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에서 관객들을 무섭게 하는 방식에는 대체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갑자기 귀신이나 살인범을 왁~!하고 튀어나오게 해서 비명을 지르게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방법은 상당히 만들기 쉽기 때문에 이것조차 제대로 못하는 공포영화 감독은 이해가 안 갈 지경이다.) 중요한 건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공포의 대상이 출현해야 하며 이들이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예측할 수 없을수록 무서움이 커진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 좀 더 드물고 잘 만들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성공하기만 하면 걸작이 될 수 있는데 -  완전히 비인간적이고 기계같은 존재가 정확히 규칙에 따라 그 희생자들을 조금의 자비도 두지 않고 몰아붙이는 내용이다. 이 두 가지는 '예측이 된다' '예측이 안된다'는 점에서 완전 반대되는 존재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의사소통이 안된다'는 점이다. 공포의 대상은 기타 등장인물과 소통의 통로가 철저하게 막혀 있다. 주인공이 귀신하고 담판을 벌여서 윈-윈 협정을 맺고는 서로 악수하고 헤어졌다... 이러면 이미 공포소설의 영역이 아니지. ^^


여기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사람은 자신과 의사소통이 안 되는 존재에 대해서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무서움을 느끼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 물론 사람들이 자신을 존경해주고 숭배해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대에게 두려움이라도 느끼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무시는 받지 않을 테니까. 당연히 사회화가 발달되어 있지 않고 동물적인 본능이 강한 인간일수록 이런 성향이 특히 강하다. 깡패에게 항의하거나 자신을 공격하려는 자에게 말로 해명을 하려고 해보면 반응이 어떻겠는가? 백이면 백, 이빨을 씩 드러내면서 '이 XX가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라는 식 아니겠는가…


게시판에서의 말싸움은 뭐라고 포장을 하던지 보통 어떤 글을 보고 기분이 상해서 생긴다. 어떤 글을 보고 기분이 나빠졌을 때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반응을 보인다. 일반적인 게시판에서는 다짜고짜 욕부터 하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 잘 하면 솔직해서 좋다는 칭찬을 들을 수도 있다. ^^ 하지만 관리자가 꽤 부지런한 이 아크로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 방법이다. 


보통 가장 긍정적으로 인정받는 대처방법은 그걸 그냥 인정하는 것이다. '이 글은 기분 나쁘네요',  '왜 이런 말을 나에게 하시죠?' 이렇게 되면 원글 쓴 사람이 그게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해명할 수도 있고 어쩌면 사과를 받을 수도 있다. 혹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볼 때 이는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여러 사람 앞에서 그대로 공개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떤 악질적인 인간이 작정하고 자신을 괴롭히려고 들 때 이 내용은 그대로 무기가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게시판 사람들에게 전반적인 신뢰가 있지 않고는 쓰기 어려운 방법이다. 


그러니 여기서 제 3의 방법이 나온다. 상대방에 대해 반박을 한다. 그럼 상대로부터 재반박이 나올 것이다. 내용을 본다. 쉽게 반박을 할 수 있는 말이 있으면 반박을 한다. 그런데 자신이 대답하기 힘든 내용이 있다? 생깐다. 잠시 후에… 다시 처음부터 똑 같은 반박을 시작한다. 상대가 열받아서 험한 말을 하면 그걸 물고 늘어진다. 그리고 가끔씩은 적당히 어려운 말도 섞어 써야 한다. 자신이 바보는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이걸 잘하면 상대에 따라서는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보이는데 도대체 정확한 의미는 파악이 안되고 도무지 의사소통이 안된다...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


결론은… 아무리 설명해도 상대방이 자기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좌절할 것 없다. 적 앞에서 개가 이빨을 드러내고 복어가 몸을 부풀리듯이 이들도 수만년간의 진화에 따른 생존본능을 발휘하고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