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후회

                                                                              황 지 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이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페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나를 위한 나의 희생, 나의 자기 부정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알을 넣어주는 바람 뿐

---------------------------------------------------------------------------------------------------------------------------
  황지우도, 그의 시도 잘 모르지만
  첫번째 연의 한 구절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란 그 구절은
  처음 본 순간부터 지워지지 않네요.

나는 역사에 밀착해서 살아왔다. 역사는 목동의 피리소리에 맞추서 춤추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부상자의 신음소리와 싸움하는 소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