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려고 했는데 
웬지 햇볕정책에 대한 공격으로 읽으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더군요.

저는 햇볕정책의 성부, 가부에 대해선 여기서 논의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것보단 민주당이 현실적으로 잡아야 될 포지션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합니다.



그 이전에 좀 황당하지만 유치한 질문을 드려봅니다.

1. 북한으로 적화통일 될래? 일본식민지로 다시 돌아갈래?
2. 북한으로 적화통일 될래? 미국령이 될래?
3. 대한민국 국적이 박탈되어 일본국적과 북한국적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어디로 갈래?


아마 민주당의 친노-486 주류를 점하고 있는 민족주의 사고가 강했던 486세대와 그 보다 살짝 윗세대들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이거 미친놈 아닌가?" 하는 표정을 지을 것이고, 이딴게 무슨 질문이냐 할 겁니다. 통합진보당으로 가면 1,2번에서 전자를 택하고 3번에선 후자를 택할 이들도 상당하겠지요.

사실 이 질문은 일반인 기준으로도 존나게 해괴망측한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 하면 딱 또라이 취급 받지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굳이 이런 해괴망측한 질문을 현재의 15~35세 정도의 세대에게 해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대다수는 역시 뭔 이런 그지 개떡 같은 질문이!? 하는 점에서 상기의 윗세대들과 같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실제로 이러한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그들은 대체로 1,2번은 후자를 3번은 전자를 택할 겁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그렇습니다. 

막말로 북한으로 통일되서 리국철 이런 이름으로 사느니 그냥 일본 식민지가 다시 되서 자본주의 일본의 속국 조선부의 경성현에 사는 리쿡쵸루로 사는게 낫지요. 

그만큼 북한에 대한 관점은 젊은 세대로 갈수록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도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의 대북정책에 대해 20대와 30대는 의외로 상당히 호의적으로 나옵니다. 민주당 문재인에게 몰표를 준 것과는 좀 대비되는 현상이지요.

이는 매우 당연한 이치입니다. 현재 2030은 민족주의의 영향을 윗세대보다 훨씬 덜 받았고 해외문화의 세례도 더 많이 받았습니다. 이들로서는 즐겨보는 미드, 일드는 있어도 즐겨보는 북드는 절대 없을 겁니다. 10대들로 내려가봅시다. 요즘 서울 중산층, 서민층 지역의 고2에게 북한이 어떤 나라일까요? 정말 괴상한 나라이지, 거지떼 모임, 핵정은 나라 이런 것이지. 같은 민족, 같은 겨레 이런 거창한 생각 전혀 없을 겁니다. 물론 통일은 "하긴 해야죠. 그래도 통일은 해야죠" 뭐 이 정도일 겁니다.

이는 체제의 측면에서 남한이 북한을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젊은 세대에게 북한은 열등한 존재, 실패한 공산주의 독재 국가, 갓 서른된 머리도 안 좋아 뵈는 놈이 지도자랍시고 나오는 독재국가 중에서도 질 떨어지는 나라, 뭐 이런 정도일 겁니다. 이 측면이 너무 강해서 감성적인 접근은 별로 안 통합니다. 여기다가 저것들 굶어가면서 악만 썼을텐데 정말 어디 좀 무서운 구석이 있는게 아닐까 상당히 두렵기도 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민주당 특히 NL출신이 압도적인 민주당 486의 감상주의적 민족주의적 대북입장은 더 이상 2030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요즘 이 세대 중에서 임수경식의 입장에 동의하는 사람 찾아보기 어려워요.

또한 현실적으로 바라봅시다. 햇볕정책을 하는 도중에도 북한은 계속 또라이같은 도발을 해왔습니다. 1.2차 연평해전은 말할 것도 없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핵실험을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박왕자씨 피살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때도 북한은 그 어떤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대북 강경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애초에 이런 상황에서 대북 유화책이 나오는 것은 어렵습니다. "북한군은 제 할 일은 한 것 뿐이다. 금강산은 민족의 상징" 이러고 넘어갈까요? 

이후 이어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까지 이명박의 강경책과 별개로 북한은 단 한번도 이성적인 선택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현 시점의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단언하건대 절대로 없습니다. 대화를 한다해도 없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봅시다. 북한은 핵 없으면 체제보장이 안 됩니다. 말로 받아내는 것이야 얼마든지 휴짓조각입니다. 이미 그 어떤 체제 우월성도 없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순간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그렇게 단순한 존재가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서 대화로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이명박이 알고보면 돈 싫어할 확률보다 낮아요. 

