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를 들라면 아크로 회원 중 닝구계 회원들 일부 혹은 상당수가 일종의 정치적 신앙으로 가지는 속류 영패주의 이론(그냥 영패주의론이 아님)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속류적 영패주의 시각이란 영패주의라는 관점을 적용할만한 객관적 이유를 찾아내기 어려운 사안에도 이를 무분별하면서도 자의적인 방식으로 전가의 보도처럼휘둘러 남용하며,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것을 마치 설명해냈다고 자기기만적 착각에 빠지는 관점과 경향성을 말합니다.

 하나 예를 들어 보죠. 예전에 스카이넷 담벼락에서 영남노빠 (여기서 방점은 노빠가 아니라 '영남'에 있음)로 의심되는 아크로 회원들 (필자 본인, 코블렌츠, 숨바, 크레테, 길벗 등)을 도마에 올려놓고 이들의 정치적 성향을 그곳 닝구계 유저들이 왈가왈부한 글이 있는데, 거기서 '열매'라는 익명닉을 쓴 사람이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 친일 군사독제 기득권세력에 적어도 수동적으로 협력할 수 밖에 없는 그들 부모들을 자신의 존재의 근원으로서 부정할 수는 없고, 사회적 지능의 발현으로 정의가 무엇인지는 알고, 그래서 타협 지점으로서, 지역주의 양비론적인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것이 영남노빠의 태생적 한계이죠. 부정/불의의 열매를 먹고 자란 그러나 약간의 정의감을 가진 사람들... """

 http://board-3.blueweb.co.kr/board.cgi?id=kroh89&bname=SkynesPangPang&action=view&unum=441&page=122&SID=62113e63e89401c5f641cafc5cad0548




  이건 일종의 '태생 결정론'이죠. (이게 유사 인종주의인지 아닌지는 여기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런 말이 나오게 된 맥락이 있는데, 이건 왜 이들이 (당시 저를 빼놓고는) 안철수가 아니라 문재인을 지지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가설로 제기된 겁니다.

 문재인은 영패주의 세력이며 따라서 절대 지지해서는 안되는 세력인데도 불구하고 부러 이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이들이 바로 영남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이런 얘깁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면 당연히 뒤따를만한 질문이 있습니다. (이 이론을 신봉하는 본인들 머리 속에선 결코 떠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만...)

 호남 유권자가 문재인을 지지했던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호남 이외 지역의 야권 유권자가 문재인을 지지했던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의문에 답이 될만한 여러가지 그럴싸한 이유를 떠올려 볼 수는 있습니다. 한 때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호남호구론에서부터 야권 매체들의 세뇌론, 박근혜보다는 낫다는 차악론에 설득당해서 등등...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친일 군사독재 기득권 세력에 적어도 수동적으로나마 협력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은 영남인들만이 아닙니다. (이걸 못 믿겠다면 호남을 포함한 비영남지역의 박정희 평가, 박정희 정권 시절 호남지역의 박정희 지지 추세를 찾아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해서 태생적 한계론을 이들에게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도대체 뭔지 좀 아리송해지죠. 이건 개인적 경험입니다만, 전두환 시절이 그래도 먹고 살만은 했다는 다소 누그러진 형태의 전비어천가를 부르는 사람들은 전국 각 지역을 두루 망라하더군요. 그러나 이들 속류 영패주의론 신봉자들은 이런 당연히 해봄직한 의문점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비영남이라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태생적 한계라는 설명은 자연히 배제시켜 버려도 된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선 그것 말고 뭔가 다른 설명들을 갖다붙이기 시작하죠.

 또한 친일 군사독재 기득권 세력에 적어도 수동적으로나마 저항했던 사람들도 비영남권에만 있던 것이 아닙니다. 박정희 때의 부마사태 등은 제쳐놓더라도 전두환 시절만 하더라도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뿐이지 분명 존재했죠.

 그러나 이 속류 영패주의론 신봉자들은 이런 지극히 상식적인 고려들은 모조리 소거시켜 버린 채 모든 정치적 현상을 지역출신이라는 변수 단 하나로 환원시켜 버립니다. 그런 경향이 대단히 강하죠. 적어도 아크로 회원 중 영남출신지역들을 (악)평할 때는 이를 철저하게 관철시킵니다.

 그러다보니 다소 괴상한 일도 벌어지기도 하는데, 동일한 말일지라도 영남회원들이 했다면 반사적으로 튀어나올 그 "태생적 한계론"이 다른 회원들의 입에서 나온 경우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특히 닝구계열회원들 입에서 나오는 문제적 발언들에 관해서는 그 발언의 당/부당 만을 논할 뿐 결코 태생적 한계론이 들먹여지는 일이 없습니다. (이런 예를 들자면 쉽긴 하지만, 회원들의 실제 닉을 거론해야 하는 다소 거북한 일이 생기므로 사례제시는 생략)

 또 하나 괴상하고도 재밌는 현상은, 이를테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현상입니다.
 
