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아크로에 글이 너무 많이 올라와 있네요.  따라가기가 힘들 정도로... (참고로 저는 출장가면 이메일 이외의 인터넷은 아예 하지 않는 주의라서요.) 출장 전에 하다가 흐지부지 되어버린 논박들도 있었는데, 꼭 화장실 갔다가 덜 닦고 나온 느낌이랄까. 아니면 반대로 이렇게 따가가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크로에 중독이 되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포탈싸이트에는 이미 다 들어가버려서 뒤북이겠지만, 페이스북에 보니깐 5.18 주변으로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대강 알겠더라구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5.18 기념행사의 잡음이며, 윤창중 후기며...


각설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부터입니다.

오늘 보니깐 씨크릿 전효성 이야기가 포탈에 검색 1위로 "또" 떴더라구요. 물론 사건 자체는 몇 일 되었죠. 일베의 영향력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새삼느꼈는데, '민주화'라는 말을 그렇게 쓴다는 것도 지난 주에 처음 배웠습니다.

오늘 포탈에 연예부분 1위 검색으로 올라와 있길래 궁금해서 클릭해 본 기사는 카이스트 축제에 초대된 씨크릿이 공연하기 전에 눈물로 사과했다라는 기사였습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전효성의 그 민주화 멘트 이후로 각종 대학 축제 행사에 섭외되었던 것이 모두  취소되었고, 카이스트에서도 학생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있던 와중 다른 가수를 섭외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행사 담당자의 의견에 절충을 해서 KAIST 학생회가 내세운 조건인 <공연 시작전에 사과 멘트를 하면 공연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소속사에서 받아들여서 행사가 진행되었다고 하는군요.

이런 것을 보면 요새 대학생들이 꼭  정치의식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오해를 하실까봐 굳이 제가 설명을 더 하자면, 저는 씨크릿 전효성을 디스하는 것이 옳다/나쁘다를 논하자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포탈 기사를 순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예전에는 이런 일들은 '연예인 가쉽거리'정도로 취급하고 넘어가는 일이 아니었나입니다. 어느새부터인가 연예인의 한가지 행동의 파장이 이렇게 커질 정도로 대중, 특히 그 문화를 소비하는 젊은계층이 정치에 민감해졌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죠.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혹시 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고...

다른 한편으로 세상이 정보의 홍수속에 살고 있다보니 이런 예전같으면 그냥 지나갈수도 있는 일이 일파만파로 퍼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보았습니다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정보의 홍수에서 꼭 이런 일만 일파만파로 퍼져간다는 것도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왜 요새와서 대중이 연예인의 정치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나에 대한 생각을 몇개 해보았는데,

0. 순전히 비행소년의 착각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다. 비행소년이 예전에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다가 최근에 정치에 관심을 두면서 보니깐 이런 것이 더 잘 보일 뿐이다.

1. 최근의 걸그룹 문화같은 대중 문화를 소비하는 계층이 예전에는 10, 20대로 국한되었던 것에 비해서, 3-40대 이상으로 움직여졌다. 정치에 민감한 3-40대들의 반응이 이번 전효성 민주화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게 아래의 10-20대까지 퍼진 것이다.

2. 몇년 전보다 지금이 좌-우파의 대립이 더 심해졌다. 따라서 오유나 일베같은 좌우 대결 양상이 연예인을 통해서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 예로 (이것은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포탈 싸이트 댓글만 보아도 어투가 일베충인듯한 사람이 쉴드를 그 반대인 사람들이 매우 공격적인 행태를 띄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이 세가지 이유가 여러모로 결합되 있겠죠? 저는 0이나 1이 주된 이유라면 이번 사건 같은 것이 최소한 나쁜 현상이 아니라고 봅니다만, 2가 주된 이유가 맞다면 한국 사회가 꽤나 걱정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지금 좌우의 대립은 상대에 대한 적개심이 점점 더 심화되는 쪽으로 가는 것 같거든요. 게다가 뻔뻔스럽게 그것을 정당화시키면서 말이죠. 제 생각이 그냥 기우이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