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학 게시판
호치민 기념관 앞에서 이른 아침 어슬렁거리는데 참배객들이 아침부터 줄 서있는 걸 보고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젊은 참배객들 표정이 엄숙한 가운데도 긍지에 가득 차 보였다. 우리에게는 유감이지만 호치민에 버금가는 인물이 없다.
또 한사람 영웅이 바로 여기 등장하는 피아니스트 당 타이손(Dang Thai Son)이다. 80년 아시아인 최초로 쇼팽 콩클 우승 이후
그가 쌓아온 연주이력은 일일이 열거할 지면이 없다. 정직하게 고백하면 필자는 그간 "베트남 사람이 뭐 잘 하면 얼마나..."
이런 인종차별적 사고에 젖어 몇해전까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쇼팽 협주곡 2번을 그의 연주로 우연히 들은
뒤 "이제부터 베트남 사람들 만나면 모자를 벗어야겠다."로 생각이 바뀌어버렸다.
'마주르카'는 폴란드 농민생활에서 탄생한 무곡으로 폴란드 농촌을 알지 못하면 연주가 쉽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 나오는 마주르카를 들어보면 "참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이 수놓은 것처럼 잘 그려져 있다"는 걸 느낀다. 연주가의
솜씨는 거의 마술사 수준이다. 그의 핑거링은 그 자체가 일급 무용수의 손놀림처럼 섬세하고 매끄럽다. 바람에 나부끼는
아오자이 자락을 연상시킨다고 할까.
그는 언제나 무대에서 인민복 같은 검정색 복장을 하고 엄숙한 자세로 연주에 임한다. 건반 앞에 앉으면 그는 거인(巨人)이
된다. 그는 수도승 같기도 하다. 수도승 같은 자세로 연주에 임하는 그의 자세는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전쟁의 포화 속에서
널판지에 건반을 그려놓고 어렵게 어렵게 피아노연주를 습득하던 그 고난의 시기를, 그것을 거쳐서 비로소 음악이라는
신의 선물을 획득할 수 있었던 그의 이력이 음악 앞에서 그를 그토록 엄숙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르 몽드>지는 그를
"범접하기 어려운 피아니스"라고 평했는데 피아노 앞에서 거인이 되는 그에 대한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된다.
로자한나님의 소개글이 더 멋지군요
바람에 나부끼는 아오자이 자락 같은 손놀림 비유가 죽이네요
근데 정말 연주하는 손가락 놀림이 독특하고 표정이 수도승처럼 그런 느낌이 있네요
이번주 선데이중앙 음악 칼럼에 당 타이손 얘길 쓸려고 하는데 이게 초고가 될겁니다.
그는 대담할 때는 소리내어 웃기도 하는데 무대에서는 절대로 웃지 않는군요. 가령 쇼팽 협주곡을 들으면
이 사람은 이 한곡만을 위해 온 생애를 바친 것 같다고 느끼는데 또 슈만 협주곡을 들으면 거기서도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연주할 때 그 음악에 전부를 쏟아붓는다는 거지요. 그 차이가 뭐냐하면
그의 연주를 통해 비로소 멘델스죤 협주곡이나 슈만협주곡 같은 , 그다지 큰 인기 없는 곡에도 매력과 공감
을 느끼게 되고 그 음악을 새로 인식하게 되는 겁니다. 제가 실제로 당 타이손 연주를 통해 슈만이나 멘델스
죤 협주곡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이 사람은 얼마나 훌륭한 아시아인입니까? 오사까 시장 같은 벌레에 비하면....
로자한나님/우리에게는 유감이지만 호치민에 버금가는 인물이 없다................................ 인정.
그리고 님의 이 부분.....
필자는 그간 "베트남 사람이 뭐 잘 하면 얼마나..." 이런 인종차별적 사고에 젖어 몇해전까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제 경험으로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돈 좀 벌었다고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깔보면서 깝치는데......(이런 막말 쓰면 로자한나님에게 쫓겨날거 같은데... ) 그들의 현재의 의식수준이나 과거 역사의 쌓아온 흔적 등을 고려해볼 때 '대한민국 국민은 돈 좀 있는 개돼지.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아주 가난한 인간'이라는 것이 제가 경험하면서 얻은 결론입니다.
한그루님 등장으로 혹 뭐가 잘 못 되었나 깜놀했는데 앞부분 인정해주시어 다행.
두번째-베트남 뿐 아니라 요즘 연주자가 마구 쏟아지는 중국 일본에 대해서도 조금은 선입견이 작용하는데요. 솔직하게 고백한겁니다.
나라마다 괜찮은 마인드 가진 사람, 반대의 사람이 뒤섞여 살기 마련인데
동남아 관한 님의 긍정적 견해에는 저도 동감합니다. 베트남 사람들 자긍심 굉장하다는 것 알고 있고 그만한 근거도 있습니다.
경제발전 조금 되었다는 한국 사람들, 반성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베트남 태국 등도 앞으로 곧 더 잘 살게 되겠지요.
0요점은 당 타이손이 그렇게 유명한데 이상하게도 음반 한장 사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던데 대한 솔직고백과 반성문입니다.
깜놀'이란 표현에 오해 소지는 있으나 님이 생각하는 그런 뜻은 전혀 아닙니다.
님이 여기저기 시비거는 그런 분이라고 생각지도 않고요. 저도 정치사회 게시판에서 님 글 많이 읽어요.
다만 님이 관심사가 많은 분이고 자료검색에도 능하신 걸로 알기 때문에
혹 내가 무슨 착오를 했나 하는 생각을 제 딴에는 친근감을 갖고 약간 농담식으로 평소 쓰지 않는 말로
표현한 것 뿐입니다.
음악 글엔 뎃글도 거의 없어서 님 이름을 보는 순간 우선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님의 뎃글에는 오해할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동의하지 못할 부분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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