 
2012년 11월 20일 : 차칸노르같은 경운 분명해 소신이 지역문제나 친노문제나... (아크로 문제회원 삿갓, 질문님을 영남노빠(?) 차칸노르님이 솔선수범해 처단했을 즈음의 평가)

 2013년 5월 15일 : (길벗, 차칸노르) 둘이 보면 매우 비슷한 컨셉인건 사실이야. 그리고 출신도 모두 대구경북쪽이라고 한거 같은데
  그니까 대구경북쪽 마인드로 어떻게든 현실에서  그렇듯하게 논쟁하고 싶으니 당연히 하이에크를 호출하는거겠지.



 
  약 6개월이 지나, 차칸노르님이 아주 예전부터 주욱 지녀왔던 그 특유의 보수적 경제관을 과시해서 그 분들께 좀 삐딱하게 보이자말자 그 영남이라는 "지역"이 호출되고 있습니다.  역시 이 이론(이걸 굳이 이론이라고 부른다면)의 조잡성을 지적하는 거야 용이한 일입니다. 차칸노르님과 같은 보수적 경제관을 지닌 사람들은 굳이 대구/경북 출신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땅에 버글버글하다는 이 너무나도 명백하고도 상식적인 사실 하나만을 지적하면 그만입니다. 정상적인 수준의 합리성을 발휘하는 이라면 보통은 이를 당연히 감안합니다만, 이들 속류 영패주의론 신봉자들은 이런 건 아랑곳하지 않지요.

  
 이런 말을 해서 유감입니다만, 봄날..님도 사실 이런 조악한 속류 영패주의 시각에 함몰되어 있는 분 같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건 그 분의 비위에 거슬리는 순간 (혹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고 판단되는 순간), 저 새끼가 저런 말을 하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바로 영남이라는 태생적 한계때문이고, 또 호남을 때리려고 하는 흉심을 도무지 주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믿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 글에 이런 반등을 하시는 겁니다.


 """ 이것들이 일베를 까면서도 전라도를 문제가 있는 집단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구나 하고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



 제가 최근 아크로에 일베 관련 글을 두 편 올렸는데 (하나는 삭제), 그때마다 이런 취지의 글을 올리셨죠.  흥미롭게도 스카이넷 담벼락에도 같은 시각의 반응이 올라와 있습니다.

 
 
 """ 만약 경상도인들이 이런 소리하면(아니면말고) 일단 관심법이 발동하기 시작하는데 비유를 들면 이런것. 특히 "만"여기서 smoking gun 관심법 발동.. 

  ... (중략) ...

 왜 이런 발제글이 올라왔나?  발제자가 XXX인이기 때문(아니면말고) """


http://board-3.blueweb.co.kr/board.cgi?id=kroh89&bname=SkynesPangPang&action=view&unum=4092&page=3&SID=ba54f7f767a0c7f66b1c5ca8ccd48c41


 역시 저 놈은 경상도인이기 때문이란 설명으로 마무리되고 있죠. 거시적 정치현상 (지역별 투표성향의 갈림)등이 아니라 지역 그 자체와는 객관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할 길이 없는, 사사로운 차원의 의견표명에까지 촉수를 뻗쳐 이 미시적 현상을 지역이라는 단 하나의 변수로 환원시켜버리는 이 사이비 설명방식은 제가 지금 든 몇 가지 예 이외에도 무수히 많아 이루 다 열거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만일 제가 아니라 똑같은 말을 비영남권이 했다면 결코 "태생적 한계"론이란 설명이 나오지 않았겠죠. 지금까지 아크로나 스카이넷 담벼락을 겪어본 제 경험을 미뤄봐선 이렇게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한 말이 저 분들 비위에 맞으면 그건 제가 영남 출신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당시 제 정신상태가 말짱했기 때문이란 설명이 제시됩니다. 그러나 제가 한 말이 저 분들 비위에 어긋나는 순간 바로 그 때는 "영남태생한계론"이 호출되는 거죠.

 근데 이런 방식의 속류적 영패주의론 설명은 사실 일베충들의 "까보전 (까보니까 전라도)"의 거울상입니다.
 비유를 한다면 일제의 황국사관과 한국의 환빠사관의 관계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본인들은 그걸 모르는 것 같지만.

 결국 이 분들 심성이 유달리 나쁘다거나 위선적이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신봉하는 이론의 조악함과 맹목성, 유치함에 그 근본 원인이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