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사에선가 아마도 언급된 것을 보고 호기심에서 한 회를 보았습니다. "썰전".  가장 최근 것을 보았던 것인데, 아마도 나꼼수를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은 놀라움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치 문제를 아주 쉽게 풀어서, 어느 예능 쇼, 어느 드라마와 비해서도 재미가 떨어지지 않는 톡쇼..  거의 20년전에, 미국에서 Bill Maher 라는 코메디언이 하는 시사토크만 전문으로 하는 톡크쇼가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저런 예능스러운 정치 토크쇼가 한국에는 왜 없지?  이랬었습니다.  주위에 방송 잘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쇼 얘기하면서, 그런 것 좀 한국에서 만들면 어떠냐.. 이런 적이 있었는데, 나꼼수가 비슷하게 나왔더라구요.  그런데, 이 "썰전"이라는 쇼가 나꼼수, Real Time with Bill Maher 라는 쇼와 비슷한 느낌이네요. 시사문제, 특히 정치문제를 소재를 한 예능 토크쇼..  그동안은 "공영"방송이라서 그런 시사쇼가 불가능했다고 해요.  

한 회를 보고서, 너무 재미있어서, 그동안 했던 것을 모두 보았습니다.  모두 보고 나서는, 강용석이라는 정치인에 대해서 너무나 궁금하게 되었지요.  저는 강용석에 대한 정보는 그냥 굵직한 사건 정도, 그리고 스카이넷 블러거들의 눈으로 필터링된 것들을 들은 것이 전부일 뿐이었습니다.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사건, 개그맨 고소, 박원순 아들 병역 비리...  스카이넷 블러거들의 센티멘트가 강용석에 대해서는 좀 아깝다는 느낌..  특히, 강용석이 삼성 문제에 대해서는 저격수 였기 때문에, 아나운서 성희롱 문제도 삼성의 보복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글도 읽어서, 강용석 의원에 대해서는 그냥 좀 아까운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정도의 선입견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 "썰전"을 보니,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니더군요.  

