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혹은 정부가 외국인들을 차별하면 결코 안됩니다. 외국인이라 해서 국가가 그 사람의 신체와 양심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 인류의 공통 기본권을 침해하는건 명백한 차별이고 당연히 안되는거죠. 그러나 국가는 국민과 외국인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고, 외국인들의 참정권은 물론 각종 민법상의 권리들을 대부분 부정하면서 온갖 형태의 제한을 가합니다. 이거 국가가 외국인들을 차별하는 걸까요? 또한 국가의 그런 외국인 구분 정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 감정과 혐오와 편견을 가진 사람들일까요? 그래서 이제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서 누구든지 신청만 하면 주민등록증도 내주고 선거권도 주고 내국민과 아무런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해야만 하는걸까요? 그러면 과연 대한민국이 유지가 되겠습니까?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국민에 대한 기본 개념이 바뀌는건데?



어제 동성혼 찬성론자들과 몇 합 논쟁을 해봤는데, 기본적으로 국가의 국민에 대한 차별과 차등조차 구분을 못하는 기함할 정도의 인식 오류에 깜짝 놀랐습니다. 국민에 대한 국가의 모든 차등적 대우를 차별로 규정하고 반대하겠다는 태도는 정말 신선하고 놀라운거에요. 어제 제가 국가가 동성혼을 금지시키는건 차별이 아니라 차등인 것 같다는 식으로 말하니까 곧바로 차등이 차별이지 무슨 헛소리냐 하는 식의 반박이 날아오는데  정말 황당한거에요.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혼인과 가족에 대한 기본 개념이 바뀌는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아무 고민도 없이 전혀 대수롭지 않은 문제인 것처럼 대하면서 툭툭 던지던데 말이죠.

(추가 : 취소선 부분은 꼬르륵님의 말씀을 제가 오해를 하였습니다. 좀 더 확인없이 작성한 점 꼬르륵님께 사과를 드립니다)


국가는 모든 국민들을 일상적으로 차등 대우합니다. 동등하게 대하는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가령 나이로 구분해서 20세 이하 국민들은 거의 모든 민법상의 권리를 제한당하면서 마치 금치산자 취급을 받는거 잘 아실거에요. 만약 누군가가 "나이 어린게 죕니까? 제 나이가 어린게 제가 선택한 결과에요? 우리도 성인들 못지 않은 판단력을 갖춘 정상인이라구요. 그러니까 맘대로 결혼도 하게 해주고 투표도 하게 해주고 술도 마시게 해줘요. 세금? 세금 한 푼도 안내는 어른들도 많던데요? 그니까 국가가 나이를 이유로 국민을 차별하지 말라구요. 우리에게 정당한 권리를 달라!! 블라 블라 " 이렇게 주장하면 뭐라 하실 건가요? 그런 주장 반대하면 미성년자들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인거에요? 



아주 똑똑한 경우에는 15살짜리들도 왠만한 성인들보다 훨씬 수준높은 정치적판단력을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에요. 반면 유치원생 아이보다도 떨어지는 성인들도 수도 없이 많구요. 그러나 그런 소소한 반례들이 '연령 구분에 따른 참정권의 차등' 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 있는 논거가 될 수 있다고 믿으시는 겁니까? 어제 반대론자들이 툭툭 던져대던 '그렇다면 불임부부는 어떻할거냐' '이성혼도 그런 문제들 다 있다'  등등의 반론들이 모두 그런식의 얼척없는 반박들인거죠.



만약 국가의 연령에 따른 참정권의 차등 제한을 국민에 대한 차별로 규정해서 없애버린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이제 젖 먹는 갓난아이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하는건 당연한거겠죠? 이렇게 어떤 중대한 제도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예측하는데 "'극단적인 케이스를 가져와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거라 야단이시니 이건 당췌 어안이 벙벙하고 말이 안 나오는 겁니다. 



그럼 제도를 운영해야 하는 국가 입장에서 차별과 차등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차등을 둘 만한 아무런 합리적인 개연성 혹은 근거가 없는데도 차등을 두면 그게 차별인 거에요. 어제 아모르파티님이 이거에 대해 굉장히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는데도 전혀 캣치를 못하시던데 절망적인 수준인겁니다. 국가가 만약 국민들의 출신지역에 따라 권리행사에 차등을 두면 그건 당연히 차별이에요. 그런데 막상 출신지역에 따른 국가의 모든 차등이 차별인 것도 아니에요. 가령 낙후된 호남 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을 배분하면 그건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등인 겁니다. 그럴 때 타 지역민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반대하실 겁니까? 그렇다는 분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난닝구질 그만 두시길 바래요.