그리고 개성공단도 그렇습니다. 북한이 조금이라도 빠져나갈 생각이 있었다면 개성공단은 어떠한 경우에도 당연히 유지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개성공단은 북한이 열받으면 얼마든지 판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향후 개성공단에 추가로 입주하려고 할 기업은 물론이요,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선호할 바이어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그 어떤 양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지도 않습니다. 공인된 주사파 모임인 통합진보당 조차 개성공단 문제에서 조용히 있는 것을 주목합시다.

뻔한 얘기지만 민주당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박근혜의 대북정책에 대해 이미 민주당은 별다른 비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낼 뿐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런 소리는 저같은 문외한도 다 하는거죠.

현 시점에서 박근혜가 대북관계를 파탄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박근혜에게 있으며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제가 봐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저 가능한 것은 한미의 냉담한 멸시는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화의 재개, 협상의 재개를 위해서라도 좋으나 싫으나 한 동안은 북한이 중국을 포함한 한국, 미국, 일본의 전략적 멸시를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보스턴 테러가 나자마자 우리는 테러를 반대한다고 밝힐 만큼 북한은 어차피 미국을 결코 건드리지 못합니다. 박근혜의 대북강경책이 아무리 이어진다고 해도 전쟁이 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까놓고 말하면 북한의 무기 수준을 감안하건대 핵을 쓰지 않는 이상 전쟁의 결말은 결국 단기간내의 남한 승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군이 북한 땅까지 올라오는 것을 중국은 절대 바라지 않을 겁니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고 싶어도 그 이전에 중국이 가만히 있을리도 없습니다.

또한 막말로 말도 통하고 인종도 같은 북한이기 때문에 이라크처럼 장기적인 게릴라전 또한 기대할 수 없습니다. 북한 사병의 대다수는 빵, 밥주면 알아서 넘어갈 겁니다. 거기 사람들이라고 29세 김정은이가 정말 위대한 영도자라고 온 몸으로 믿고 사는건 아니지요.

지금은 남한과 미국만 북한을 외면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심지어 6.25전쟁에 참전한 것을 항미원조전쟁이라고 했던 시진핑이 집권했음에도 중국을 북한을 냉대하고 있습니다. 

이명박의 대북강경책 운운하기에 지금의 북한은 미친 개처럼 너무 선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언급이 되지 않는 부분인데 앞으로 수도권 주민들은 부동산 때문에라도 대북문제에서 보수적으로 갈 공산이 큽니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라는 기형적 3대 세습을 일궈내며 몰락일로를 겪고 있는 지금 수도권 주민들 상당수는 통일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가질 겁니다. 안 그래도 떨어지는 부동산에 있어 북한이라는 요소는 절대 플러스가 아닙니다. 

만약 남북한의 왕래, 거주가 자유로워 북한주민들이 대거 수도권으로 취업 이동을 한다면 그것을 반길 수도권 주민이 있을까요. 혹은 심심하면 수도권에 대한 공격으로 허세를 늘어놓는 것을 반길 사람이 있을까요. 이는 과거 각 지방민의 수도권으로의 대거 이주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통일을 생각한다면 통일이후도 민주당은 생각해야 합니다.

통일이 되고나면 김일성 개새끼를 많이 외친 집단이 오히려 환영받을 겁니다. 그러므로 좋으나 싫으나 민주당은 북한에 대해서 적당히 거리를 두는 포지션도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게 되면 통일이 오히려 민주당을 잡아먹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권위주의 체제에 매우 익숙하고 동원에 익숙한 북한주민들로서는 한국의 보수세력이 북한을 접수할 경우 의외로 쉽게 따라갈 공산이 높거든요. 북한 사람들 바보 아닙니다. 장군님 상중이라고 술먹지 말자던 통합진보당을 지지할 북한 주민이 있을까요? 있을리가 없습니다. 이정희가 통일 이후 북한에 가서 유세하고 다닌다고 북한 주민들이 환영할까요? 웃고 넘어갑시다.


유권자들이 가면 갈수록 통일에 무관심해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통일의 실익이라는 것은 너무 거창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남성과잉, 양극화 등으로 남한 자체도 살기 어려운데 통일로 인해 남한의 일반 서민들이 입을 혜택은 사실 계산하기가 어렵습니다. 

어차피 남한의 일반 서민들이 북한에 가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건 특허주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고 일반 서민은 여기에 낄 일이 없습니다. 사실 통일이 가져다주는 혜택도 주로 자본에 귀속되지 서민에 귀속될 일은 없지요. 하지만 통일의 비용분담은 균등하게 지게될 겁니다. 이명박이 얘기했던 통일세에 대해서 대중들이 지극히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것을 기억합시다.


민주당은 당분간 대북문제보다는 대한민국의 문제에 더 힘을 쏟는게 여러모로 합리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