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 시선을 끌기 힘들다.

나처럼 노가다 뛰다가 일 없으면 퍼노는 사람이야 시간 때우기로 죽 둘러보지만 자신과 주변을 관찰하고서 출발한 글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메시아를 찾는 글보다는 현재 상황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보여주는 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진영 논리가 좋지 않은 것이라며 이래저래 말들 하지만 아크로 자체가 진영 논리에 많이 젖어 있는데 뭘. 아니 진영 논리라기보다는 우리나라 평범한 사람들 일상의 축소판이라고 봐도 무방.

동종교배며 주례사 비평들, 흔히 우리(내가 가리키는 우리에 속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미안하다)가 꾸짖는 대상이지만 아크로에서 외부나 세상을 비판하는 잣대를 아크로에 들이대보면 대충 크게 어긋나지 않게 들어맞을 게다. 게시글 토론 양상이 어느 정도라도 정반합을 거쳐서 어떤 결과물을 낳는다기보다는 거개 감정 소모전으로 흐른다고 봐도 무방. 그러다 멀찍이 떨어져서 보면 느슨한 끼리끼리의 모습. 하긴 게시판에 오가는 글들을 놓고서 직접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나누듯이 자신에게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라 하기엔 사람들 사이가 이미 멀어져 있으니까. 통신의 발달은 사람 사이를 이어준다기보다는 멀어져가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역할이 크다.

욕 퍼붓고 공격하고 그러는 거야 뭐 인간의 당연한 공격성 아닐까? 상대를, 대상을 모른다는데서 나오는 공포에서 벗어나려는 욕구. 
욕 퍼붓고 튀어버리는 부류라면야 정말 욕 먹어도 싸지만. 요기 그런 어린 부류 몇 있다. 그거 실은 서로 쌍판 맞대기만 해도(온라인 말로 현피 혹은 소통. 주먹다짐 말고) 사라져버리는 감정이다. 현실에서 서로 얼굴 맞대고 가까이 사는 제대로 된 세상이라면 이런 게시판은 일 끝나고 편한 자세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겠지만 아크로는 그토록  현피를 바라면서 현피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모인 일그러진 공간이다. 아니 대다수 온라인 공간들이. 무리에서 배척받지 않으려는 애절한 욕구. 사람들 정말 귀 엷다(엹다가 맞나?). 아마 자신을 들여다본 사람들은 알 일. 아하하 그 확신이란! 사람들 앞에서 변변한 말 한 마디 못하지만 학교 다니는 자식들더러 너는 왜 그렇게 발표도 못하고 자신감이 없냐고 다그치는 것, 그게 인생이다.

요기서 잡아 죽일듯이 싸우는 사람들, 그냥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인간 세상에서 어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거개 하나다. 문제가 뭔지 알면서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것.
자신에게, 자신이 속한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고 누군가 말하는 순간 아주 많은 것들이 해소된다. 발화자(들)은 번제의 희생 제물이다. 그 희생자들이라는 보호막 속에서 그와 똑같은 나머지 구성원은 자신을(혹은 자신의 문제나 공포, 열등감) 드러내지 않고 무언가를 해소하게 된다. 원래 인간은 그렇게 나약한 존재이다. 그렇게 서로에게 빚지며 살고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은 드러내지 못하고 자신의 주변과는 부대끼며 살지 못하고 어딘가 멀리 있는, 뛰어나다는 누구를 큰 존재로 삼아 그 그림자에 숨어 자신의 주변을 비하하는 모습들. 여기 아크로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아크로 회원들이 세상살이 중에 겪게 되는 골치거리를 털어놓고 해소해줄 만한 문화라도 존재할까? 

적시한다. 질문과 황우는 나를 만난다. 우리 생이 다하기 전에. 둘은 답지 않았기에 나를 만난다. 물론 exposure가 아니라 encounter이다.
세상엔 수많은 窒門과 徨憂와 珍侄이 있다. 品  / 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