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보면 종종 법률 용어, 개념 나열하시는 분들 계신데요. 물론 그 자체는 전혀 문제 삼을 일이 아니죠. 제가 그걸 가지고 얘기하려는 게 아니고요.

하지만 사실 법률 지식 좀 읊어 댄다고 해도 그 사람이 정말 뭘 제대로 얼마나 아는지는 이런 게시판에서는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비하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쉽게 단적인 예를 들어 보죠. 

전문대 졸업하고 순경이라든가 법원, 검찰9급 시험을 5년 동안 공부했지만 결국 붙지 못하고 떨어졌습니다. 사실 시험에 붙어서 근무하는 법원 9급이라고 해도 아무도 이 사람들을 법률 전문가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시험에도 못 붙을 정도라면 뭐 말할 것도 없겠죠. 하지만 그래도 아마 5년 책 본 게 있으니까 이런 게시판에서 이런 저런 용어에 판례들 나열하면서 아는 척 하기에는 충분할 겁니다.

반면 고시에 합격했다든가 법률학 석박사라든가 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사실 이런 게시판에서는 이런 분들이라도 해당 자기 전공 주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글을 쓰지 않는 이상은 이 사람이 전자의 경우인지, 후자의 경우인지 누가 알겠습니까?

하지만 그래도 좀 수준이 있는 사람들(?)은 글의 수준을 보면 대충 구분이 가는데요. 후자의 경우가 택도 없는 헛소리를 늘어놓을 확률은 매우 낮겠죠. 반면 전자의 경우는 비록 법률 지식들을 나열한다고 해도 논리를 보면 그 수준이 형편 없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단적인 예로, 여기서 한 명이 아니라 몇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하는 걸 본 것 같은데, 무슨 무죄추정의 원칙을 들먹이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하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건 유죄로 전제하고 법적인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얘기일 뿐입니다. 이런 게시판에서 어떤 사람이 유죄냐 무죄냐를 논하는 데 들먹일 수 있는 개념이 전혀 아니죠. 그건 마치 검사가 피고인은 유죄라고 법정에서 주장한다고 해서 검사 보고 무죄추정의 원칙도 모르냐고 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헛소리일 뿐입니다.

그리고 또 예를 들면, 혼인관계에 대해 법이 인정하고 보호하는 예의 하나로 일상 가사대리 등을 예로 들었더니 가사대리는 사실혼 관계에서도 인정되니까 그건 혼인의 제도적 보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아는 척을 하던데 그것도 웃기는 소리죠.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니네는 친하니까 대리권 인정해 주는 거 없습니다. 사실혼 관계만 되도 대리권을 인정해준다는 게 그 자체만으로 사실혼이라는 혼인관계를 국가가 법적으로 인정하고 보호해주는 것이죠. 사실혼이라는 혼인관계에서도 인정되는 제도가 혼인의 제도적 보장과 관계가 없다?? 수준을 짐작하기에 충분합니다.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냐고 지적을 했더니 또 무슨 논점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법률 지식들을 쭈욱 나열하더군요. 사실혼은 법률혼이 아니라는 당연한 소리들을 쓸데없이 길게 나열하던데, 내가 언제 사실혼이 법률상 혼인이라고 했습니까? 사실혼도 혼인제도라고 했죠. 하여튼 웃기는 재주도 참 좋으십니다그려. ㅋㅋㅋ 하지만 그래도 소용 없다는 거죠.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봤다는 겁니다.

어쨌든 제가 말하려는 건 특정인을 공격하려는 게 아니고 이겁니다. 이런 식으로 아무리 법률 용어들을 나열하고 아는 척 해도, 사람들은 그 사람의 수준을 논리의 수준으로 판단한다는 거죠. 그리고 물론 이건 법률 지식 뿐만 아니라 다른 지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아무리 아는 척 해도 소용 없고 가만히 있어도 다 알아 준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