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녀가 오유에 글을 올린 것을 가지고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대선 여론조작을 한 증거라고 보거나 강력한 의심이 간다는 분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국정원녀가 쓴 글을 국정원의 조직적 여론조작이라고 한다면, 저 정도의 글을 쓰면 국가공무원들이 조직적 여론조작을 한 것으로 보는 가이드 라인으로 설정해도 되겠지요?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거나 감사에 적발될 때에 저 기준을 적용해서 국가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여부의 잣대로 사용하고, 조직적으로 여론조작한 기준으로 사용하면 되겠는지요? 여러분들은 이에 동의하십니까?

이건 노파심에서 사족으로 다는 건데, 제 글을 자기 입맛에 맞게 비틀어 공격하려고 교통법규 위반에 걸린 사람들과 비교하려는 수작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제 글은 고속도로 과속 기준을 50km/h로 할지, 100km/h로 할지를 합의하여 결정하자는 이야기이지, 다른 사람들도 다 규정 속도를 위반하는데 왜 나만 단속하느냐고 항의하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름을 미리 밝힙니다.


이제 좀 본격적으로 디벼 볼까요? 일단, 국정원녀가 오유에 올린 글을 링크하니 모두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국정원녀가 닉네임을 바꾸어 가며 쓴 글들인데, 일일이 클릭하여 그 글들의 내용을 정독해 보시고 추천/반대수도 확인해 보세요.

토탈리쿨 - http://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search_ta...

반대는비수 - http://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search_ta...

추천만환영 - http://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search_ta...

숲속의참치 - http://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search_ta...

봄날은오는중 - http://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search_ta...

이지듀 - http://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search_ta...

투데이이즈 - http://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search_ta... 

자, 다음엔 <국정원법>에 정치관여 금지에 대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살펴보죠.


<국정원법>
제9조(정치관여 금지)

① 원장·차장과 그 밖의 직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1항에서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1. 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2. 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

3.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위하여 기부금 모집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또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자금을 이용하거나 이용하게 하는 행위.
4.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하는 행위

5. 소속 직원이나 다른 공무원에 대하여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그 행위와 관련한 보상 또는 보복으로서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거나 이를 약속 또는 고지(告知)하는 행위 

국정원녀가 정치 관여를 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제9조2항2를 위반했는지를 살피면 될 것입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그 직위를 이용하여>라는 것입니다. 저 문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국정원녀의 글이 정치관여로 볼 수 있을지, 없을지의 1차 관문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국정원녀가 국정원의 직위를 이용했다고 볼 여지를 찾지 못하겠는데, 그렇게 보시는 분들은 어떤 근거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이를 살펴보는데 참고가 될만한 기사가 있어 링크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0&aid=0000344481
노무현 정권시절인 2006년 4월에 정부(청와대)는 국정홍보 브리핑에 올린 글에 댓글 다는 실적을 각 부처별로 평가한다는 기사입니다.  실적을 평가할 정도라면 댓글을 단 사람들의 신원을 알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그 직위를 이용하였다>고 말 할 수 있겠죠. 국정원녀가 <그 직위를 이용했다>고 하면,  2006년의 국정홍보물에 댓글을 달아 여론을 우호적으로 하고자 한 공무원들은 당연히 <그 직위를 이용한 사람들>이고 그 내용도 정부(정권, 정당)을 옹호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2006년에는 정부가 대놓고 여론조작질을 했다는 것인데 여러분들은 국정원녀와 2006년 당시의 공무원들의 행위 중에 누가 더 악성이며, 어느 조직이 더 정치적이고 조직적으로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음으로 국정원녀가 쓴 글의 내용과 글의 량과 횟수를 구체적으로 살펴 2항2를 위반했는지 볼까요? 링크한 글의 내용을 보면 문재인 후보를 직접적으로 비방하거나, 박근혜 후보를 찬양/지지한 글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엄격하게 해석하면 “해군기지 건, 금강산 관광 재개 건“이나 “남쪽 정부 건”을 특정 후보(문재인)나 특정 정당(통진당, 이정희)을 비방했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저것은 국민 개인의 의견 표명일 뿐, 특정 후보를 비방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봅니다. 극도로 진보, 야권 진영에 편향된 오유에서 저런 글이 찬성 추천이 훨씬 많고 반대는 거의 없다는 것을 볼 때, 특정 후보의 비방 글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지요. 그래서 애초에 경찰도 대선과 관련한 글로 분류하지 않았던 것이구요. 대선에 개입해 여론조작을 조직적으로 한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박근혜 후보 지지 글이나 찬양하는 글을 단 하나도 쓰지 않았을 뿐아니라 문재인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나, 직접적인 비방의 글도 단 하나 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국정원녀의 글의 내용은 극히 <국정원스러운>글로 보일 뿐 대선의 여론조작의 목적으로 전혀 읽히지 않습니다. 

