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노원병(맞나요?) 당선 가능성을 놓고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당선되면 안철수로서는 날개를 다는 셈일 겁니다. 민주당은 급격하게 몰락의 길로 접어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아예 간판을 내리는 수준으로 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봅니다. 안철수의 정치적 내공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민주당이 몰락해도 딱 삼년 정도는 지탱할 것 같습니다. 부자 망해도 삼년 간다는 속담 때문만은 아니고, 아무리 몰락해도 다음 총선의 결과 그리고 다음번 대선 후보를 둘러싼 이합집산까지는 거쳐야 최종 사망선고가 내려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그런데, 설혹 이번에 안철수가 진다 해도 안철수에게 그다지 손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아니, 남는 장사죠.

안철수가 인기 절정일 때와 비교해서 현재는 안철수가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고, 이제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안철수는 어떤 정치적 액션도 없이 이 자리까지 온 친구입니다. 정상적이라면 안철수의 거품은 지금 10% 이하로 내려가 있어야 합니다. 전당대회 각목 파동 이후의 박찬동, 대선 패배 및 창조한국당 내부 분란 이후의 문국현 정도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게 정상적인 경로라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안철수의 인기는 지금도 20%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거 대단한 겁니다. 바다 거북이가 알에서 깨어나 바닷물까지 들어가는 데에만10%가 포식자에게 희생이 된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성체가 되어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산란을 하는 데까지 성공하는 확률은 0.05%던가 그렇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 해도 안철수의 지지도는 사실 지난해 온갖 파문 겪으면서 찌그러질만큼 찌그러진 상태거든요. 그런데 아직 저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앞으로 저 지지율은 더 내려갈 수 있습니다. 안철수가 여전히 지난해처럼 어중간한 스탠스를 보이면 그렇게 될 겁니다. 즉, 지지자들이 안철수의 뭘 지지해야 할지 알 수가 없을 때는 더 이상 지지율이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안철수는 이번에 지지자들이 자신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내놓았어요. 그건 다름 아니라 현실정치를 떠나지 않고, 어떤 형태로건 현실 정치인으로 계속 활동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노원 재보선의 결과는 부차적인 중요성을 가질 뿐입니다. 오히려 노빠 무리나 노빠 언론의 공격이 거세질수록 지지자들의 단결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선거에 진다 해도 당장 안철수가 주저앉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민주당에게 중요한 것은 안철수를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 주저앉힐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매에는 장사 없다고, 안철수도 계속 좌절하고 실패한다면 결국 주저앉겠지요. 민주당에게는 오직 그 가능성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즉, 안철수의 정치적 진출을 물샐 틈 없이 막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 전에서 죽을 쑤는 바람에 결국 대만과의 시합에서 5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WBC 한국 팀의 운명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이번에 안철수가 진다고 해도 결국 민주당의 방어망을 뚫고 정치권 안착에 성공할 거라고 봐요. 일단 안철수가 정치권에 안착하면 민주당은 몰락합니다. 그리고 노빠들은 확실히 망해요.

박찬종이나 문국현은 일시적인 인기와 지지세를 얻었지만 그걸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안철수는 다릅니다. 그 차이가 뭘까요? 정치적인 역량? 캐릭터? 뭐, 그런 것도 없다고는 못하겠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결정적인 변수는 바로 호남의 존재입니다.

박찬종과 문국현의 지지세는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항상 존재하는, 선거 때마다 제3후보에게 몰리는 그러한 부동층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권자층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상수로서 존재해요. 하지만 이들은 결코 정치적 정체성을 획득하기 어렵습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도 분명하게 정식화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안철수는 분명히 호남권의 지지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안철수 본인이 호남의 차세대 주자가 되어야 한다는 분명한 목표와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안철수의 지지세에는 과거의 제3후보 지지층도 있지만 밑바닥에는 호남의 분노와 좌절, 정치적 욕구가 자리잡고 있어요. 이건 쉽사리 깨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철수의 정치적 진출을 막아내기 어렵다고 보는 겁니다.

저는 안철수를 별로 좋아하지도, 신뢰하지도, 지지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정치야 어차피 차선 아니 차악을 선택하는 것, 최악을 피하는 기술이라면서요? 그런 점에서 현재까지 안철수의 역할은 긍정적입니다. 제가 아래 글에서도 썼지만 쓰레기 친노, 깨시들을 박살내는 데 조금이라도 유용하다면 저는 안철수를 적극 지지할 생각이 있습니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하잖아요? 정치인이야 어차피 유권자들의 활용 대상이죠. 안철수 이용해 노빠 깨시 무리들 박살낸 뒤, 그 뒤에 하는 것 봐서 얼마든지 다른 선택의 길이 있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