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어이가 없습니다. 우선 결혼을 남녀간의 결합으로 정의한 건 그게 가장 보편적인 형태이기 때문이지 다른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겁니까? 동성간의 결혼은 그 보편적인 형태의 예외인데, 그러니 사회가 그런 관계를 억압하면 결혼은 여전히 남녀간의 결합으로만 정의되는 거고, 사회가 그런 관계를 수용하면 그때는 결혼의 정의가 지금보다 폭넓게 확장되는 것 뿐이죠. 어짜피 국가도, 국가가 만든 법도 사람이 만든 것에 불과한데 무슨 국가는 초월적인 존재고 그래서 그 초월적인 국가가 결혼의 의미를 남녀간의 결합으로 선험적으로 못박은 것 처럼 말씀들을 하시네요. 흐강님이야 신이 그렇게 명했다고 믿으니 그 믿음을 고수하는 거지만 다른 분들은 뭔가요? 갑툭튀 국가를 신으로 숭배하는 새로운 종교에 가입이라도 하신 겁니까? 

그리고 국가가 "남녀"가 결합했기 때문에 결혼 이후의 다양한 사회보장을 해주는 겁니까? 국민의 행복한 삶을 후원해 주는 말그대로 사회보장의 차원에서가 아니고요? 아니 그러면 이때까지 결혼은 언제나 남녀만 해왔는데 왜 복지국가나 사회안전망, 경제민주화 등등..이런 정치이념이 대세를 이루지 못하는 국면에서는 기혼자들의 사회보장대책이 전무하거나 유명무실했던 겁니까? 그때도 여전히 결혼은 "남녀끼리만"하고 있었는데요? 

또 국가가 부부관계를 지원하는 게 "국민재생산"을 하기 때문인 게 맞습니까? 그럼 예전 박정희 시대 때의 산아제한정책은 또 뭡니까? 그때는 아예 표어가 아들딸 구별말고 한명만 낳아서 잘길러 보세..이런 거 아니었던가요? 그때는 "국민재생산의 억압"을 위해 국가가 세금을 써가며 열심히 홍보했고 심지어 다자녀가구에게는 불이익도 준 것으로 아는데..그럼 그때는 국가가 부부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국민재생산의 억압"에 있었다는 소리로군요. 옆동네 중국은 또 어떻습니까? 거기는 자식 1명 이상 못놓게 국가가 강제를 하고 그 이상으로 자녀가 태어나면 호적에도 못올리는데? 그런데도 국가가 결혼의 의미를 국민재생산의 차원에서 이해한다는 게 맞는 소립니까?

지금 국가가 자녀를 많이 놓게 "권장"하는 이유는 갈수록 출생률이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출생률을 늘리기 위한 유인을 주기 위해 자녀를 몇명 이상 놓으면 몇백만원 지원..이런 식으로 "사회보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무슨 이상한 의미들을 추출해서 마치 국가가 국민재생산의 선험적인 목적을 위해 자원을 투입하고, 심지어 그것이 국가가 부부관계를 바라보는 어떤 전통적인 관점인 것 마냥 묘사들을 하시는 건지?

그리고 5%(=이렇게 많을리도 없죠)의 동성애자들이 동성혼 인정을 요구하는 것을 95%에 대한 도전으로 보는 발상은 어디서 나온 겁니까? 그럼 10%의 노조가 우리 사회를 향해 임금인상이나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면 90%에 대한 발칙하고 무례한 도전이 되겠군요.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50%를 못넘기는 모든 세력들은 본의아니게 다 소수자의 위치로 자리매김되어 나머지 다수에 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는 건데, 사회의 제세력들간의 관계를 이런 적대적인 이분법으로 보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연유하는 것인지?

이건 완전 다수가 진리다!를 보는 기분이군요. 국가는 초월적 상위체이고, 그래서 국가가 결혼의 의미도 선험적으로 정한 거고, 그러니 사회에서 소수자에 해당하는 애들은 걍 아닥하고 다수를, 아니 국가가 보증하는 그 선험적 규칙을 따라야 한다..

와우! 원더풀! 이제 히틀러 같은 분만 한명 등장하면, 우리 아크로에서도 헬게이트가 열리는 건가요?^^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