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판에서 정치꾼들이 벌이는 <정치> 이야기는 별로지만,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정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습니다.

2. 기업조직이 어느 정도 커지면 <정치적 활동>이라는 것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 활동>이라는 것을 개념 정의하기에 따라서는 아무리 작은 조직에서도 <정치적 활동>이라는 것이 생겨날 수도 있지만, 예를들어 작은 규모로 오너가 직접 경영하는 기업조직에서라면, 그 구성원들 서로가 누구네 집의 숟가락이 몇 개다라는 것까지 알 정도면, 정치적 활동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생겨날 여지가 적은 것 같습니다.

3. 혈연, 지연, 학연 등등을 동원한 편가르기, 줄서기, 대화와 타협과 기싸움 등등 권력(자원배분에 대한 의사결정권한)을 둘러싼 암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혈연, 지연, 학연 등 누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관한 것들, <정보>는 정치적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4. 개인적으로 좀 생경하게 받아들인(인상/기억에 남아있는) <정치적 태도>라는 것이 있는데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이야기 하기>라는 것으로 아마도 이것은 쓸데없이 정적을 만들지 않는데 매우 효과적인 대화법 같습니다.

 

 

기업조직에서 <정치적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단기간 내에 폭주하는 때가 있는데 <경영권 분쟁> 발생하는 경우가 그런 경우인 것 같습니다. (이하는 귀동냥한 이야기에 적당히 살을 붙인 겁니다.)

 

회장님(지분 30%), 사장님(지분 20%), 기관투자자 몇 군데(합쳐서 20%), 개인소액투자자(합쳐서 20%), 기타(10%) 그동안 회장님과 사장님(혹은 사장님과 부사장님, 혹은 사장님과 전무님)이 사이 좋게 회사를 잘 경영해 왔는데 어느 순간에 뭐가 틀어졌는지 서로가 서로를 맹렬하게 비난하면서 경영권 분쟁 상태에 돌입합니다. 일단은 자기편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은 모든 것이 주주총회에서 결판이 날 것이므로 최대한의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결국 그 일을 해줄 사람들은 회사내 직원들이기에 우선 회사내 직원들을 자기편으로 확보하는 경쟁이 벌어집니다. 부서별, 혈연, 지연, 학연을 총동원하는 게임이 벌어집니다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합니다. 어느 부서는 단체로 누구편으로 넘어 갔는데 누구누구가 이러저러 했다더라. 어느 기관투자자가 누구 편을 들어서 지분율이 어떻게 되었고 그래서 이번 임시주총에서 어떻게 된다더라. 주주총회장을 봉쇄하기 위해서 사설경호원을 고용했다더라.

 

내가 여기에 속한 회사원인데 나름대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데(부장급 정도) 나는 아직 누구 편에 설지를 결정하지 않았다. 내가 계속해서 중간에 서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 격해지는 분쟁, 감정적인 행동들까지 개입되는 상황에서 중간에 서있는 것은 완전한 왕따, 회색분자…… 내가 특정인의 편에 서기 위해서는 명분과 실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명분은 뭐 대충 어느 편이 더 정당성을 갖고 있는냐 회장님은 오너로 출발해서 여기까지 회사를 키웠 지금 이러는 것은 배신행위다. 사장님은 비록 중간에 들어왔지만 중요한 아이템으로 회사에 기여를 했고 미래에 회사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혹은 누가 더 도덕적이다. 등등등…. 이거가 중요한 이유는 수많은 논쟁이 벌어지는데 극단적으로 명분이 없으며 할말이 없게 되고 말을 안하면 상대를 설득할 수 없고요…..

 

 

실리는 당연히 최악의 경우 우리편이 졌을 때 내가 회사에서 짤릴 각오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거는 실제로 아주 중요하지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지금 이 나이(부장급)에 다른 직장을 구해서 가기가 쉽지 않고 여기는 상당히 좋은 직장입니다. (어쩔 수 없이 끼게된 경영권 분쟁이라는 게임에 대한 참가비, 내가 낼 수밖에 없는 판돈입니다.)

 

나에게는 온갖 경로를 통해서 온갖 로비가 들어옵니다. 심지어 아내를 통해서도 로비가 들어옵니다. 온갖 말들이 들어오고 나는 많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치열하게 합니다. 신중히 선택해야 하니까.

 

다행하게도 최악의 경우까지 가기 전에 게임이 종결되고 그 동안의 앙금을 씻고 새출발을 다짐합니다.

 

 

이 게임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은 자기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합니다. 이 한판의 게임에 대하여 명쾌한 자기 나름대로의 사건 시작, 확전, 클라이막스, 종결에 대한 설명이 있고, 자기 나름대로의 분석이 있고, 그동안 자기가 취했던 입장에 대한 확고한 믿음(정당화)가 있습니다. 아마도 <정치적 의식>이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