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패권주의에 대하여는 상세를 생략한다. 단지, 영남패권주의에 대하여 여전히 그 실체성을 의아시하는 분들을 위해 몇가지 사례를 들겠다.

왜냐하면 이건희 회장의 분신이라고 일컬을 정도의 모 삼성 핵심 인사(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로 일반에 잘 알려져 있는 인물)가 한 말 때문에 그렇다. 다음은 KBS 보도 내용이다.

이 간부는 여기에 한 술 더 떠 노조와 호남한테 아무리 아부해 봤자 절대로 안 되는 만큼 확실하게 보수편에서 서야 한다는 충고까지 직접 모 후보에게 한 것으로 돼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동안 말로만 듣던 삼성의 영남패권주의적 인사관을 엿볼 수 있는 단초가 아니고 무엇인가! 호남 사람들에게는 삼성의 인재채용과 관련해 삼성은 이병철 회장 때부터 전라도 사람은 잘 뽑지 않았으며 뽑더라도 중용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삼성 이건희 회장의 핵심 측근 입에서 호남한테 아무리 아부해 봤자 절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삼성의 영남패권주의적 인사관, 더 나아가 오늘날 삼성공화국, 삼성제국이라고까지 회자되는 마당에 있어 사회경제적 권력을 쥔 사람들이 호남을 왕따 시키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은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가 1974년에 출판하여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전환시대의 논리>에 나오는 지역차별과 관련된 한 대목이다.

텔레비전 단막 또는 연속의 사회물을 유심히 보았더니 가정극에 나오는 식모에게는 어느 도의 사투리로 한다는 것이 정해져 있는 것 같고, 사회풍자극 등에서는 또 건전치 못한 행위를 하거나 수모를 당하는 역의 출신지도 대개 정해져 있고, 쾌감을 주거나 용기와 정의를 상징하는 역의 언어는 거의 예외 없이 또 어느 도의 사투리가 독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여기서 리영희 선생님이 말하는 것은 문맥상 바로 영남패권주의와 호남에 대한 왕따와 차별이다. 1970년대 초 텔레비전 드라마에까지 그 영향을 미쳤으니 그만큼 박정희 정권 이후 호남에 대한 차별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런데 상기에 든 예는 '새디즘적 영남패권'이다. 어쩌면 이 '새디즘적 영남패권'은 내가 후술하려는 '마조히즘적 영남패권'보다 덜 치명적일 수 있다. 비유하자면, 깡패에게 맞았는데 다리 하나 부러지고, 이빨 세 개 나간 것과 맞기는 맞았는데 진단을 해보아도 맞은 흔적은 없는데 속으로 골병이 들어 '아프다고 하소연하면' '저 인간 왜 엄살이야?'하면서 오히려 비웃음을 당하는 것...... 어느 것이 더 타격이 클까?


상기의 '새디즘적 영남패권'은 사실 적시만으로도 그 '폐해를 수정해나갈 수 있다'. 반면에 '마조히즘적 영남패권'은 그 은폐술이 뛰어나서 사실을 적시해도 적시한 사람만 오히려 '호남근본주의자'로 몰릴 수 있다. 


자, 그럼 예를 들어볼까?


우선 유시민. 가장 단순한 구조의 마조히즘적 영남패권으로 고정석 칼럼에서 인용한 것을 여기서 발췌한다.

유시민씨는 1997년 대통령 선거 얼마 전에 낸 <97 대선 게임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1987년 대선을 회상하며, “전두환이 참말로 잘하기는 다 잘했는데 딱 한 가지 잘못한 건 김대중이를 안 죽이고 놔둔 것이라는 노태우 진영 선거운동원들의 선동이 대구 사람들에게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먹혔다”라고 증언했다. 그리고 그것을 한 논거로 삼아, 1997년 대선에 김대중이 직접 출마하지 말고 조순을 대통령으로 옹립하라고 권했다. 전두환을 그리워하는 그 대구 유권자들이 조순을 지지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것은 더러운 표다. 피 묻은 표다. 설령 내가 영남 사람으로서 대통령직에 출마했다고 해도, 결코 받고 싶지 않을 표다.

유시민씨는 그러나 그 표를 당시 야권으로 끌어오기 위해 김대중의 출마 포기와 조순 옹립을 주장했다. 영남의 간택을 받지 못한 사람은 대통령직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이 해괴한 논리가 유시민씨의 영남 패권주의를 맨 밑에서 떠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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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발언을 한 유시민에게 돌려줄 질문은 이렇다.


"유시민씨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하여 전두환 학살자를 찬양하는 유권자들의 표도 기꺼이 받겠다는 것인가?"



