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은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면서 일한다 예를 들면 위조여권이나 위조 신분 등의 경우 불법이다. 다만 발각되면 꼬리자르기고 그에 대해 책임 질 수 있는 범위까지만 책임을 진다. - 흐르는 강물 님. 기타 길벗 님이나 미뉴에 님의 시각 등등

어느 중견 기업 회장이 그랬다죠. "사업가란 합법과 탈법의 경계선에 외줄을 타고 돈을 버는 모험가"(대충 내용이 그렇습니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정보기관과 군부 역시 그렇습니다. 초법적 존재가 아니라 들키지 않고서 불법을 써서 국가의 안전을 도모하는 존재입니다. 업무 수행상 저지르는 절차상 탈법/불법은 길벗 님 말대로 많은 부분 용인됩니다. 이것은 일종의 관례-필요악, inevitable custom이죠. 이동흡  씨 경우처럼 바뀌어야 할 '관행' illegal routine이 아니라. 

저 관례는 새뮤얼 코울리지가 말한 자발적 불신 중단(willing suspension of disbelief)의 대상입니다. 드라마에는 물리법칙이나 평범한 인간의 정서를 벗어난 과장 등이 많이 등장하지만 현실을 비추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하고 대리만족을 준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아 저건 만화경 속이야 하면서 드라마를 지배하는 기묘한 물리법칙을 용인합니다. 하지만 그 위험한 드라마가 자신의 현실이 된다는 위험을 느끼면 자발적 불신 중단은 작동을 멈추게 됩니다. 또 저기서 willing이 compulsory로 대치되는 경우에도 문제가 됩니다.
(새뮤얼 코울리지의 willing suspension of disbelief는 내가 이해를 돕고자 따온 것이고 정치한 의미는http://en.wikipedia.org/wiki/Willing_suspension_of_disbelief와 기타 자료 참고 바람. 영어 해석이 힘들면 시간 남아도는 막노동꾼이 번역해 드림. 영어 하냐 못하냐는 어디까지나 필요에 따른 기능일 뿐임. 한국인 모두 영어 잘 해야 한다는 웃긴 년놈들 보면 웃김. 나는 일본어 좆도 못함.)

애들이 놀 때는 거기에서 인정받지만, 어른들 세계에서는 인정받을 수 없는 규칙이나 사건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애들 세계의 규칙을 용인합니다. 거기에 어른의 잣대를 들이대는 게 외려 문제가 되는 상황이죠. 어른들은 아이들 행위에 많은 집행 유예를 선고합니다. 집행 유예는 갈등이 일었을 때 기회를 주는 중요한 사회 통합 장치입니다. 개인 혹은 조직 차원에서 집행 유예가 선고됩니다. 그런데 요새 성체들은 사립문을 열고 나서서 만나는 주변 사람들의 아이들에게 그다지 집행 유예를 선고하지 않고 바로 실형을 때려버리더군요. 

----- 매트릭스란 영화에서 무언가 깨닫고 신에 버금가는 권능을 지닌 네오가 어느 공간에 들어섰다가 그 공간을 지배하는 흑인에게 된통 당합니다. 그 공간에서 흑인은 신의 위치에 있습니다. 다른 시공에서 그 흑인은 그런 지위를 갖지 못합니다. 나는 저 비유에서 어느 정도 조직에서 하위직을 거느리는 인간들의 비애를 봅니다. 

다른 공간에 들어서서도 그런 위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권력욕과 그 이면에 자리잡은 밀려날까 두려워하는 성체들(이건 남녀로 구분할 게 아닙니다. 사회구조상 남성에게 더 강하게 나타나지만)의 공포. 그리고 자기 안에 도사린 물욕과 권력욕을 자기 수컷에게 투사하다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준(위험하지 않게 평온한 생활을 누릴 정도)을 넘어서서 문제를 일으키는 여인네들. 어디에서나 항상 자기 안방에서와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승복하지 않는 이들에게 공격성을 드러내는 이들. 

항상 그런 것은 아니나 타인을 공격하는 기저엔 대개 공포(자신들 세상의 물리법칙, 대인 관계 법칙이 월인천강月印天江의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는 어리석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내게도 있지만 결과값을 알고 있고 그 방향을 멀리한다는 점에서 혼자 속으로 기특해 합니다. 모르죠 실제 뛰어들어서 상대를 짓밞아 버릴 능력이 없는데 아큐정전 속 인물처럼 정신승리 중인지도. 

