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呵呵呵)는 모든 일에 뛰어날 뿐만 아니라 착하고 성스러우며, 문채롭고 무인다우며, 인자롭고 효성이 지극하며, 슬기롭고 어질며, 기운차고 날래며, 용맹스럽고 사나워 그야말로 아크로에 대적할 이가 없다. 그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격으로 미두라(米豆羅), 풍곡(風谷), 민우애(民友愛), 시닉수(時溺手), 피녹효(避鹿孝) 등은 하하하보다 더 나은 논객으로 알려져 있다.

하하하가 키워를 잡아먹으면 술을 마신 것처럼 취하고 그가 일베충을 잡아먹으면 그 창귀가 길벽(吉壁)이 되어 하하하의 겨드랑이에 붙어 살면서 그를 남의 집 부엌에 인도하여서 솥전을 핥는다. 그러면 그 집 주인이 갑자기 시장끼를 느껴 한밤중이라도 아내더러 밥을 지으라 하게 되며 이에 그곳에 있는 하하하에게 잡아먹히게 한다. 그리고 두번째로 잡아먹힌 자는 후강(後江)이란 귀신이 되어서 하하하의 볼에 붙어 다닌다. 그는 모든 것을 잘 살펴 만약 산골짜기에 이르러서 함정이 있으면 먼저 가서 위험이 없도록 덫을 풀어 놓는다. 하하하가 세번째로 일베충을 잡아 먹으면 질문(腟門)이란 귀신이 되어서 늘 턱에 붙어서 그가 평소에 일베에서 같이 놀던 친구의 이름을 불러대어 하하하에게 잡혀먹히게 한다.

어느 날 하하하가 이 세 귀신을 불러 놓고 하는 말이,

"오늘도 곧 날이 저무는데 어디 가서 먹을 것을 구한단 말이냐."

하니 길벽이 대답하기를,

"소인이 이미 점을 쳐 보았는데 뿔을 가진 짐승도 아니고 날짐승도 아닌 검은 머리를 가진 것이 키보드 위에 손가락 자국이 비틀비틀 독수리 타법, 불어터진 라면국물에 담배꽁초가 빠져있는 그런 폐인입니다."

하고 다음에 후강이 말하기를,

"동문에 먹을 것이 하나 있는데, 그놈의 이름은 의사(醫師)라고 합니다. 의사들은 매양 약재를 다루고 먹어대니 그 고기도 별미(別味)인 줄로 아옵니다. 그리고 서문에도 먹음직스러운 것이 있는데 그것은 목사(牧師)입니다. 그놈들은 야훼란 사막잡신에게 온갖 미태(媚態)를 부리고 매일 목욕재계(沐浴齋戒)를 하여 그 고기가 깨끗하오니 의사와 목사 둘 중에서 골라서 잡수시길 바라옵니다."

하니, 하하하가 화를 내며 하는 말이,

"도대체 의사란 무엇인가? 의(醫)란 의(疑)가 아니더냐? 저 자신도 의심스러운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시험하여, 해마다 남의 목숨을 끊은 것이 몇 만이 넘는다. 또한 목사란 것이 무엇이냐. '목(牧)이란 목(頸)이라고 하지 않더냐? 결국 목사란 공연히 뭇 귀신을 속이고 사람들에게 거짓말만 하여 돈을 갈취하며 여신도들을 겁탈하고 있으니 이로 인하여 터무니없이 목숨을 잃는 자가 해마다 수만이 되지 않느냐. 그래서 여러 사람의 노여움은 그들의 뼈 속에까지 스며들어 금잠이란 벌레가 되어서 그들의 뼈 속에서 득실거리고 있단 말이야. 그러한 독기가 있는 것을 어떻게 먹는단 말이냐."

했다. 이에 질문이 또 말한다.

"어떤 고기가 저 대학 안에 있사온데 그는 인자한 염통과 의기로운 쓸개며 충성스런 마음을 지니고 순결한 지조를 품었으며, 악은 머리 위에 이고 예는 남근처럼 꿰고 다닌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입으로 동서양 석학들의 말들을 외며, 마음속으로는 만물의 이치를 통했으니 그의 이름은 석덕지학(큰 덕망을 지닌 학자)이라 하옵니다. 등살이 전혀 없고 몸집이 삐쩍 말라 오미(五味)를 갖추어 지녔습니다."

하였다. 하하하가 그제야 눈썹을 치켜세우고 침을 내리 흘리며 하늘을 쳐다보고 씽긋 웃으면서 말한다.

"짐(朕)이 이를 좀더 상세히 듣고자 하니 자세히 말하라."

했다. 그러자 모든 창귀들이 서로 다투어 가며 하하하에게 말하였다.

"음양을 도(道)라 하옵는데, 저 교수가 이를 꿰뚫으며 오행(五行)이 서로 얽혀서 나오고 육기(六氣)가 서로 이끌어 주는데, 저 교수가 이를 조화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먹어서 맛이 있는 것이 이보다 더한 것이 없을까 하나이다."

하하하가 이 말을 듣고 문득 추연히 낯빛을 붉히며 기쁘지 않은 어조로 말한다.

"아니다. 저 음양이란 것은 한 기운의 생성과 소멸에 불과하거늘 그들이 두 가지를 겸했으니 그 고기가 잡될 것이며, 오행이란 각기 제 자리에 있어서 애당초 서로 나오는 것이 아니거늘 이제 그들이 구태여 좌우로 가르고 심지어는 짜고 신맛을 들여서까지 분배시켰으니 그 맛이 순하지 못할 것이며, 대자연이란 스스로 행하는 것이어서 남이 이끌어줌을 기다릴 것이 없거늘 이제 그들이 망령되이 스스로 이러저리 이끌어서 사사로이 제 공을 세우려 하니, 그것을 먹는다면 어찌 딱딱하여 가슴에 체하거나 목구멍에 구역질이 나지 않겠느냐."

하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