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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 댓글들에 이어..

용어를 쉽게 놓고 쓰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서 편의상 정리를 해보면..

상품 하나를 생산해서 가격을 10,000원으로 매겼다고 했을때, 이 가격은 도대체 어떻게 도출된 것일까요? 그 상품을 만드는데 기계와 같은 설비가 필요하니까 기계값(=V=불변자본)이 포함이 됐을 거고, 또 기계를 돌리는 것은 사람이니 인건비(=C=가변자본)도 포함이 됐겠죠. 그리고 마르크스의 관점을 따르게 되면 인건비 안에는 언제나 잉여가치(=S)도 포함이 되니까 이것까지 더해서 상품 가격이 도출됐다고 보면 되겠죠. 따라서 이 상품을 팔게 되면 자본가는 기계값과 인건비를 회수하고, 그에 덧붙여 (본래는)노동자의 몫으로 돌아갔어야 할 잉여가치 까지 착취하게 된다는 게 마르크스 이론의 골자일 것인데.. 

이렇게 형성된 상품의 가격(=만원), 그리고 그 안의 유기적 구성비를 자본가의 입장으로 풀어보면 어떻게 될까요?

상품(의 가격)=불변자본(기계값)+가변자본(인건비)+잉여가치(노동착취)가 되겠죠.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변자본은 언제나 잉여가치를 만들 수 있지만 불변자본은 잉여가치를 못만든다는 거죠. 이게 무슨 말이냐면..자본가가 노동자를 고용할 때 임금 계약을 하죠. 근데 자본가는 제가 일을 하는 것을 지켜본 후, 정확하게 일한만큼을 계산해서 돈을 주는 게 아닙니다. 그냥 한달동안 회사가 요구하는 일의 양을 어림해서 그 정도 일을 하는데 주면 된다고 보는 최소비용(=생계유지에 필요한 최소비용)을 계산해서 주는 식이죠. 그래서 제가 한달에 150만원을 받고 공장에서 낚시 릴을 조립하기로 계약을 했다고 합시다. 근데 150만원이면 (나중에 그 낚시릴을 팔아서 벌게 될 돈으로 역산해 봤을 때) 하루에 100개를 조립하는 노동의 댓가로 적당한 돈이라고 해봅시다. 하지만 실제 저는 낚시릴을 딱 100개만 만들고 제 할일을 다했다고 퇴근할 수가 없습니다.(=그런 짓을 하면 제가 아니라도 일할 사람은 넘쳐나기 때문에 바로 짤리겠죠.)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 노동력을 있는 힘껏 쥐어짜내서 130개, 150개..퇴근 시간까지 최대한으로 조립을 해야만 합니다. 근데 제가 부가적인 노동을 통해 30개, 50개 더 만든 만큼에 대한 댓가는 자본가가 지불하지 않죠. 여기서 자본가의 착취가 일어나게 되고, 그 착취한 만큼의 잉여노동은 고스란히 자본가의 이윤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자본가의 입장에서)가변자본은 언제나 잉여가치를 만들어내는 원천이 되는 거죠. 

