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크는 도덕을 문화적 도덕과 자연적 도덕(natural morality)으로 나눈다. 하이에크가 “cultural morality”라는 용어를 쓰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아래 인용문에서 “are handed on by tradition, teaching and imitation” 또는 “a new and different morality”라고 한 것을 편의상 문화적 도덕이라고 부르겠다.

 

These rules are handed on by tradition, teaching and imitation, rather than by instinct, and largely consist of prohibitions ('shalt not's') that designate adjustable domains for individual decisions. Mankind achieved civilisation by developing and learning to follow rules (first in territorial tribes and then over broader reaches) that often forbade him to do what his instincts demanded, and no longer depended on a common perception of events. These rules, in effect constituting a new and different morality, and to which I would indeed prefer to confine the term `morality', suppress or restrain the `natural morality', i.e., those instincts that welded together the small group and secured cooperation within it at the cost of hindering or blocking its expansion.

(The Fatal Conceit: The Errors of Socialism, 12, http://www.libertarianismo.org/livros/fahtfc.pdf)

 

그는 도덕 개념을 문화적 도덕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I prefer to confine the term `morality' to those non-instinctive rules that enabled mankind to expand into an extended order since the concept of morals makes sense only by contrast to impulsive and unreflective conduct on one hand, and to rational concern with specific results on the other. Innate reflexes have no moral quality, and 'sociobiologists' who apply terms like altruism to them (and who should, to be consistent, regard copulation as the most altruistic) are plainly wrong. Only if we mean to say that we ought to follow `altruistic' emotions does altruism become a moral concept.

Admittedly, this is hardly the only way to use these terms. Bernard Mandeville scandalized his contemporaries by arguing that `the grand principle that makes us social creatures, the solid basis, the life and support of all trade and employment without exception' is evil (1715/1924), by which he meant, precisely, that the rules of the extended order conflicted with innate instincts that had bound the small group together. Once we view morals not as innate instincts but as learnt traditions, their relation to what we ordinarily call feelings, emotions or sentiments raises various interesting questions. For instance, although learnt, morals do not necessarily always operate as explicit rules, but may manifest themselves, as do true instincts, as vague disinclinations to, or distastes for, certain kinds of action. Often they tell us how to choose among, or to avoid, inborn instinctual drives.

(The Fatal Conceit: The Errors of Socialism, 12~13, http://www.libertarianismo.org/livros/fahtfc.pdf)

 

 

 

개념은 정의하기 나름이다. 하이에크가 도덕을 어떤 식으로 정의하든 자기 마음이다. 하지만 도덕을 문화적 도덕에 한정해야 한다는 이유가 가관이다.

 

도덕을 세 가지로 나누어 보자. 먼저 자연적 도덕과 문화적 도덕으로 나누자. 자연적 도덕은 유전자 수준의 자연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도덕이다. 문화적 도덕은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 도덕이다.

 

문화적 도덕을 문화적 도덕 직관과 문화적 도덕 추론으로 나눌 수 있다. 문화적 도덕 직관은 모국어와 비슷하다. 모국어의 문법 중 상당 부분은 후천적이며 문화적이다. 하지만 모국어는 무의식적으로 자동적으로 구사한다. 문화적 도덕 추론은 어설프게 배운 외국어와 비슷하다. 아직 충분히 능숙하지 못한 외국어는 의식적으로 힘들여 문법에 대해 생각한 다음에나 말할 수 있다.

 

 

 

Jonathan Haidt가 보여주었듯이 도덕 직관(자연적 도덕 + 문화적 도덕 직관)이 먼저고 문화적 도덕 추론은 도덕 직관을 사후에 정당화하는 식이다. 그리고 도덕 직관은 하이에크의 표현을 따르자면 “impulsive and unreflective”하다.

 

The Emotional Dog and its Rational Tail

http://people.stern.nyu.edu/jhaidt/home.html

 

따라서 만약 “impulsive and unreflective”하다는 이유로 도덕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자연적 도덕뿐 아니라 문화적 도덕 직관도 도덕이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도덕을 정의한다면, 그리고 Haidt의 말이 상당히 옳다면 사후적 정당화 부분만 도덕이다.

 

도덕적 어리둥절함(moral dumbfounding)이라는 현상이 있다. 자신의 도덕적 입장을 설명해 보라고 하면 당황해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대다수가 “근친상간은 나쁘다”라는 입장이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하이에크의 정의에 따르면 도덕적 어리둥절함을 동반하는 도덕적 판단은 도덕이 아니게 된다.

 

하이에크 자신이 “although learnt, morals do not necessarily always operate as explicit rules, but may manifest themselves, as do true instincts, as vague disinclinations to, or distastes for, certain kinds of action”이라고 이야기했다. 문화적 도덕 직관도 진짜 본능처럼(as do true instincts) 자동적으로 작동한다.

 

 

 

사회생물학자들이 이타성과 도덕성을 혼동하기도 한다는 비판에는 나도 동의한다.Only if we mean to say that we ought to follow `altruistic' emotions does altruism become a moral concept”라는 말에도 동의한다.

 

하이에크는 자연 선택에 의해서 이타성만 진화하고 규범은 진화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자연 선택에 의해 규범도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Paul Bloom의 연구는 규범의 상당 부분이 선천적이며 자연 선택의 산물을 암시한다.

 

규범의 선천성을 입증하는 Paul Bloom의 연구

http://cafe.daum.net/Psychoanalyse/HS9E/208

 

 

 

나는 규범이 존재하고, 그 규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발적 복종이 존재하고, 그 규범을 남이 어길 때 도덕적 분노와 처벌이 존재하고, 그 규범을 어긴 동물이 죄책감 비슷한 것을 보일 때 도덕성이라는 개념을 적용해도 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볼 때 문화적 도덕 직관뿐 아니라 자연적 도덕도 도덕이라고 부를 수 있다.

 

 

 

도덕 개념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who should, to be consistent, regard copulation as the most altruistic”은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사회생물학이나 진화 심리학에 대한 무지를 자랑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