또한 국가는 국민들을 미혼자와 기혼자로 구분하여 차등을 둡니다. 당연히 합리적인 근거가 있죠. 국민재생산은 국가가 계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유일한 필요 조건이고, 그것을 관철시켜야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니까요. 이건 헌법에도 나와있는 거에요.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쌩 기본 3대 의무 중의 하나라는 겁니다. (헌법 66조 2항,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따라서 국가가 국민재생산의 가능성이 있는 기혼자집단에게 미혼자집단보다 더 많은 권리를 주고 예산 배분의 혜택을 주고 하는 건 차별이 아니라 차등이라고요.



그럼 동성혼 부부들은? 그들은 미혼자집단과 구분하여 국가가 차등적인 대우와 혜택을 줘야할만한 아무런 합리적인 개연성과 근거가 없는 집단이에요. 국민재생산 가능성이 0 이니까요. 차등에 대한 매우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는 말입니다. 근데 무슨 근거로 그걸 차별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제발 국가에 의한 동성혼 불인정을 차별이라고 판단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뭐가 있는지 좀 들어보고 싶네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부정하는 것이니까? 그게 말이 됩니까? 행복추구권은 무한대로 보장이 되어야 해요? 오히려 동성혼 인정은 미혼자집단에 대한 근거 없는 차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드십니까?



동성연애행위 자체에 대해 국가가 제한을 가하고 법률로 금지시키는 건 개연성과 근거가 전혀 없는 차등이므로 명백하게 차별 맞아요. 그러나 국가가 동성혼 부부 등록을 거부하고 인정을 안해주는 건 그냥 일상적인 차등 행위인 겁니다. 국가가 기혼자와 미혼자를 차등 대우하는 것과 동일한 거에요. 근데 이게 마치 무슨 심각한 인간차별의 문제인 것처럼 끌고 와서 난리부르스를 추는 이유가 당췌 뭐에요? 온갖 동원할 수 있는 궤변들을 총동원해가면서.



물론 저의 개인적인 신념은 동성혼 찬성입니다. 그들도 편견 없는 세상에서 공인된 정식부부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개인적인 신념과 그것을 국가제도에 막무가내로 투사하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에요. 저의 개인적인 신념은 국가가 소멸하고 모든 인류가 자유로운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것입니다. 그렇다 해서 제가 저의 그런 신념을 당장의 현실적 국가 제도에 마구잡이로 투사해서 앞뒤 안 가리고 주장하고, 의견에 반대하는 다른 회원들을 무슨 편견에 사로 잡힌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면서 막무가내로 우기면 보기에 어떻겠습니까? 이건 정말 심각한 수준인 겁니다.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국가는 결코 도덕적 판단을 구할 수 있는 권위의 담지자가 아니에요. 국가는 그냥 국민들이 보다 더 행복한 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리주의적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동성혼이라는 국가제도의 차등 정당성을 다투는 문제에서 난데없이 국가를 도덕적 판단의 담지자로 대하시는 분들이 있네요. 그 분들이야 말로 국가를 신으로 모시는 겁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은 신의 명령을 무시하고 저항하고 계시네요. 정말 이해가 안되는 분들입니다.



그렇다면 동성혼 찬성론자들이 이 문제를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이 뭘까요? 일단 국가의 국민재생산 의무를 인정해야만 됩니다. 그걸 다른 내용으로 뒤집는 논리는 국가의 존재 필요성 자체를 부인해버리는거죠. 따라서 그것을 당연히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동성혼이 국가의 국민재생산 의무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거나, 설령 약간의 지장이 있더라도 그 것은 동성애자들이 혼인불인정으로 겪어야 하는 사회적 차별과 혐오의 고통보다는 작다는 논리를 세워야죠.



그렇지 않고 동성혼 반대론을 논리로써 격파하고서 정면돌파 하겠다면 걍 바위로 계란치기인 거죠. 벌써 헌법 66조부터 개정을 해야 하는데 동성애자들의 요구로 그게 되겠냐구요. 게다가 지금처럼 동성혼 반대론자들을 근거 없는 증오와 편견의 소유자들로 몰아가는 전략은 턱도 없는겁니다. 님들의 주장은 국민재생산이 국가의 의무라는 것을 부정하지 못하는 이상 아무런 논리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어요. 또한 동성애자들의 고통과 사회적 차별이 곧바로 동성혼 허용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구요. 왜냐면 동성혼 금지가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의 원인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