이에 반해 불변자본은 잉여가치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한시간에 낚시릴 200개를 만드는 자동화 기계를 샀다면 그 기계는 한시간에 딱 200개만 만듭니다. 그 이상을 만들지는 못하죠. 만약 한시간에 400개 만들 수 있는 성능좋은 기계를 원하면 돈을 두배로 주고 그런 기계를 구입해야 합니다. 곧 기계값으로 투자한 돈만큼만 생산을 하는 것이지, 그 기계가 지불한 돈값 이상의 잉여가치를 스스로 생산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자본주의가 고도화 될 수록 자본가는 가변자본(=노동력) 보다 불변자본(=설비투자)에 지출하는 돈이 "경향적으로" 더 커져갑니다. 생산력을 높이려면 사람보다는 성능좋은 기계를 구입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하니까요. 그래서 상품의 가격안에 불변자본(설비투자)의 비중은 점점 커지게 되고, 상대적으로 가변자본(노동비용)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자본주의의 고도화 경향(=불변자본의 가변자본에 대한 비율[C/V=C/C+V]이 더 커지는 경향)을 두고 마크르스는 "자본의 유기적 구성도가 증가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충분히 수긍이 되는 말이죠. 그리고 불변자본은 잉여가치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불변자본의 비중이 커지고 가변자본의 비중이 줄어들 수록 가변자본에서만 획득이 가능한 잉여가치(=노동착취=자본가의 이윤) 또한 당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의 유기적 구성도가 증가할 수록 자본가가 착취하는 몫인 잉여가치도 그만큼 하락한다(=정확하게 쓰면 잉여가치"율"이 하락하는 것이죠. 자본의 유기적 구성도가 증가하는 동안에도 이윤 자체는 증가합니다. 이윤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본가가 신규 설비투자를 하는 거고, 하지만 신규 설비투자의 비중이 커져가는 만큼 인건비는 줄어들기 때문에 노동에서만 착취할 수 있는 그 잉여가치의 "비율"이 점점 줄어든다는 소리죠. 마르크스는 그런 역설적인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고 말하는 거죠. 그 말을 단적으로 표현하게 되면 "자본주의 사회가 발달할 수록 이윤율은 <경향적으로> 저하하게 된다"는 마르크스의 법칙적 언명에 이르게 되고..

그리고 마르크스는 대개 이 말을,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는 필연적으로 몰락한다"는 맥락에서 쓰고 있습니다. 가령 이윤율이 경향적으로 저하하는 현상이 법칙적으로 나타나는 현실 속에서 자본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처방안이 뭐겠습니까? 불변자본은 잉여가치를 산출 할 수가 없으니, 잉여가치를 산출하는 가변자본으로 부터 더많은 잉여노동을 착취하는 거겠죠. 그래서 1)노동시간을 비약적으로 늘리든지(=실제로 자본가들은 하루 16-18시간 까지 노동시간을 살인적으로 늘려나간 것은 물론, 그런 가혹한 착취를 10세 이하의 아동들에게 까지 무차별적으로 일삼았습니다) 2)노동강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든지(=실제로 시간당 산출량을 늘려가기 위해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살인적으로 혹사시켰습니다, 쥐꼬리만 돈을 주면서..) 3)이도 저도 여의치 않으면 노동비용이 싼(=그만큼 잉여가치를 많이 산출할 수 있는)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실제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제국주의적 팽창과 식민지 정책은 필연적으로 따라왔죠)으로 잉여가치(=노동착취)를 높이는 대응을 하게 되는데, 자본주의 사회는 실제 마르크스의 예언처럼 흘러왔습니다. 다만 한가지, 마르크스는 1)-3)의 과정을 거치면서 더이상 참을 수 없을만큼 착취당한 노동자들이 계급적인 각성을 시작하고, 그로부터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혁명적인 봉기가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뭐 그게 삑싸리가 났다는 것 뿐..  

또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가 심화되고 그로부터 자본의 노동 착취가 가속화 될 수록, 노동자들의 임금은 감소하고 실질 구매력도 줄어들게 되는데 그래서 물건은 넘쳐나는데 살 사람이 없는, 즉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황이 올 것으로도 내다봤죠.(=실제로 공황은 왔고, 케인즈가 등장하기 전에는 속수무책이었죠.) 그리고 그 공황은 단발성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결함때문에 주기적으로 발생하게 되고, 그가운데 영세자본들은 몰락하고, 살아남은 자본들이 그 영세자본들을 인수합병하면서 점점 거대 독점 자본이 출현할 것으로 내다 봤는데, 이 예측도 현실에서 비슷한 모양새로 구현이 됐죠. 다만 거대독점 자본이 출현하고, 노동자들을 죽도록 착취하면서 이 체제가 완전히 몰락하기 전에,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서구의 국가들은 자본주의가 내재한 독소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법적 제도적 수정을 가하게 됐고, 뭐 그래서 자본주의 체제는 마르크스의 예측을 크게 비껴가면서 아직도 건재하고는 있는데..

그래도 그 당대에 이만큼이나 구체적으로 자본주의의 미래상을 적확하게 예측한 건데, 마르크스 형님의 그 통찰력을 무시하면 안된다고 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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