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젊은 시인이 첫 시집을 보내왔다. 젊다고 했는데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고 4~50대 아닌가 추정된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뒤 향리에서 오래 농사를 지으며 원자력 발전소 관련한 환경운동에도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이다.

시집을 펼쳐보는데 대뜸 <뼛 국>이라는 시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 시들은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워서 좀처럼 눈길이 가지

않는데 이 시는 앙상한 제목과는 달리 아련한 여운을 마음에 새겨놓는다. 질박하고 간소한 표현들도 전혀 무리가 없다.

 

                                                  뼛 국

       엄니는 명절 뒤끝에 발라놓은 생선뼈를 모아뒀다,

      두붓국을 끓여주셨다.

       생선뼈에서 우러난 뿌연 국물에 살점들이 풀어져 고소

   하기도 하고 짭짤하기도 하여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명절이 보름쯤 지나 엄니 국맛을 못 잊어 두부를 사다

     파를 썰어 넣고 끓이는데

     왈칵 눈이 붓는다

    엄니도 저 뼛국을 끓이다가 눈물을 빠뜨렸을까

    간간하면서 혀끝에 감기는 그 진국이 눈물맛이었구나

   어른 상에 발려진 생선뼈를 모아뒀다 끓여주던 국을

   속도 없이 물어봤었다.

   "엄니, 뭔 국이당가"

   "뼛국이란다"

   이제야 대답한다

   "엄니, 뼛국이 진짜 맛있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