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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넷에 갔더니 minue622님이 사단칠정에 대하여 언급하고 흐강님이 그 '무효성'에 대하여 설파하고 있다.
글쎄..... '천하무적 개신교 쉴더' 흐강님이 중국 버젼 칼맑스 묵자를 아시는 것일까? 그렇다면 사단칠정의 무효성에 대하여 설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왜냐하면, 사단칠정에 대하여 퇴계 이황과 논쟁을 벌린 기세광은 묵자의 사상과 같다고 주장되니 말이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퇴계 이황은 한반도 최초의 맑시스트와 논쟁을 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기세광의 주장은 훗날 율곡 이이에게 계승되었으니까 결국 율곡 이이도 한반도 버젼 맑시스트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기세광을 한반도 버젼 맑시스트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율곡에 대하여는 언급을 하지 않는다. 반면에 율곡은 실존철학의 대표주자인 하이데커와 비교된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묵자....... '먹자'가 아니고 묵자...... 맑시즘의 동양 버젼이라고 불리는 묵자는 피상적으로 판단한 것에 의하면 맑시즘보다 보다 포괄적이고 근원적인 것 같다. 그리고..... 물론, 서양이나 중국이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외래 사상'이지만 진보들의 '맑시즘'에 대한 편애와 '묵자'에 대한 홀대는 '쌩'무식한 나에게도 좀 의외이다.
이 학문의 계보를 훑어가다 보면 기세광의 주장은 남한에서 민중사관 그리고 북한에서는 주체사상으로 갈려나가는 희미한 흔적을 발견한다. 민중사관과 주체사상이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는 잘모르겠지만 계보학적으로만 판단하자면 남한의 1970년대의 민중사관은 빨갱이라고 누명을 써도 할 말이 없게 되어버렸다. 생사람을 '너 빨갱이지?'하고 없는 사실도 자백케 한 당시의 폭압성, 그리고 지금도 그 폭압성을 계승 발전하여 '다른 목소리만 내도' '너 좌좀이지?'라고 사람을 몰아세우는 현재의 몰지성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하이데커와 율곡을 비교한 논문의 전문을 가지고 있는데 유료로 다운 받은 것이라 저작권 문제 때문에 전문을 올리지는 못하고..... 그 논문을 참조할 수 있는 국립도서관의 색인과 논문 중 '아주 일부'만 발췌하여 올린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寂易騷"를 남기고 간다.
대충 읽고 드리는 말씀임을 전제한다면, 물론 동양과 서양 사상가 간의 사고의 유사점을 찾는 근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만 이는 함정입니다.
논지 전개의 방식, 논지가 위치하는 사상적 맥락 등에 따라서 비슷한 명제도 현실에서 해석되는 게 다르다는 건 한그루님도 잘 아실 테고,.,
여담으로 한국사상이나 동양사상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왜 사상을 성경처럼 붙잡고 그걸 박제하는 데에서 그치냐는 것입니다. 거기서 자꾸 현재적 의미를 찾아내고 재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해요. 니체가 플라톤하고 칸트를 씹어먹어서 자기 철학을 만든 것처럼, 맑스가 헤겔하고 아담스미스를 씹어먹고 자본론을 쓴 것처럼, 지젝이 라깡하고 맑스를 씹어먹고 자기 철학을 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도 공자 맹자 율곡 퇴계를 열심히 씹어먹어서 자기 철학을 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결국은 딴소리로 마무리되네요..지송^^;;
디즈레일리님/정말 대충 읽으셨군요. 님이 제기하신 문제는 이미 본문 속에 기술되어 있습니다만 ^^;;;
뭐, 씹어먹어서 자기만의 철학을 만드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사회의 상황들 그리고 담론을 만들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만 만들어도 다행이죠.
오죽하면 신재호 선생이 '사상이 조선에 들어오면 조선의 사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조선이 된다'라고까지 했겠습니까?
그리고 참조로 말씀드리면(본문에 기술했지만) 저는 저 거론된 학문들을 계보학적으로'만' 설명드린 것입니다. 당연히, 비교철학까지 동원할 정도로 제가 관련 학문들에 대한 깊이가 없다는 것은 제가 '보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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