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연구자들은 좋은 친구의 존재가 부정적 정서를 줄이는 반면, 긍정적 정서를 늘리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등 건강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117)

 

연구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이사로 인한 환경 및 인간관계의 변화가 결국 삶을 튼튼하게 지탱해주는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죽마고우나 소울메이트 같은 절친한 친구들을 만든 사람과 만들지 못한 사람의 행복도와 사망률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125)

 

 

 

왜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로울까?

 

스트레스는 긴장 상태다. 공포나 불안으로 인한 긴장 상태에 대해 살펴보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신 또는 지인의 생명이나 신체가 위협 받을 때 즉 위험 상황일 때 공포나 불안을 느낀다. 다른 경우에도 공포나 불안을 느낄 때가 있긴 하지만 여기에서는 논의의 편의상 무시하기로 하자.

 

그런 위험 상황에서는 평소보다 감각을 예민하게 하고, 두뇌 회전을 빠르게 하고, 팔다리의 근육이 잘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적응적이다. 이 때 소화나 면역을 위해 쓰이는 에너지를 잠시 전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소화나 면역에 문제가 생기겠지만 그 에너지를 전용해서 신체를 구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면 전체적으로 볼 때 이득일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인간은 그런 식으로 진화한 것 같다.

 

얼핏 보면 에너지 전용이 심리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생리적 현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험 인지에서 시작하여 에너지 전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뇌에서 이루어지는 정보 처리 과정이다. 따라서 에너지 전용 가설 역시 진화 심리학 가설이다.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얼마나 수집되었는지는 조사해 보지 않았지만 아주 유력한 가설로 보인다.

 

 

 

만약 인간이 위험 상황일 때 소화나 면역 체계로부터 에너지를 전용하도록 설계되었다면 위험 상황에 많이 노출될수록 즉 스트레스 상황에 많이 노출될수록 소화 불량에 걸리기 쉽고 감기 등에도 걸리기 쉬울 것이다. 즉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스트레스는 상당히 포괄적인 개념이다. 스트레스와 건강의 상관 관계를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공포, 불안 등과 같은 좀 더 구체적인 개념을 적용해서 연구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공포 기제와 같은 각각의 스트레스 관련 기제들이 어떤 식으로 설계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따져야 할 것이다. 어쩌면 어떤 스트레스 상황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