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아크로 (및 스카이넷)에서 뜬 일베관련 논의를 보면서 느꼈던 기묘한 위화감이 어디에서 나온 건지 이제 알겠습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여기와 스카이넷의 (소위 자타칭) 닝구계열 논자들의 주장에서 (일베-경상도 일체론)에서 느껴지는 어떤 위화감입니다.

 일베에 관한 논의에서 다음 두 가지를 구분해 봅시다.

 1) 일베라는 사이트의 성격.
 2) 일베라는 사이트를 폐쇄시키기 위한 방법론.


 (일베-경상도 일체론) 역시 마찬가지로 두 수준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어요.

 일베 성격론 : 일베의 코어 (그 사이트의 전라도 비하, 공격을 포함한 여타 반사회적 성향들을 주도하는 세력)은 경상도이다. 
 일베 폐쇄 방법론 : 일베의 영향력을 축소 혹은 무력화시키려면 (일베-경상도 일체론)을 전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대개 보면 이 두 수준이 주장하는 논자들도 제대로 구별하지 않고 그냥 혼란스럽게 섞여있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여기서 일베 폐쇄 방법론, 일베를 때리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건드리지 않겠습니다.
 <일베라는 사이트의 성격규정론>과 관련된 (일베-경상도 일체론)에서 드러나는 괴이함, 기이하게 뒤틀려 있는 지점 하나만 지적하는데서 그치겠습니다.

 딱 잘라 말하면, <박정희, 박근혜, 새누리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뒤져보면 한 두개 나올지도 모르지만 크게 보면 대개 그래요.
 
 일베-경상도 일체론은 사실 근본적인 수준에서 맞는 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맞는 말인가?
 일베의 전라도 때리기의 정치적 이념의 근거가 바로 박정희 (및 박근혜) 우상화에 있다는 의미에서 그렇습니다.
 일베에서 일관되게 관철되는 것이 바로 박정희 우상화 작업에 방해되는 세력으로 간주되는 분파들은 예외없이 철저히 까인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죠.

 우선 김대중 및 전라도.
 민주당.
 한겨레, 경향, 오마이 등 소위 좌좀신문 (친노성향 중립성향 모두 포함).
 진중권 등 반김대중 성향의 좌파. 노무현 및 친노세력.
 북한 (박정희 정권당시의 반공주의를 떠올릴 것).
 소위 종북세력 (및 햇볕정책 지지자들)
 

 그리고 이를 '지역적으로 볼 때' 이런 친박정희 (및 친박근혜), 반공절대주의, 반좌파성향 등이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은 누가 뭐래도 경상도죠.
 <일베-경상도 일체론>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 맞는 말입니다.
 이는 설령 (소위) 일베 코어회원들의 지역(본적)이 경상도가 아니더라도 여전히 성립하는 말입니다.
 이를 주장하기 위해 설사 아이피 조사하고 어쩌구 해봤더니 막상 코어악질유저 다수가 수도권 등 비영남권으로 드러난다 하더라도, <일베-경상도 일체론>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일베-경상도 일체론>은 <일베-새누리-박정희(박근혜) 일체론>의 다른 측면에 지나지 않아요.
 동전의 앞뒤 면과 같죠.
 비유하면, 이는 야권 내 반호남성향이 두드러지는 한겨레, 오마이 등을 비판하면서 지역적으로 경남, 정치적으로 (노무현-친노)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전 한겨레나 경향, 오마이 등을 거의 까지 않습니다만...(제가 이러는 거 아크로에서 보신 분 거의 없을 듯), 그러나 편의상 제가 한겨레, 오마이의 반호남성향을 곧잘 비토하면서도 <노무현> 혹은 <영남친노> 세력에 관해서는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번 가정해봅시다. 그냥 부산-경남놈들만 나쁜 새끼라고 죽어라 깐다고 해보죠.

 누가 보더라도 "저 놈의 한겨례, 오마이의 비토는 어딘가 해괴하고 비틀려 있다"고 생각하겠죠.
 핵심을 빠뜨린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여길 겁니다.
 
 마찬가집니다.

 아크로 (및 스카이넷 담벼락)에서 언제나 호출되는 건 '지역명'일뿐 (이를테면 영남, 혹은 TK) 그 정치적, 이념적 '몸통'인 새누리, 박정희, 박근혜에 관해서는 거의 완벽하리만큼 '침묵'하고 있습니다.

 전 이걸 보면서 예전 이명박 정권 시절 비밀사찰 건이 터졌을 당시 언론에 일부 보도되었던 이명박 정권의 호남 솎아내기, 그리고 그 사건에 관해 (적어도 제 눈엔 상당히 기묘하게 비쳐진) 아크로 내 닝구논자들의 침묵이 연상되었습니다 (까놓고 말해, 노무현 정권 당시 이런 일이 있었던 걸로 보도되었다고 칩시다. 그랬더라면 아마 그 때 사이트 발칵? 뒤집어 졌을거임).

 하여간 일베 분석에서 <일베-경상도 일체론>은, 오로지 일베가 <박정희, 박근혜 우상화 - 새누리 지지>사이트라는 의미에서만 타당성을 가지는 지적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새누리당에서 일베에 관해 해온 발언과 태도를 민주당의 그것과 비교해 보더라도 잘 드러나죠.
 현재 민주당은 일베 폐쇄까지 주장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우리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냐"로 받아치고 있는 형국.
 그런데 저기서 <박정희>, <박근혜>, <새누리>를 쏙 빼버리고 시작하니, <일베-경상도 일체론>에서 항상 그 분석과 규정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발걸음이 꼬인, 앙꼬없는 찐빵과 다름없이 되어버리는 거에요.
  
 
 (덧) 제가 징계 먹은 터라 (13시부터), 달리는 댓글에 관해선 1주일 뒤에 답변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