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나 많은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 한국이 다종교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문화적 충돌이 격화되지 않고 국민적 통합성 및 동질성이 두드러지게 높은 중요한 원인 중 하나를 한국이 유교적 가치관으로 통합된 사회라는 데서 찾고 싶습니다. 기독교 신자건 불교 신자건 생활양식과 정서, 세계관의 밑바탕은 어디까지나 유교적 가치관으로 통일되어 있다는 거죠. 좀 다른 얘기같지만 어디선가 브루스 커밍스가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도 있죠. 6, 70년대 박정희 독재 정권에 항거한 이른바 민주화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나 보면, 이네들의 정신세계는 과거 유교 특히 맹자의 '민본주의' 사상에 충실했던 유교 지식인들을 연상케 하는데가 많다고. 기층정서에 그런 면이 강하게 깔려 있다는 얘기겠죠.

 사실 아프리카 국가들, 유럽의 식민지 팽창기의 유산으로 인해 역사적 뿌리 없이 인위적으로 자로 잰 듯 국경이 정해지고 어거지로 국민으로 통합된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족' 간 충돌을 감안하면, 이런 제 생각도 그 나름의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해서 전 이 오래된 유교적 가치체계를 전면적으로 붕괴시킬만한 문화-사회적 개혁은 좀 신중하게 대해야 된다고 봅니다.

동성혼 허용이 바로 그런 성격의 문화-사회 개혁안이죠.

 또 하나, 진보 혹은 좌파 진영의 의제로 이를 전면적으로 부각시키는, 급진적 문화개혁도  전 삼가해야할 일이라고 봅니다. 이를 너무 급하게 추진하려다 보면 좌파 진영이 사회에서 완전히 '고립'어 버리는 곤란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