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진화 심리학을 나만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적어도 인터넷에 진화 심리학을 옹호하는 글을 나보다 많이 올린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 같다.

 

언젠가 어떤 분이 구글(http://www.google.co.kr)에서 “진화심리학”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내 이름 “이덕하”가 나온다고 알려주셨는데 놀랍게도 진짜였다. 연관 검색어로 “전중환”도 나오는데 전중환 교수는 대한민국 진화 심리학 박사 1호이며 지도 교수가 저명한 진화 심리학자인 David M. Buss. 지명도 측면에서 나와는 비교가 안 된다.

 

 

 

내가 진화 심리학을 무비판적으로 흡수해서 앵무새처럼 떠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나만큼 진화 심리학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사람은 한국에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얼핏 보면 진화 심리학에 적대적인 사람들이 진화 심리학을 아주 통렬하게 비판하는 것 같지만 그들의 말투만 통렬할 뿐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유전자 결정론이다”와 같은 말도 안 되는 비판을 수십 년 동안 되풀이할 뿐이다. 모욕적인 표현을 많이 하거나 목소리가 엄청 크다고 통렬해지는 것이 아니다. 진화 심리학의 약점을 제대로 물고 늘어져야 진짜로 통렬한 비판이다.

 

내 생각에는 진화 심리학을 정말로 통렬하게 비판한 사람들은 Stephen Jay GouldRichard Lewontin이 아니라 John Tooby & Leda Cosmides와 그들의 제자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진화 심리학의 핵심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진화 심리학자들의 어설픔을 제대로 짚어낼 수 있으며 실제로도 그래왔던 것 같다.

 

 

 

나는 진화 심리학계를 별로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수학계, 물리학계와 같이 아주 잘 정립되어 있으며 천재들이 넘쳐나는 곳에 비하면 진화 심리학계는 상당히 한심한 수준인 것 같다. 진화 심리학자들의 논문을 읽어보면 그들이 대체로 머리가 좋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1960년대에 George WilliamsWilliam Hamilton이 소위 “이기적 유전자론”을 상당히 잘 정립해 놓았는데도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이상한 소리를 한 진화 심리학자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 같다.

 

누군가 “진화 심리학자들 중에는 진화 생물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라고 이야기한다면 나도 거기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진화 심리학을 적대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이 “진화 생물학도 모르면서”라는 말과 함께 진화 심리학계를 조롱할 때에는 “적어도 너보다는 훨씬 잘 하거든”이라는 말로 응수할 것이다. 일부 진화 심리학자들이 어설프다면 그것을 비판하겠다고 나선 마르크스주의자들, 여성주의자들, 주류 사회학자들, 정신분석가들, 문화 인류학자들 등등의 수준은 한심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진화 심리학에 대한 불만> 시리즈에서는 내가 지금까지 진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느껴왔던 불만을 하나씩 정리할 생각이다. 한국인이 쓴 가장 통렬한 진화 심리학 비판이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내가 알기로는 아직 한국인이 진화 심리학의 약점을 제대로 짚은 글을 발표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