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식투자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주식투자자들끼리 주고 받는 이야기들을 대략 뭔 소린지 알아들을 정도는 됩니다.

주식이라는게 어떤 회사가 이권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소유권의 일부를 증서로 표시해서 판매를 하는거고, 따라서 그 회사가 보유한 재산이 불어나면 소유권의 가치도 올라갈테니 주식가격이 올라간다는건 저도 이해를 합니다. 또한 주식판매를 통해 모집한 자본으로 적절한 생산시설을 구매하고 노동자들을 잘 조직해서 많은 생산을 하면 사회 전체의 부의 증진에 기여하는거고, 그 생산기여분을 주식소유자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것도 잘 알구요. 거기다 미래가치 즉 미래의 배당금 + 주식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주식가격을 더 끌어올리고... 대략 이렇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현금이란 결국 배당금 + 신규 주식투자자의 유입자금 이거 둘 밖에는 없는거 같거든요. 회사 소유권의 가치란 소유권 그 자체가 아니라 소유권으로 벌어들이는 수익 즉 배당금으로부터 나오는걸테구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배당금은 은행의 보통예금 금리 수준도 안되는거 같고.. 따라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결국 신규 주식투자자의 유입자금을 기존 투자자들이 능력에 따라 나눠챘다는 건데...

저는 어떻게 이런 황당한 시장이 잘 유지되고 있는건지 좀처럼 이해가 안가거든요. 만약 신규유입자금이 없다면 기존 투자자들은 서로 이익과 손해를 주거니 받거니 제로섬게임을 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손가락을 빨 수 밖에 없는거고, 그런데 가만보니까 개미들은 넣다 뺏다 하면서 총액에는 그리 큰 변동은 없는 것 같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거의 그런 상황인 것 같고... 결국 주식시장의 신규유입자금이란 국민연금같은 연기금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즉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국민연금 등을 기존의 주식투자자들이 사이좋게 나눠먹고 있다는건데;; 

이런 삐딱한 제 생각을 교정시켜 주실 주식고수님 없으신가요? 이건 비꼬는거 아니고 진짜로 궁금해서 질문드리는겁니다.

그래서 하도 궁금해서 자칭 주식고수라는 지인한테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다음은 대략의 요약.

피노 : 주식투자는 왜 하는공?
지인 : 주식은 올라가는 거니까. 그 때 팔아서 차액을 남길려고 하는거지. 배당금도 있긴 하지만 그건 쥐꼬리 꽁돈이라고 봐야지.
피노 : 그럼 주식은 왜 올라가는거임?
지인 : 회사의 실적이 올라가서도 그렇고, 사람들이 현재 시세보다 더 비싼 값에 사려고 달려들어서도 그렇고.
피노 : 그러니까 회사 실적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더 비싼 값에 사려고 달려드니까 그렇다는 거지?
지인 : 그런 셈이지.
피노 : 회사 실적이 올라가면 투자자한테 어떤 좋은 점이 있길래 더 비싼 값에 사려고 달려들까?
지인 : 주식이 올라가니까.
피노 : 회사 실적이 올라가는데 주식이 왜 올라?
지인 : 사람들이 사려고 달려드니까.
피노 : ??? 그럼 사람들이 왜 사려고 달려들어?
지인 : 주식이 올라가니까.
피노 : 아 ㅅㅂ 뭐야 ㅋㅋㅋ
지인 : 그리고 회사 실적이 올라가면 배당금이 늘어날테니까.
피노 : 배당금은 쥐꼬리 꽁돈이라며.
지인 : 그런가? ㅋㅋㅋ. 암튼 주식이 올라가니까 사람들이 비싼 값에 사려고 하는거라고. 나는 그 때 주식을 팔아서 차액을 남기는거고.
피노 : 그럼 주식은 올라가는거니까 사람들이 달려든다는거지?
지인 : 그런셈이지.
피노 : 그럼 결국 뱅뱅 도는거네? 올라가니까 사려고 달려든다, 왜 사려고 달려드냐니까 올라가니까 그렇다.... 무한 반복. 이게 뭐임?  
지인 : ???
피노 : 맨 첨에 내가 주식투자는 왜 하냐고 물었더니 주식은 올라가는거니까 하는거라고 그러고, 그래서 주식은 왜 올라가냐 물었더니 사람들이 비싼 값에 사기 때문이다 그러고, 그럼 그 사람들은 왜 비싼 값에 사려고 하느냐 물으니까 주식은 올라가는 거라서 그렇다니... 그럼 주식은 왜 올라가냐고 다시 물어 볼 수 밖에 없잖아. 근데 회사실적은 배당금인데 그건 있으나마나한 쥐꼬리 꽁돈이라며...
지인 : 아 ㅅㅂ. 그건 니가 주식에 대해 조또 몰라서 그럼. 모르겠으면 직접 해봐. 주식은 오르는거여. 안오르면 누가 주식투자를 하겠냐?
피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