다음에는 고종석. 그가 그려내는 마조히즘적 영남패권은 어쩌면 현재 호남 유권자들 다수가 영남패권주의자인 노무현과 문재인 그리고 친노를 지지하는 것과 같다. 

나는 지금 민주당 분당과 관련해 노무현을 비판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 그러나 나는 노무현이 그립다. 나는 16대 대통령 후보 경선 이전부터 그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그가 대통령이 된 뒤 많이 낙망했음에도 여전히 비판적 지지자였다. 개인적 매력에서 우리는 노무현을 앞서는 대통령을 아직 가져보지 못했다. 특히 그 후임자의 엽기적 행태가 노무현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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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매력에서 우리는 노무현을 앞서는 대통령을 아직 가져보지 못했다"

소름이 끼친다. 고종석은 노무현이 영남패권주의자라는 것을 모른다는 말인가? 아마도 자신은 그렇게 포장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개인적 매력에서 나는'이라고 쓰지 않고 '개인적인 매력에서 우리는'이라고 썼다.


'나'가 아니고 실체도 애매한 '우리'를 언급했다. 아아, 이 정도면 마조히즘 표현도 가히 예술적이다. 저 표현에서 '스특홀름 증후군'을 연상해냈다면, 그래서 '아름다운 가해자-피해자 혼연일치'를 노렸다면 내가 억측을 부리는 것일까? 그는 자신이 '마조히즘적 영남패권주의자'이면서 '우리'를 언급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는 알리바이 기제를 썼다.



어쩌면 소설가인 고종석으로서는 그의 먹고사니즘에 신경을 써야했을지도 모른다. 시쳇말로, 그의 책을 사줄 독자는 우리 사회의 '문화소비권력층'으로 떠오른, 그래서 조선일보조차 종편을 계기로 서서히 노빠 친화적인 기사들을 써내가는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문화소비권력층인 노빠들의 맹주 노무현을 비판했다가는 고정석은 '굳세게 버텨서' 칼럼은 계속 쓸 수 있지만 소설책은 팔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한달에 몇십만원으로 생활하기에는 너무 인생이 피곤하지 않겠는가?



이런 고정석의 문화소비권력층으로 떠오른 노빠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것을 넘어 아예 내놓고 노빠에게 아부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그건 김기덕이다. 그는 '문재인의 국민으로 살고 싶다'는 예술가라면, 특히 그의 인생 역정을 고려해보았을 때 '권력자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을텐데 이건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이다.


왜 김기덕은 그런 발언을 했을까? 김기덕은 문재인이 영남패권주의자라는 것을 몰랐을까? 물론, 김기덕 입장에서는 박근혜보다는 문재인이 훨씬 나아보일 수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인정한다. 문제는 두가지, 다른 상업적 감독과는 달리 마이너리티의 길을 걸어왔던 그였기에 당연히 가질 '권력에의 저항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발언의 도가 노골적이었다는 것이다.


만일, '나는 문재인이 당선되기를 바란다'라는 정도로만 했다면 '뭐, 그 정도 의사 표현은 당연한 것'이라고 치부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발언............. 이 발언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김기덕이 봉준호의 괴물이 개봉, 상영된 시점에서 괴물을 비판했다가 '문화소비권력층으로 떠오른 노빠들'에게 십자포화를 맞았던 사건을 기억하면 된다.


아마도, 김기덕은 당시에 그가 마주한 적은 CJ엔터테인먼트 등의 '자본적 영화회사들'이 아니라 문화소비권력층'으로 떠오른 노빠들이었다는 것을 감지했을 것이고 만일, 그가 흥행용 영화를 만든다면 흥행에 성공할 필수요건인 '노빠들'의 소비일 것이고 그러니 그가 '문재인의 국민으로 살고 싶다'라고 발언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김기덕에 대하여 최대의 비난을 하자면 그의 막대한 자본이 투여된 다음 영화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그 영화가 흥행 이외에 예술이라는 요솨 가미되어 있다고 한들, 그건 마조히즘적 정신, 그러니까 병든 예술가 정신의 발휘에 불과할 것이라는게 내 판단이다.



이러한 마조히즘적 영남패권주의자들은 새디즘적 영남패권주의자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헉!헉!헉! 한 대만 더 때려줘. 한 대만 더 맞으면 오르가즘이야"


내가 새누리당, 영남패권과 맞서기 위하여 노빠들부터 척결해야 한다는 이유이다. 이런 마조히즘적 영남패권자들을 척결하지 않는 한, 한쪽 발이 '한 대 더 때려달라는' 그리고 '맞아야 존재가치가 부여받는' 그들에게 잡힌 상태에서 새디즘적 영남패권주의자들에게 채찍으로 등짝을 쌔려맞는 형국은 지속될 것이고 그 것이 지금 대한민국 현 정치 상황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