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성접대 의혹을 받은 인사의 낙마에 대하여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박근혜에게 '국민 X년'이라는 비난을 해댔는데요..... 사실이라면 저는 저의 욕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미투라고라님의 '박정희가 총맞아 뒈졌다'..라는 표현을 제가 동의했듯 말입니다.


성접대 의혹은 그동안 인사 검증 과정에서 밝혀진 후보들의 비리인 '부동산 투기' '불법적 재테크'와는 전혀 다른 맥락입니다. 만일 그 후보가 그동안 불거졌던 의혹들의 항목이었다면, 그리고 설사 박근혜가 그 사실을 알고도 임명하고자 했다면 저도 간단하게 '그렇지 뭐'라고 하면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을겁니다. 물론, 최고통치권자의 오만일수도 있겠지만 이런 오만은 대통령의 오만보다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이니 말입니다.


문제는 그 의혹이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그리고 현재도 상당 부분 터부시 되는 성문제였고 그 성문제가 바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 행위였기 때문에 그 부분은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아무리 비난을 받아도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부동산 투기 등 역시 '집한칸 마련하고자 하는 서민들'에게는 폭력적 행위임에는 틀림없지만 차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의 검증시스템의 미비입니다. 제가 예전에 고학생 시절, 당시 제가 근무하던 회사에 '몰래바이트를 하던 모모 공공 기업의 엔지니어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던 글이 있는데요... 바로 그 공공기업에서는 SKY 대학 아니면 이력서를 쳐다보지도 않는다...라고 하더군요.


이 부분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신문기사가 구직/구인 사이트인 jobkorea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보도하기로는 '인사담당자'가 가장 애로를 겪는 것은 바로 대학생들의 검증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툭하면 4.0이 넘는 평점에 TOEIC등의 점수 등이 비슷비슷.... 특색이 없는 지원자들 간에 선발 기준은 바로 '출신 학교'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검증시스템'의 부족은 비교적 인사정책이 잘되어 있다는 대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을 제외하고(물론, 삼성도 TOP에는 서울대 출신이 다수를 점하고 있겠지만) 예를 들어 'LG는 고려대 출신을 선호한다', 'SKT는 연세대 출신을 선호한다' '기아자동차는 성규관 대학을 선호한다'라는 식의 '공개적(?)인' 인사담당자들의 멘트는 검증시스템의 허술함으로 LG는 고려대 출신이 큰 인맥을 차지하는 등 인사제도에 있어서 어떤 '거대한 인맥'을 떠나 '카르텔을 형성하고' 그 것이 내부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기업 자체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도구로 작동하기도 하죠.



이번 박근혜 인사정책에서 제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김종훈입니다. 물론, 그 이유가 '대한민국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것' 때문이지만 우파를 자임하지만 진보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나름 진보적 사고에 대하여 넓게 이해하고 정서를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는 저에게도 김종훈은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감이 들더군요. 뭐, 저를 국수주의자라고 비난해도 할 말은 없지만 제가 누누히 '애국심은 똥개에게나 던져주라'라고 했던 말에 비추면 그 거부감은 '원천적인 감정'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는데서 오는 불편함'이겠지요.


이 부분도  명쾌히 정리되어야 합니다. 원천적인 해법은 '대한민국은 이중국적을 허용해야 한다'...겠지만 삼성의 '천만이주노동자들' 등과 같이 순전히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 내지는 장려가 아닌, 착취수단으로서의 이중국적을 악용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는 현실에서 '이중국적 허용'은 그렇게 단순한게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이중국적 허용논란은 김종훈과 같은 사례가 다시 발생하고 장관 등에 임명되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면, 저의 '익숙하지 않은데서 오는 불편함'과 이중국적 허용논란에 대하여 보다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 인사정책 중 '유일하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물론, '검증시스템'의 미비를 빌미로 박근혜에게 면죄부를 발부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최종 책임은 박근혜가 져야 하니까요. 헛된 수사로 박근혜에게 면죄부를 주는 행위, 당연히 '뭔가 잘못되면 무조건 대통령 탓'인 풍토도 문제이겠습니다만 최종책임자에게 면죄부를 발부하는 행위, 그렇다면 아마도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파들로만 득실득실하여 무언가 잘못되면 대통령을 보호하겠다고 방패막이로 나설 것이고.... 그건 바로 독재시대 행태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독재시대 행태가 부럽고 부활을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십시요. 말리고 싶지도 않으니까.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