121801627.html

어쨌든 여권은 사람도 많고 지원사격 해줄 언론이나 방송도 있습니다. 물론 정치인 쪽수도 훨씬 많죠.
최근처럼 동시다발로 여러가지 일을 왕창 벌여서 전선을 확대해 버리면 야권(가뜩이나 갈라져서 지리멸렬인데.)은 전 전선에 걸친 대응은 불가능합니다.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한명숙 건은 완전 떡밥입니다. 걸리면 좋고 안 걸려도 그만.
하지만 여기에 야권에서 힘을 쏟는 사이에 불리한 사건은 덮이고 자기네들이 힘을 쏟고 싶은 것에 대해 야권의 대응력은 약해지죠. 솔직이 말해서 비열해서 그렇지 작전은 좋습니다.(야권의 문제점은 도덕성을 강조하다 보니 이런 작전 쓰는 데 능하지 못 하다는 것.)

그런데 이런 저런 일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의 뇌리에서 슬슬 빠져 나가고 있는 건 바로 안원구 사건입니다.
기사를 통해 접한 바로는 안원구는 여권에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한폭탄, 그것도 메가톤 핵폭탄 급입니다만, 최근 들어 이 사람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줄어든 것 같습니다. 이 사람과 관련된 인물이 바로 한상률인데, 기사를 잠깐 검색해보니 12월 초 이후 이 사건에 관련된 기사가 거의 사라졌더군요.

한명숙 사건은 어차피 진술에 의존해서 한 수사라면 길게 끌 사건이 아닙니다.
길게 끌어 봤자 더 나올 것도 없고, 한명숙이 호락호락 검찰 원하는대로 해줄 리도 만무하고, 검찰도 더 해볼만 한 건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모양새는 장기전으로 가고 있습니다. 최소한 제가 볼 땐 그렇습니다.

검찰이 이렇게 해서 두달 혹은 세달 정도의 시간을 확보해주면 여권은 안원구 사건을 어떻게 해볼 시간적 여유가 생기죠.
안원구를 달래 보든, 안원구 빼고 나머지가 입을 맞추거나 혹은 있는 증거물, 예를 들어 도곡동 땅이 2MB 소유라는 문서의 존재 확인 및 폐기,을 없애거나 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이렇게 세간의 관심이 안원구에게서 멀어지는 걸 이용해서 안원구를 압박할 수도 있죠.(너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힘을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이런 말이 있었죠.
'비리를 비리로 돌려 막는 놈'
어차피 비리가 많아 다 틀어 막기는 불가능하다면 작은 것들 다 터뜨리고 조금 큰 거 한 방으로 같이 날려버리면 됩니다. 큰 불을 폭탄으로 끄는 방법과 유사하다고나 할까.

물을 타려면 대상이 있어야 할텐데, 4대강이나 세종시는 물을 타서 어찌 해 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해관계자들이 너무 많고 이익 관계가 너무 첨예하죠. 국민들의 관심도 많고.

안원구 사건은 촉발된 직후 한명숙 사건에 의해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일부러 '기회는 찬스다'하고 멀리한 놈들도 있겠죠.)
정권의 뿌리를 통째로 뒤흔들 내용을 가지고도 이렇게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 하는 것도 참 신기한 일입니다.

저에게 배팅을 하라면 안원구 사건에 올인하겠습니다.
지금 이 정권은 한명숙 사건을 통해 안원구 사건 물타기 및 뒷수습할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고, 검찰은 적극 협조 중이라고.
안원구 사건이 제대로 터지면 검찰도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도독동 땅 수사를 했던 장본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