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특히 에노텐 님의 경우가 그런 것 같습니다.

공적 기관의 구성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일한다고 해서(계량적으로는 노동생산성을 높인다고 해서) 공적 이익을 해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출처(ref.) : 정치/사회 게시판 - 공적 기관은 본래 비 효율적인 것이 특징이다. ( 각종 공사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 http://theacro.com/zbxe/free/774606
by 흐르는 강물


효율성은 단순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그것이 영리건 공익이건간에)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일뿐입니다. 왜 '효율'이라는 가치중립적인 가치를 '영리'라는 자본적 개념과 동일하게 사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효율성은 그 개념 자체에 근본적인 한계가 내포되어 있는 개념입니다. 왜냐하면 거기엔 질적인 측면은 고려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죠. 에노텐님은 공익을 해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과연 그럴까요? 실제로 공공 서비스에서 효율성만을 추구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공익과 안전 등 다른 가치와 상충된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지하철의 배차 간격을 훨씬 길게 하면 어떨까요? 당연히 지금보다 적은 비용으로 훨씬 많은 인원을 수송하게 되니까 효율성은 대폭 향상됩니다. 하지만 서비스의 질은 악화되겠죠. 전동차는 미어터질 것이고 심하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타지 못하고 다음 차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어터지든 말든 어쨌든 효율성 개념에서의 기준은 투입 대비 산출, 즉 비용 대비 수송인원이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효율성만을 추구한다면 대중교통 수단의 배차 간격은 가능한 한 길게 할 수록 효율적입니다. 이런 경우는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이 상충되는 경우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효율성은 안전성과 신뢰성 등의 가치와도 상충됩니다. 

만약 재판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부 단심제로 하면 어떨까요? 동일한 시간에 훨씬 많은 사건들이 해결될 수 있습니다. 장기간의 재판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 겁니다. 사실 재판의 3심제는 효율성 면에서 보자면 대단히 비효율적인 제도입니다. 그럼에도 모든 나라들이 2~3심 제도를 두고 있는 이유는 효율성보다는 신뢰성 등 다른 가치를 더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나 사기업이 중요 자료들의 백업을 받아 놓는 것도 효율성의 관점에서 보자면 분명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그런 걸 없애면 여러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은 향상됩니다. 하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겠죠. 이처럼 효율성이 다른 가치들과 상충되기 때문에 효율성이라는 가치를 희생시키는 경우를 공공이든 사기업에서든 쉽게 일상적으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 개념의 문제점 중 극단적인 경우로 이른바 퇴행적 효율성 추구의 문제도 있습니다. 효율성은 투입 대비 산출로 측정합니다. 즉 분자가 산출이고 분모가 투입이죠. 그럼 이 값을 크게 하는 방법으로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경우로는 비용은 줄이고 산출을 늘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자와 분모가 둘 다 줄어들었지만 분모의 감소폭이 더 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전체 값은 커집니다. 즉 투입과 산출을 둘 다 대폭 줄였지만 투입을 조금 더 많이 줄이면 이 경우에도 효율성은 향상된다는 거죠. 예를 들면 구청에서 여권을 발급하는데 일주일에 100의 비용으로 150개의 여권을 발급하던 것을 10의 비용으로 20개의 여권만 발급하게 된다면 투입 대비 산출이 1.5에서 2.0으로 향상되었으니 효율성이 무려 33%나 대폭 향상된 것이 된다는 겁니다.

효율성이 가치중립적이다?? 정말로 딱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