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차칸노르님과 추천으로써 동의를 표하시는 길벗님은 '국회 임명동의 청문회장'이 법정과 비슷한 곳이라고 오해하시고 계신 듯 하다. (사실은 그것이 이 논쟁이 소모적인 논쟁이 되어버린 중요 원인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선 국회의 청문회 자체는 청문의 대상에 따라 법정같은 곳일 수도 있고, 기업의 면접장같은 곳일 수도 있다. 전두환 장세동등을 불러냈던 '5공비리 청문회'는 과거 권력자들의 범죄혐의를 추궁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이니 법정에 가깝다 할 것이다. 따라서 차칸노르님처럼 '혐의 입증' '범죄의 증거' '무죄 추정' 등의 법정에서 사용되는 말들이나 논리들이 등장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렇게 진행되어야 마땅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사실 전두환등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를 남발했었다. 묵비권)

그러나 '임명동의 청문회'는 그와 다르게 "대상자가 공직에 적격이냐 비적격이냐"를 판정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된 자리라서, 명백히 '응시자의 합격이냐 불합격이냐'를 판정하는 기업의 면접장에 훨씬 더 가깝다. 벌써 명칭부터가 '임명동의' 아닌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직접 공직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실시해서 적당해보이면 합격 아니면 불합격 판정을 하겠다는 자리 아니던가? 

법정의 논리와 면접장의 논리는 명백히 다르다. 전자는 범죄 입증의 책임이 모두 검사에게 있지만, 후자는 능력 입증의 책임이 오로지 응시자에게 있다. 자신이 그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걸 인지시키지 못한다면 당연히 불합격을 감수해야만 한다는건 삼척 동자들도 다 안다. 만약 이력서가 허위인 것 같고,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그 역시 면접관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응시자가 적극 해명해야만 한다. 못하거나 불성실하면 그 역시 당연하게도 불합격.

그럼 이동흡은 뭔가? 면접관이 경력증명서 제출을 요구했더니, "경력이 충분하다는 제 말을 못 믿겠으면 직접 알아보시든가요" 라고 대꾸하는 응시자와 똑같다. 이런 응시자를 합격시켜주는 회사도 있나? 무죄추정 원칙에 의해서?

차칸노르님과, 차칸노르님의 논지에 추천으로써 적극 동의함을 표시하신 길벗님에게 묻고 싶은게 있다. 혹시 "국회의 임명동의 청문회"를 과거 5공비리 청문회등과 같은 성격의 자리라고 착각하고 계셨던 것은 아닌지?


공금횡령이 성립하려면 형법 각론상의 업무상횡령죄의 구성요건 요소들을 다 따져봐야 합니다.

"열 명의 진범을 풀어주는 한이 있어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가두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이러한 법에서의 무죄추정의 원칙은 기본권 보장의 시작이고 형사법 발전의 원동력이다.

특경비를 실제로 어떻게 썼는지를 확인해야만 횡령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데 그것을 확인하는 길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혐의를 입증하고 확정할 수 있는 증거

(횡령혐의 입증을 위해서) 일일이 다 확인해봐야 한다.


당체 법정에서나 나옴직한 이런 말씀들을 왜 하고 계시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도대체 그 어떤 면접장에서 저런 식의 말이나 논리가 등장하는가? 이동흡이 지금 피고석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던가? 아니면 비리혐의로 불려나온 과거 권력자인가? 그저 헌법재판소장으로 취직하려고 면접을 보러 나온게 아니고? 물론 대통령에게 후보자로 임명받았으니 서류전형에는 합격을 했겠지만서도 말이다. 

누가 봐도 뻔한, 당연히 면접장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할 '국회 임명동의 청문회장'을 굳이 법정과 유사한 곳으로 치환해서, 응시자가 매우 편안하게 면접을 볼 수 있게끔 만들고 싶어하시는 이유가 따로 있으신게 아니라면, 이 쯤에서 멈추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