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99년에 위헌 결정 받은 군필자 가산점 제도를 새누리당 한기호라는 인간이 대표 발의했다고 하네요. 

군필자, 당연히 보상해줘야죠. 찬성합니다.
여성 등 미필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맞습니다.
하지만 그러므로 가산점을 줘야 한다?? 아니요. 절대로 옳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아무리 옳은 일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그로 인한 비용은 혜택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균등하게 나누어 부담해야 합니다. 목적이 옳다고 해서 아무런 합리적 이유도 없이 특정 개인이 막대한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군가산점 제도가 바로 그런 불합리한 제도입니다. 가산점 받은 남성의 합격을 위해 미필자 혹은 여성 누군가가 반드시 떨어져야 합니다. 그럼 낙방자는 1년의 기회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공무원 봉급, 수험비용 기타 합쳐서 최소한 1년 기회비용이 1천5백만원 이상은 될겁니다. 그럼 결과적으로 한 여성에게 천오백 걷어서 군필자 남성 한 명에게 그 돈 주는 겁니다. 남성이 혜택을 받는 건 옳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왜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남성을 위한 보상 비용 천오백만원을 혼자 다 부담해야 하냐는 겁니다. 너도 혜택을 봤으니까 네가 좀 부담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요? 그럼 그렇게 말하시는 분들이 대신 좀 부담하시면 안 될 이유는 또 뭐란 말입니까?

자,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당신 옆집에 국가유공자 할아버지가 이사 오셨습니다. 이 할아버지 상이용사이신데, 우리가 오늘날 자유를 누리는 건 다 이 분 덕분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옆집 사는 당신에게 이렇게 명령합니다. 이 할아버지의 노고에 대해 보상을 해드려야 하니까 옆 집 사는 당신이 매달 백만원씩 내서 보상해 드리쇼. 어떻습니까? 국가 재정도 절약하고 할아버지도 돕고 참 좋은 일입니다. 왜 내가 전부 부담해야 하냐고요? 당신도 혜택을 봤으니까 잘 사는 당신이 좀 부담하면 되지 뭔 말이 많냐고 합니다. 그에 대해 당신이 말합니다. 그럼 그렇게 말하는 당신이 부담하면 안 될 이유는 뭐란 말이요? 

보시다시피 두 사례는 하나도 다를 게 없습니다. 군필자 보상해 줘야죠. 그럼 모든 미필자들이 일인당 만원씩이라도 내서 보상해주면 됩니다. 왜 단지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는 이유만으로 혼자 일년치 기회비용 천오백만원을 전부 부담해야 하죠? 미필자 모두가 단돈 만원씩이라도 내주면 됩니다. 왜 당신이 만원 내는 건 싫다고 하면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여성에게는 혼자 천오백만원을 부담하라고 하나요? 너무 위선적인 거 아닙니까? 

게다가 웃기는 건 이뿐이 아닙니다. 가산점도 전처럼 3~5%로 너무 높게 잡으면 위헌이라 안 된답니다. 그래서 2%정도로 하고 비율도 제한한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 무슨 코메디란 말입니까? 애초에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이유가 뭡니까? 군필자 보상입니다. 그럼 이왕이면 많은 군필자들이 혜택을 보게 해야죠. 다시 말해 혜택 보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닙니까? 그런데 늘리기는커녕 안 그래도 원래 전체 군필자들 대비 극소수에 불과한 수혜자 숫자를 더 제한한다고 합니다. 이런 걸 자가당착이라고 하죠.

군필자 보상에 반대하는 사람 없습니다. 그런데 많고 많은 제도들 중에 왜 하필 이 가산점 제도에 그토록 집착을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일단 위헌결정을 받았던 제도입니다. 즉 또 다시 위헌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말했듯이 특정 개인에게만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는 특별한 희생을 강요합니다. 현실적으로 이른바 여성계의 반대도 강합니다. 이런 여러움에도 불구하고 굳이 꼭 해야 하겠다? 그렇다면 분명 뭔가 확실한 효과, 즉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렇나요? 전혀 그렇지 않죠. 전체 군필자들 중 그야말로 극소수에게 혜택이 돌아갈 뿐입니다.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대다수 군필 남성들과 무관합니다. 그런데도 굳이 해야 하겠다고 주장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 인간의 정신세계가 합리적이고 건전하다고 보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반대하는 페미년들 미워서라도 해야 하겠다" 뭐 거의 이런 식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