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또는 동성혼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두 가지 쟁점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1> 동성애 성향은 유전적인가 후천적으로 학습된 것인가

<2> 동성애는 권장할 만한 사회적 가치를 갖고 있는가

<1>에 대해서 동성애 옹호론자들이나 반대론자들이나 특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학계에서도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이구요. 그렇다면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보수적인 관점을 옹호 최소한 보호할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감이 전세계 모든 문화권의 공통된 현상이라고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글쎄요, 제가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율법 차원에서 동성애 반대를 명문화한 문화권은 유대교와 이슬람교(이건 당연히 유대교 전승의 일환입니다) 등 중동 문화권 외에는 못 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대중들의 동성애 혐오에 대해 유교문화의 영향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제가 알기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적어도 공자의 경우에는 동성애에 대해서 어떤 발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유교 사상의 대표적인 사상가들은 다 마찬가지 아니었을까요?

조선 시대 유학자들도 풍속에 대해서 여러가지 기록을 남기고 있지만 특별히 동성애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속이 문란하다는 얘기는 자주 등장하지만 특별히 동성애를 콕 찝어서 언급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설혹 있다고 해도 그것이 대단한 사상적 배경을 가진 언급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주변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동성애 혐오 또는 거부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적어도 문화적인 영향은 아니라고 봅니다. 혹시 아크로 회원들 중에서 어렸을 때부터 '동성애는 돌로 때려죽일 가증한 행위이니 절대 생각도 하면 안된다'는 얘기를 들으며 자라신 분 있습니까? 저런 얘기는 성경에 나오지만 독실한 크리스찬들이라 해도 저 메시지를 마치 교리처럼 주입시키는 가정은 흔치 않을 거라고 봅니다. 성경 십계명 얘기도 매일처럼 해주는 경우는 극소수일 텐데, 그냥 계명의 하나인 저런 얘기를 (자신들의 문제도 아닌데) 매일처럼 들려주는 경우는 극소수의 광신도들 외에는 없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동성애에 대한 광범위한 혐오 현상도 우리들 가운데 거의 유전적으로 내재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동성애를 옹호하시는 분들이 말씀하시는, 동성애 성향의 유전 가능성보다는 그 반대 현상이 유전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요.

만일 동성애 성향이 유전의 영향이고, 그것 때문에 개인적 선택의 결과가 아닌 불가피한 현상이며 그래서 보호되어야 마땅한 것이라면 그 반대의 성향도 최소한 자기 존재를 주장할 권리는 있는 것 아닐까요?

이 문제에 대한 명명백백한 과학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면 여러가지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동성애 성향이 순전히 유전의 결과일 가능성, 유전이 아니라 그저 환경의 영향일 가능성, 유전적인 성향이 있다고 해도 문화적 변수에 의해 극대화됐을 가능성 그리고 동성애 성향이나 그 반대의 성향이 모두 유전적일 가능성, 동성애 성향이 유전이라 해도 그것은 일종의 유전병으로 취급해야 할 가능성 등.

동성애 옹호하시는 분들이 그 주장을 펼치실 권리도 인정하지만, 그 반대의 주장을 당당하게 내세울 권리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자들 가운데 태반은 그냥 더 강한 성적인 자극을 좇는 성향의 결과 아닌가(우리나라의 동성애자들 가운데 양성애자 비율이 매우 높은 게 그걸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봅니다. 원래 금지된 욕망이 더 강렬하고 미지의 영역이 주는 유혹이 큰 법이니까요.

나머지 사람들, 도저히 동성애 성향을 억제할 수 없고 이성과의 사랑이 불가능한 경우는 일종의 치료 교화의 대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강제적인 것이 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것도 매우 중요한 전제를 요구합니다. 그것은 동성애가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는 주지 않는다는 확증이죠.

