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게 말이 되느냐?"

이런 말 하는 것 자체로는 매우 올바르고 늘 권장해야 하는 태도가 맞다. 적어도 그렇게 볼만한 근거가 부족할 때는 그렇다.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함부로 '상식적이지 못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걸 우리는 보통 음모론 혹은 유언비어라고 부른다. 

(음모론은 상당수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지만, 여전히 경계의 대상이다. 공론장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늘 '왜 그런 음모론이 호응을 얻고 있을까?" 이다.)

좋은 예가 최초 국정원녀에 대한 문앞 혁명이 벌어졌을 때가 그렇다.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국정원이 200여명의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여 선거 여론을 조작하려고 암약했다" 라는 주장은 매우 상식 밖이다. 그 것이 실제로 가능하려면 너무나 많은 상식적이지 못한 전제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앞 혁명은 그래서 여전히 변명의 여지 없이 유죄이다. 도둑질을 했다는 근거 없는 의심만으로 사람을 두들겨 패 놓고는, 나중에 진짜로 도둑이었음이 밝혀지자 "거봐, 내가 두들겨 패기를 잘했지?" 하는 것은 경악할 만한 상식 밖의 태도가 맞다.

그런데 또한, 세상은 그렇게 상식적으로만 돌아가지는 않는다.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그 누가 봐도 '그럴 만 하네' 할 수 있는 상식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자나 공직자가 되고, 단지 우파니 좌파니 하는 정치하는 방식만을 가지고 번갈아 이런 저런 시행착오와 개선을 이루어가는 세상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런 세상은 오지 않았다.

"국민의 48%가 공산화 찬성세력이요  反대한민국 세력이요 정치적 창녀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에 임명되는 것은 상식적인가? 세상의 온갖 때를 다 묻히고 살 수 밖에 없는 일반인들도 감히 무서워서 꼬박 꼬박 지키는 '공금의 영수증 증빙 처리' 조차 무시하고 살았던 사람이 헌법재판소장 후보로 임명되는 것은 상식적인가? 국정원 직원이 업무시간에 정치편향성 글을 올리면서 국민의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상식적인가?

엄연히 이렇게 상식 밖의 일들이 버젓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 또한 세상의 이치인데, 마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그런 일이 진짜로 일어났겠어?" 하고 근거없이 윽박지르는 것 역시 상식적이지 못하다. 적어도 드러난 펙트, 드러나버린 '비상식'에 대해서만은 '상식적이지 못한 일이 벌어졌으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밝히고 바로 잡아야한다' 라고 말하는게 상식적인 것이다. 그런 말조차 하지 말라는 사람들이 상식을 떠든다. 이보다 더 상식 밖의 일이 또 있을까?

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갯소리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http://mirror.enha.kr/wiki/%EA%B7%B8%EB%9F%B0%EB%8D%B0%20%EA%B7%B8%EA%B2%83%EC%9D%B4%20%EC%8B%A4%EC%A0%9C%EB%A1%9C%20%EC%9D%BC%EC%96%B4%EB%82%AC%EC%8A%B5%EB%8B%88%EB%8B%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