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증진기금 재원 마련을 위하여 담배값을 5천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박근혜 인수위의 발표를 보고 박근혜 정권의 '실력'에 대하여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저는 흡연자로서 담배 중 가장 싼 THIS 기준(솔담배는 제외)으로 하여 담배값을 250% 올린다는 발표에 속으로야 울컥했습니다만 실제 걱정되는 것을 담배값 인상이 아닙니다. 담배값 인상으로 인하여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면, 예 좋습니다. 세금 좀 더 내는 셈 치죠. 아니면, '원님 덕에 나발 분다'고 이번 기회에 금연을 실천해 보는 것도 좋겠고요.


정작 걱정이 되는 것은 담배값 인상이 과연 재정적자에 도움이 되며 또한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겠느냐? 하는 점입니다.


첫번째 문제는 담배값 인상으로 인한 국민건강 증진을 꾀하는 것은 이미 노무현 정권 때 '실패'로 판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고 김근태 의원이 복지부 장관 시절 THIS가 현행가인 2천원으로 올랐고 당시 정권에서 정권 홍보 차원에서 '흡연율이 줄어 국민 건강을 증진 시켰다'라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었습니다.


당시, 담배값 인상으로 인한 흡연율의 감소는 담배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담배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담배값 인상에 따른 '도매상들'의 사재기 때문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담배판매량은 원상 복귀 되었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목표가 공염불에 가까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국민 건강 분야에도 '빈익분 부익부' 현상이 재현될 것입니다. 물론, 이미 부유층일수록 흡연율이 낮다...라는 통계도 있습니다만 당시 담배값 인상 시 담배값이 부담되는 빈곤층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진짜'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구해 피웠고 이런 빈곤층은 더욱 더 질병에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세번째 문제는 과연 진정으로 박근혜 인수위에서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담배값을 인상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만일, 예상대로 담배값 인상에 따른 흡연율 감소, 그래서 국민건강증진이 된 경우에는요? 그러면 흡연율이 줄어 담배 판매로 인한 세수가 줄어드는데 그 때는 어디서 세원을 마련할 것인데요?


장삼모사식 정책이며 흡연자들을 볼모로 잡는, 그리고 부유층일수록 흡연율이 낮다는 통계를 고려해보면 이건 이명박의 전문인 '서민호주머니털이 잡범'을 다시 저지르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네번째 문제는 한미FTA와 연계하여 생각해 보면 과연 담배값 인상이 인수위의 바램대로 국가에 고스란히 세수로 들어갈 것인가? 하는 염려입니다. 한국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기업은 KT&G로 공기업이었던 담배인삼공사를 민영화하면서 탄생된 기업입니다. 그런데 아마 여러분은 '칼 아이칸'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을겁니다. 이 인물은 지난 2007년 KT&G의 적대적 인수를 시도하다가 실패했지만 1500억원의 차익을 챙겼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KT&G의 주식 소유율입니다. 국내 기업 또는 국내인의 KT&G의 주식 소유율은 기업은행이 5.6%로 국내 기업 또는 국내인의 주식 소유율 중 유일하게 5%를 넘고 최대주주는 7.1%의 프랭클린 뮤추얼펀드 그리고 이미 언급한 칼 아이칸의 6.6%(2007년 기준)으로 이 구조가 그렇게 크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이게 바로 경제민주화의 부작용이죠. 이렇게 지배구조가 허약하게 된 이유가 바로 참여연대의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런 상태에서 KT&G의 영업이익을 세수로 활용한다면? 과연, KT&G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당장 한미FTA의 조약들을 들고 나와 세수확보가 무산되어 담배값 인상에 따른 재정 확보는 커녕 오히려 손해배상을 해야할 처지가 되어 국민들의 혈세만 낭비할 염려가 다분히 있습니다. 이미, '칼 아이칸'의 적대적 M&A 시도 전에도 그런 우려가 제기되어 왔으나 말 그대로 '개무시'되었습니다. 



네번째 문제는 그렇다 치고, 과연 첫번째부터 세번째까지..... 이미 지난 정권에서 실패로 귀결된 것을 또 반복하겠다는 박근혜 인수위. 도대체 제 정신인지 의문입니다. 이명박은 인수위 시절 이미 미국에서 실패로 귀결된 '트리클 다운 정책'을 들고 나왔고 그렇게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고수하다가 국가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더니 참.


3공 엘리트 파워 포스... 운운했던 제가 많이 민망해지는군요.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