사실 현실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논란은 지금 이 지점에 머물러 있는 게 맞습니다. 동성애가 과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가? 이걸 두고 설왕설래하는 거에요. 그런데 또 동성애를 옹호하는 분들은 이 부분에 대한 논증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이 논증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요.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나 시각에 대해서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유전적/생물학적인 관점에서도 그렇지만 사회적인 관점에서는 더더욱 동성애는 아직 그 영향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는 이슈입니다. 생쥐 실험처럼 사람들을 무작정 교배시켜서 몇 대에 걸쳐 동성애의 유전 성향을 가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회문화 또는 정치 경제적 영역에 동성애가 미치는 영향을 쉽게 파악 검증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보다 신중한 자세 또는 신중한 자세를 요구하는 견해에 대해서도 시민권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2>의 경우 앞에서 말한 '동성애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가'라는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즉, 동성애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서 성립 가능한 논제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할 경우 이런 행위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의 자원을 배분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먼저 분명히 해둬야 할 것은 모든 자원은 유한하다는 대전제입니다. 이건 결코 바뀔 수 없는 명제임에도 우리나라 진보들은 의외로 쉽게 이 사실을 잊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동성애의 유해성 여부는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보지만, 설혹 동성애가 전혀 해롭지 않고 심지어는 일부 장려할만한 장점이 있다고 해도 사회적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에서는 이성애에 비해 밀릴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피노키오님이 잘 정리해주셨지만, 이것은 국가가 존재하고 사회가 존재하는 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냐느니 어쩌구 하는 얘기는 그냥 자다가 봉창 뚫는 얘기, 고무다리 긁는 얘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한된 자원을 국가가 어디에 먼저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느닷없이 개인과 국가의 관계 얘기가 왜 나옵니까? 납세거부 운동을 하자거나 무정부주의를 주장한다면 차라리 설득력이 있겠습니다. 세금 안낸 외국인에게 주는 복지 혜택은 내국인의 그것과 달라야 한다는, 의료보험료 내지 않은 해외교포가 국내에 와서 친인척 명의로 비싼 수술 하고 가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에 가깝다고 봐야 합니다.

원천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동성애는 사회적 자원 배분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국가 예산이나 사회적 자원은 결국 사람이 만들어내는 겁니다. 그래서 사회적 자원의 막대한 부분이 그 인적자원인 다음 세대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양육하고 교육시키고 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투입됩니다.

직접적인 예산 등 눈에 보이는 자원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이고 문화적인 자원의 문제는 더 예민할 것으로 봅니다. 초등학교 등 교과서에는 일반적인 가족 구성의 모델이 표현되곤 합니다. 여기에 동성애 가족의 모델을 집어넣어야 하나요? 그렇게 주장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또는 교과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실 분도 계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결국 어느 것에 우선순위를 두느냐, 비중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는 남습니다.

동성애자들이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것은 동성애의 유해성 여부를 떠나 그들의 신체적 사상적 정치적 경제적 자유와 권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인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온 투쟁과 노력의 결실입니다. 이 부분은 동성애자나 이성애자나 가릴 것 없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권리입니다. 하지만, 이런 결실조차도 바로 출산과 양육, 교육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동성애자들은 기본적으로 이성애자들의 거대한 자산 위에 떠 있는 존재라는 겁니다.


덧붙여,

지역차별 해소 문제와 동성애 문제를 연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원래부터 지역차별 문제와 동성애 문제를 연결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저는 근본적으로 진보가 모든 소수자, 약자의 연대라는 주장을 믿지 않습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진보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약자였고 소수였지만 미래에는 물질적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진화 발전에 의해 필연적으로 다수와 강자가 될 수밖에 없는 세력을 주목하고 이들의 투쟁을 도와서 권력을 잡도록 하는 가치관입니다. 마르크스가 노동자의 세상을 얘기했던 것도 노동자 계급이 미래에는 다수+강자가 될 것이라는 필연성과 당위성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설혹 노동자 계급이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해도 진보가 그런 세력의 정치권력 장악을 지향한다는 전제는 흔들릴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진보들이 무작정 소수파 약자 지향성의 가치관을 내세우는 것이 저는 솔직히 가소롭습니다. 그러면 맨날 패배하자는 얘기밖에 안되는 거에요. 저는 호남이 그런 세력이 되는 것이 싫습니다. 호남은 권력을 잡아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산업화 근대화되어야 합니다. 산업화 근대화하자는 얘기를 무작정 공장 많이 짓자는 얘기로 알아듣는 분은 없겠지요?

만일 동성애자 외국거류민 등과 같이 해야 지역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저는 그런 지역차별 해소 노력은 안하겠습니다. 그건 호남에게도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