하지만 아직 그들에 대한 연민이 앞섭니다. 나는 그들의 부분집합이고. 상대를 이해하고 나를 이해하여 저 공포를 해소하는 과정을 나는 계몽(깨몽)이라고 봅니다. 무언가 남들이 모르는 것을 깨달아 자신이 보기에 어리석은 존재들보다 우월감을 느끼고 가르치는 모습을 뜻하는 계몽이 아니라 직접 부딪치고 확인하여 양쪽의 두려움을 해소하는 방편. 상대가 나를 이해하게 되면 상대의 공포와 공격성은 사라지고 적어도 나는 안전해집니다 ----- 

물리법칙을 수시로 벗어나는 네오를 국정원 직원들에 비유하자면 흑인이 사는 공간은 민가입니다. 민가에서는 네오네 법칙이 통하지 않습니다. 민가에서는 네오를 보며 대개 자발적 불신 중단을 합니다. 네오가 자신들의 안위를 지켜주는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안위 자체를 위협하는 효과를 낳는 행위를 자신들에게 하지 않는 한. 국정원 직원들은 어찌 보면 정부가 거느린 깎두기들입니다. 빡빡머리 조폭을 보통 깍두기라고 하고 세간에서 농담으로 '깍두기들은 깍두기 세상에서 살아라. 절대 민가엔 들어오지 마라'고 합니다.

국정원 직원들에겐 보통 사람은 누리지 못하는 많은 혜택이 주어집니다. 만많치 않은 급료, 비공개 활동비,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외부의 어떤 지원,  힘든 상황에 처할 경우 어디로 여행가서 장시간 풍족한 물질을 공급받으며 쉴 수 있는 시스템(이게 서민들이 바라는 중산층일 겁니다), 신변을 보호해 주는 내부 경호팀들. 그들이 하는 일이 중요하고 또 위험하다고 민가에서 간주해 주기 때문입니다. 국저원 직원이라고 폼 잡는 것은 젊은 사람들 시험 합격하고 한 때 그러는 것이려니 합니다 :) 한참 지나서도 그런다면 그건 뭐... ... .

국정원은 국내 민가 문제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 유머 사이트가 종북 사이트인지도 모르겠고 그곳이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긴 합니다. 아크로 같은 곳은 사회 위험 세력도 아니고 종북도 아니고 국정원이나 검경에서 만약 모니터링한다면 아크로 같은 의식을 지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참고하는 수준 정도일 겁니다. 그게 아니라 뭔가 문제아들을 잡아내려는 차원에서 모니터링하는 거라면 그건 그 조직들의 지적 능력이나 세상을 보는 눈이 떨어지는 것이고 결국 한국민들이 위험해지는 겁니다. 좌파가 높은 경지라거나 옳다는 게 아니라 아크로를 좌파 성향이라 본다면 그건 코미디.

이번에 가장 큰 문제는 국정원 직원이 인피면구(Under Cover)를 뜯겨버린 실력 부족. 국정원 직역은 대외적으로 신분이 공개되어도 상관없는 직역과 들켜서는 안 되는 직역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미뉴에 님의 의중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는 바이지만 그들은 항상 우리 곁에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몸 속에 있으면서 우리가 건강할 때는 위험하지 않고 뭔가를 제공해주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기회감염을 일으키는 세균들처럼.

걔들은 가능하면 민간인과 어울리지 말고 따로 노는 게 좋습니다. 아니 민간인들 앞에서는 쩔쩔 매는 게 정석입니다. 휴가 나온 사병들이 민간인들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것처럼.

설사 공안기관에서 아크로 글들을 모니터링한다고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그냥 하라고 냅두면 됩니다. 그럴 시간에 비행소년 님이나 에노텐 님 아니면 문화 게시판에 오른 경제 관련 글들 가지고 이바구 하는 게 낫습니다. 아크로 사람들 글에 개입하거나 이를 문제 삼을 정도라면 그쪽 사람들 지적 능력이 한참 떨어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