각본없이 주제만 있다고 하는데, 준비해오는 자료와, 그걸 아주 알기쉽게 설명하는 것, 게다가 김구라의 탁월한 비유가 곁들여지니,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주면서 채널고정하게 하더라구요.  어떤 정보를 주려고 하는 것만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늘 연구하나봐요.  "잡담에서 빵빵 터지더라구요" 이런 얘기를 하면서, 잡담을 하는데, 정말 그 잡담들이 재미있는 적이 많지요.  물론, 타고난 끼가 있기야 하겠지만요.  정리해오는 문제와 결론이 너무나 설득력이 있어서 - 북한 문제, 전쟁 가능성, 국민 연금, 이게 기억에 나네요.  너무나, 그럴듯하더라구요 - 엄청 똑똑한 사람인가 보다, 이런 생각을 했지요.  알고보니, 장학퀴즈 월장원-서울법대-하바드법대 로 이어지는 엄친아더군요.  아버지가 재벌이 아니라, 전과범이라서 진정한 엄친아는 아닌 것 같긴 하지만.  또 하나, 너무나 놀라웠던 것은 이준석과의 친분이었습니다.  새누리당에서 안철수 대항마로 이준석을 민다는 소문을 확인하려고, 즉석에서 강용석이 전화를 거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정말 즉석으로 전화를 거는 것으로 보여서, (나중에 생각해보니, 강용석같이 머리 좋은 사람이 미리 이준석에게 전화를 한다고 말은 해놓지 않았을까..그런 생각은 들더군요.)  뭐 같은 하바드 출신이라 친한 모양이다. 이랬지요.  그런데, 구글을 하다 보니, 강용석이 이준석도 고발을 한 적이 있더군요. 불과 1년 좀 넘은 정도의 시간만 지난 일이던데...  그런데, 지금은렇게 친하다는 거잖아요?  도대체 넌 뭐니?  이런 생각이 들어서, 강용석이 나왔다는 화성인 바이러스까지 찾아 보았습니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강용석이 직접 출연하고 싶다고 신청을 해서 나간 프로그램이더군요.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는 좀 기이한 사람을 게스트로 모셔서, 김성주, 이경규, 김구라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더라구요.  강용석의 출연신청을 받고, 제작진이 고민했다고 해요.  어쨌거나, 출연시키는 것을 결정하고, 강용석을 내보냈는데, 저 세 엠씨가 멘붕되는 장면이 너무나 많이 잡혀요.  김구라가 쩔쩔 매더라구요.  (이 프로에서 김구라가 강용석에게 완전히 매료되어서, 후에, "썰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강력하게 강용석을 추천했다고 하더군요.)  와..김구라를 쩔쩔 매게 하는 게스트는 강용석이 유일무이하지 않았을까요?  강용석의 너무나 솔직한 답변때문에, 세 엠씨들이 멘붕이 오는 게 보이더라구요.  기억나는 리액션이 몇가지 있는데, 다 끝나고, 마지막 멘트로, 이경규가 너무나 구태의연하게 "블라 블라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인이 되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얘기를 하니까 (저도 보면서, 너무나 구태의연한 멘트다,하고 생각하는데), 강용석이 "그런데, 마무리는 힐링캠프처럼 하시네요?"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완전 빵 터지면서, 그 구태의연한 멘트가 걸렸던 저같은 시청자는 좀 속이 후련하고, 이경규는 좀 챙피해하는 것 같더라구요.  다음에 독설 김구라가 클로징 멘트로 "저도 바닥을 친 적이 있지만.." 뭐 이러면서 인터넷 욕 방송으로 어려웠던 자신의 일을 얘기하려고 하니, "그래도, 고소는 안당하셨지요?" 이렇게 강용석이 말하더라구요.  그러니까, 독설가 김구라 답지 않게, 자꾸 설명하고 변명을 하더라구요.  이 마지막 장면을 보면, 정말 백전 노장 개그맨들이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는 말할 것도 없고) 보다도 강용석이 훨씬 예능돌인 느낌이 확 들더라구요..  어쨌거나, 이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을 계기로, 방송인 강용석으로 거듭 나기 시작했던 모양이더라구요.  (또 기억나는 장면은, 화성인 바이러스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면, 정치인이 좀 우습게 보여서, 사실 정치인으로서는 마이너스가 되지 않냐, 뭐 이런 질문을 했는데, 강용석 왈, 뭐 진지한 프로그램, 백분 토론 같은데서는, 자기를 출연시켜 주지 않는다, 그러니 나갈 수도 없다, 그리고, 화성인 바이러스 나왔다고, 더 떨어질 이미지도 없다, 그러더라구요.  너무나 솔직 담백한 답변..)

어쨌거나, 이 "썰전", 새누리당쪽 사람으로 강용석, 민주당쪽으로 이철희라는 사람이 나오던데, 이철희라는 사람이 강용석에 비해서, 예능감도 떨어지지만, 결정적으로 똑똑해보이지가 않아요.  이철희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는데, 이 "썰전"이 나꼼수가 가졌던 영향력같은 걸 가질 것같은 예감이 드는데, 민주당은 또 망했구나..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철희라는 사람이 민주당 논리를 방어해야하는 거면..  우리 오돌또기님이 예능감도 있고, 정치 식견도 탁월하고, 이철희소장 대신에 나갔으면 하고 바라게 되더라구요..  중앙일보가 하는 채널이라 그랬는지, "이용만 당할 것"같아서 출연을 고사했는데, 여운혁 cp의 "이용해야한다, 그건 당신 몫이다"라는 얘기에 설득이 되어서, "썰전" 출연을 결정했다고 하던데, 종편 방송 출연을 계기로 얻게되는 인기를 이용해서, 더 강한 "삼성 저격수"가 될른지, 아니면 삼성문제에는 한없이 약해지게 될 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종편을 말한다"는 주제에서는 "삼성을 비판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바로미터다" 이런 얘기도 하더라구요 (이건 강용석이 한 얘기가 아니고, 다른 출연자가 한 얘기인데 - 별로 재미없는 출연자라서 이 사람 믿고 중앙일보 채널에서 삼성비판할 걸 기대할 수는 없겠더라구요.)  어쨌거나, 이런 "난 놈"이 새누리당 쪽 이라는 게 너무 안타까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