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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혼을 제도로 뒷받침하는 문제의 정당성을 둘러싼 시시비비는 그 자체로 의의가 있습니다만, 전 여기서 조금 다른 문제 건드리겠습니다. (무명전사님이 이미 한 얘기의) 재탕인 것 같기도 하지만, 현 시점 한국이라는 사회적 공간에서 동성혼까지 사회-정치적 의제로 부각시키는 건 아무래도 무립니다. 제약조건이 과중하게 걸려있어서 그렇죠. 한국 대중 절대다수가 동성혼을 아예 논외의 문제로 여길 겁니다. 솔직히 제 입장을 말하라면 전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입니다. 동성혼을 법률상 허용한다고 해서 제가 그거 굳이 반대할 생각은 없어요. 그러나 저 같이 찬성은 커녕, 적극적 반대를 하지 않는 사람조차 절대 소수죠.
해서 당분간은 동성애자들을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수용하고 이들이 동성애자임을 당당하고 거리낌없이 밝힐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 동성애자를 타자로 간주해 배척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하는 일에 주력하는 일이 고작이라고 봅니다. 이것만 해도 수십년이 걸릴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녹록치 않은 일이고 주어진 여건을 감안하면 오히려 대단한 성취라고 할 만해요.
그리고 좀 다른 얘기지만 야당 (민주당 등)에서 발의한 포괄적 차별 금지법은 새누리당 쪽에서 주장하는 북한 인권법과 함께 묶어서 추진해 나가는 쪽으로 방향으로 잡으면 좋을 겁니다. 주고 받기 하자는 거죠. 민주당 등 야권에서 새누리당의 북한인궈법을 반대하는 논거로 내세우는 것이 이른바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는 건데 아주 박약하고 설득력 없이 주장이죠. 새누리당 지지자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소위 중간층 가운에서 야권삘이 강한 사람들도 이 주장에는 고개를 갸우뚱 할 겁니다. 왜냐하면 기존 야권의 주장대로 한다 하더라도 그 '실효성'면에서 더 나을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새누리당이건 야권이건 피차 서로 막연한 추측에 의존해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블랙박스죠. 안에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명분'이 강한 쪽에 여론이 쏠리게 마련입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새누리당의 북한인권법은 '명분'면에서 트집 잡기가 어려워요. 그러다보니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억측'을 들어 반대하는 데, 이게 상당히 궁색하죠.
나중에 더 쓰든지 하고 지금은 여기까지.
2013.06.05 10:07:45
minue622님/포괄적 차별 금지법에 북한인권문제를 삽입하자는데는 찬성.
그리고 저는 동성애 옹호자지만 포괄적 차별 금지법에 동성애자 부분은 이번에는 삭제하거나 '차별 해소를 위하여 동성애자 관련 문제를 사회의 공론화를 활성화 시키는데 노력한다'라고 표현을 넣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촌스러운 개념일지 모르겠는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피흘림'은 당연한 것인데 우리나라 사회적 강자나 연예인들... 특히 연애인들(제가 동성애자라고 추측하는 연애인이 몇 있습니다만)이 커밍아웃을 하지 않고 묻어가기 때문이죠.
물론, 동성애 옹호론자들은 '커밍아웃'은 '죄를 고백하는 반인권적 행위'라면서 반발하겠지만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는 '피흘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홍석천을 굉장히 높게 평가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저렇게 동성애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으로 바뀐 이유는 수많은 동성애자들이 법적 권리를 위해 투쟁한 결과이고 그런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법적 합당성 논리 발굴, 사회의 여론에 대한 환기의 결과인데 속된 말로 '묻어서 간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리의 소중함을 망각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런 사례들이 향후 새로운 사회적 아젠다들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법에 대한 훈련 등....이라는 차원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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