이젠 국정원녀가 4개월 동안 쓴 글의 개수와 글의 량을 보겠습니다. 4개월간 쓴 글이 91개, 하루에 1개도 되지 않죠. 그리고 국정원녀가 쓴 글의 분량을 보세요. 4개월간 91개의 글을 쓴 총 글자수를 합하면 아마 제가 한 주제로 한 개의 글을 쓴 량보다 적은 것 같습니다. 여기 아크로의 어지간한 논객들이 자기 업무를 정상적으로 봐 가면서 틈틈이 글을 쓰면 하루만에 쓸 수 있는 글의 수와 량입니다. 저것이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해서 여론조작을 한 증거라구요? 국정원 조직이 아니라 국정원녀 개인 혼자 대선에 개입해서 여론조작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한 행위로 보기도 힘들지요. 여러분들이 대선에서 여론조작을 하겠다고 4개월 동안 업무를 팽개치고 전념하면 얼마나 할 수 있겠습니까? 아크로 논객들이라면 아마 국정원녀가 한 것보다 1천배 이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국의 전공노, 전교조 소속의 공무원과 교사들이 대선 전 4개월 동안 쓴 글의 개수와 내용을 조사해 보면 국정원녀보다 내용이 비정치적이거나 분량 면에서 적은 량의 글을 쓴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국정원녀의 글은 국정원 업무와 연관된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전공노, 전교조의 공무원, 교사들의 글은 자기 고유 업무와 연관된다고 볼 여지가 있을까요? 전공노, 전교조 소속의 공무원과 교사들의 집을 급습해서 컴퓨터와 핸드폰을 압수해 조사해 국정원녀보다 많은 글을 올렸거나 단 1건이라도 박근혜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면, 그 공무원이나 교사를 정치적 중립 위반, 대선 여론 조작이라고 입건하고, 전공노와 전교조를 조직적 여론조작을 한 혐의로 고발 조치해도 되겠습니까?

국정원 직원과 공무원/교사들은 입장이 다르다거나 적용받는 법이 다르다고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국정원법이나 공무원법에서 정치 관여를 금지하는 내용은 대동소이합니다. 아래는 <공무원법>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 내용입니다.

<공무원법>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 ① 공무원은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다.

   ② 공무원은 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한 다음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투표를 하거나 하지 아니하도록 권유 운동을 하는 것

2. 서명 운동을 기도(企圖)·주재(主宰)하거나 권유하는 것

3. 문서나 도서를 공공시설 등에 게시하거나 게시하게 하는 것

4. 기부금을 모집 또는 모집하게 하거나, 공공자금을 이용 또는 이용하게 하는 것

5. 타인에게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게 하거나 가입하지 아니하도록 권유 운동을 하는 것

   ③ 공무원은 다른 공무원에게 제1항과 제2항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정치적 행위에 대한 보상 또는 보복으로서 이익 또는 불이익을 약속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제3항 외에 정치적 행위의 금지에 관한 한계는 국회규칙, 대법원규칙, 헌법재판소규칙,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사건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그렇게 어렵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국정원녀 대신에 전공노, 전교조 소속의 공무원이나 교사를 대체해 넣고 보시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지요. 국정원녀의 인터넷 글을 보고 국정원의 조직적 대선 여론조작의 증거라고 국정조사를 강력히 요구하는 민주당과 한겨레를 보면 총선과 대선을 줄줄이 패하고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내부의 냉철한 비판과 자성 대신,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책임을 면피하려는 기동만 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들이 언제 정신을 차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